여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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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

0 개 3,971 김지향
젊은 아서왕이 이웃나라 왕에게 포로가 되었을 적에 아서왕의 혈기와 능력에 감복한 왕은 아서왕에게 “여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오라고 하였습니다. 만약 그 답을 1년 안에 찾지 못하면 처형을 하겠다고 하였는데, 그 답은 현명한 사람들조차 당황하게 하는 어려운 질문이었습니다.   

살고 싶은 아서왕은 여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하여 자신의 왕국에 돌아와서 공주들, 승려들, 현자들, 창녀, 광대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물어 보면서 다녔는데, 도저히 만족할 만한 답을 주는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북쪽에 사는 한 늙은 마녀는 그 답을 알고 있었습니다.

마녀를 만나 그 답을 물어 보고 싶었으나, 말도 안 되는 엄청난 대가(代價)를 요구한다는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하지만 기한의 마지막 날이 다가와서 아서왕은 그녀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아서왕이 거느린 원탁의 기사들 중 가장 용감한 미남 거웨인과 결혼하는 조건으로 그 답을 알려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아서왕은 거웨인에게 섬뜩한 기운이 감도는 곱사등에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더럽고 추잡한 마녀와 결혼하라고 명령할 수 없었습니다.

충신인 거웨인은 아서왕을 위하여 주저 없이 그 마녀와 결혼하겠다고 하며 답을 얻었습니다. “여자들이 정말로 바라는 것은 스스로 자기 운명을 결정하는 것입니다.”라고 마녀는 말했습니다.

아서왕은 마녀 덕에 목숨을 되찾았지만, 가장 총애하는 거웨인이 걱정스러웠습니다. 그러나 거웨인은 최악의 매너인 마녀에게 한 치의 성냄이나 멸시 없이 오직 선한 마음으로 마녀를 자신의 아내로 대했습니다.

첫날밤에 숙연히 침실에 들어간 거웨인은 침대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아름다운 미녀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거웨인의 진실한 마음에 감동한 마녀가 그녀 삶의 반을 아름다운 미녀의 모습으로 지내기로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마녀는 거웨인에게 자신이 낮에 추한 마녀로 있고 밤에 아름다운 미녀로 있을 것인지, 아니면 반대로 낮에 아름다운 미녀로 있고 밤에 추한 마녀로 있을 것인지 선택하기를 바랐습니다. 이 말을 들은 거웨인은 마녀에게 자신이 직접 선택하라고 말했습니다. 마녀에게 자신의 삶과 결정권, 그리고 마녀 자체를 존중해주었기에 마녀에게 선택권을 준 것이었지요.

마녀는 어떤 선택을 하였을까요? 마녀의 선택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그녀는 항상 아름다운 미녀가 되기를 선택했습니다. 자신에게 결정의 권리를 내어준 거웨인에게 최고의 보답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전하면서 남편과 나 자신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자라난 환경부터 성격 취미가 거의 정반대인 우리가 만나서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이들 낳고 지지고 볶으면서 산 세월이 27년이나 되는데, 그동안 어떤 생각으로 서로를 바라봤을지 뒤돌아보게 됩니다.

결혼 전부터 나는 내 스스로 내 운명을 결정하지 못하면서 살았더군요. 부모님께 의존하던 버릇이 결혼을 하여 아내가 되어서도 엄마가 되어서도 여전히 지속되어 남편에게 의지하다가 자식이 영어를 잘하게 되자 자식한테 의지를 하면서 살았었던 것입니다. 

한국의 여자들은 결혼 이후부터 자신의 이름을 잊고 누구 부인, 누구 엄마로 불립니다. ‘여자 팔자는 되웅박 팔자’라는 속담이 전해지고 있는 현실이니, 여자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힘은 거세되어진 것과 다름이 없었을 겁니다. 그러다 보니, 거웨인같은 남편을 만나서 “당신이 스스로 당신의 삶을 선택하면서 사시오.” “당신의 운명을 당신 스스로 결정해 나가시오.”라고 한다면 오히려 당황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내가 뉴질랜드에 와서 살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내 운명을 내 스스로 결정하고 싶어서였습니다. 한국에서의 이원적인 구조로부터 탈출을 하게 되면 내 스스로 내 운명을 결정하기가 쉬울 것 같아서였습니다. 남편도 거웨인처럼 내 주권을 내 스스로 찾기를 바라기에 내 의사에 동의를 했을 겁니다. 남편은 거웨인이 되어 내가 마녀가 되기를 바랐을 겁니다.

과연 나는 남편에게 마녀가 거웨인에게 한 보답인 최고의 선물을 하면서 살았을까요? 아니면 최악의 선물을 하면서 살았을까요? 

새해인 2014년에는 내 운명을 스스로 찾아가면서, 내 안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 선택이 남편에게 보내는 최고의 보답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진정한 행복의 비결이기도 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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