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날개

0 개 1,833 김지향
숲의 향기가 집 문턱까지 다가온 일요일 아침에 욕실 유리 창문을 살짝 열어 놓고 목욕물을 받았습니다. 가족 모두 잠든 시간에 새소리를 들으면서 목욕을 하는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방음시설이 잘 안 된 집이라서 세찬 물소리가 잠자는 가족의 귀를 간질이지만 늘 피곤한 일요일 아침에는 새소리도 물소리도 그들을 깨우기는 힘이 듭니다.

욕탕 안에 물이 찰랑거리기 시작하면 여기저기 새소리가 점점 더 크게 들려옵니다. 욕탕 가득 물을 담아 놓고 내 온 몸을 그 안으로 쏙 집어넣고 한참을 누워 있으면, 꿈속에서 조차 아파서 절절 맸었던 팔이 편안해지면서 몸이 후끈해집니다.

살며시 일어나 차가운 타일을 밟고 창문가로 가서 창문을 활짝 열어젖혔더니, 새벽의 숲 향기가 코를 찌르며 뿌연 안개 속에서 새가 후다닥 날아올랐습니다. 한층 선명하게 들려오는 새들의 요란하고도 정겨운 지저귐 소리가 따뜻한 물에 녹아들어 아팠던 몸과 팔이 한결 더 가벼워졌습니다.

약하게 태어나서 그런지, 아침에 가뿐하게 일어난 날이 거의 없었습니다. 아마도 엄마 체질을 닮아서 그럴 겁니다. 하지만 늘 아픈 엄마처럼 살기는 싫었고, 부지런하고 건강한 아버지처럼 살고 싶었습니다. 아버지 흉내를 내다가 힘이 들면 다시 원래로 돌아오면서 살았지만, 엄마처럼 병원을 자주 오가면서 살기는 싫었습니다.

어려서 엄마를 일찍 여읜 우리 엄마는 계모 슬하에서 자라났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유난히 몸이 약하십니다. 폐결핵으로 1년 동안 가족과 격리 되어 요양소 생활을 하셨고, 독한 약 때문에 얻은 위장병과 자잘한 병 치례로 고생을 하셨습니다. 팔순을 앞두고 양쪽 고관절이 부러지는 일까지 겪으셔서 아버지께서 얼마나 놀라셨는지 모릅니다. 아내 없이는 하루도 못산다고 하시면서 눈물을 흘리셨답니다.

난 이렇게 아파하는 엄마 밑에서 자랐기에, 마음이 강인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병은 마음에서 오는 것이기에, 마음이 건강하면 몸도 따라서 건강할 것으로 여기면서 살았습니다. 아이 한 명을 낳을 때마다 마음을 다잡았고, 허리가 아파서 식은땀을 흘릴 때도, 빈혈로 머리가 하얘질 때도, 교통사고로 다친 목 때문에 책을 읽기가 힘들었을 때도, 팔다리에 쥐가 나서 눈물이 쪽 빠졌을 때도, 내 마음이 시원찮아서 몸 하나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것으로 여겼습니다.

엄마보다 아버지를 더 존경하면서 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기도 합니다. 여든 되시기 전까지는 충치 하나 없이 건강하게 사셨던 분에, 암까지도 이기신 강인한 분이셨기에, 사람들이 나한테 아버지를 닮았다고 하면 은근히 기분이 좋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내 몸은 아버지보다 엄마를 더 닮아 있었기에, 아버지 흉내를 내다가 앓아눕기가 일 수였습니다.

요즘 나 자신을 예전보다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규정 되어 있는 틀에 끼어 맞출 수 없는 나 자신에 대한 애증으로부터 많이 자유로워진 나를 느끼고 있습니다. 이제야말로 진정으로 나 자신에 대한 자기사랑이 싹트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듯 자기사랑에 싹을 틔우는 일마저도 오랜 시간의 산고를 겪으면서 지낸 것을 생각하면, 삶을 통한 고통이야말로 우리에게 지혜를 안겨주는 스승이란 생각마저 듭니다.

우리 집에 튼 둥지 속에서 알을 깨고 나온 제비 새끼들이 무척 시끄럽게 떠들고 있습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그 녀석들의 우악스러운 짹짹거림은 다른 새소리들을 뛰어 넘습니다. 알에서 깨어 나오느라 애를 많이 써서 유별나게 허기가 더 지나 봅니다. 엄마가 알아서 골고루 먹이를 입에 넣어 주겠지만, 서로 먼저 달라고 아우성들입니다. 얼른 자라서 엄마처럼 세상을 날고 싶어서일 것입니다.

지구 저 반대편인 이곳에 온지도 13년이 넘었습니다. 말도 통하지 않은 곳에서의 높은 담에 부딪힐 때마다 날 수 없는 나 자신이 너무 한심했었습니다. 마음에 몸이 따라주지 못하는 것도 속상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나 자신이 한심하지도 속상하지도 않습니다. 서당 개 13년에 눈칫밥 13년 덕분에 나름대로 살아갈 힘이 생겼으니까요. 

새소리와 함께 온욕을 즐기면서 내 날개를 느껴보았습니다. 멋지게 날 수 있는 날개는 아니지만, 갸륵하고 고맙고 소중한 날개더군요. 13년 동안 열심히 노력을 하였다면 보다 더 튼튼한 날개를 달 수 있었겠지만, 이만하게라도 달게 된 것을 감사로 여깁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댓글 0 | 조회 350 | 2일전
최근 미국 버지니아대학교(University of Virginia)와 뉴욕 마운트시나이병원(Mount Sinai Hospital)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 신장(腎… 더보기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

댓글 0 | 조회 267 | 3일전
안녕하세요 한국 교민 여러분, 벌써 2026년도 2월이 찾아왔습니다.오늘은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더보기

보험 수리 보증은 누가 책임질까?

댓글 0 | 조회 285 | 4일전
자동차 사고 후 보험으로 수리를 진행하면 많은 운전자들은 자연스럽게 “보험으로 수리했으니, 문제가 생기면 보험사가 책임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곤 합니다.그러나… 더보기

뉴질랜드 의예과 치예과 (Biomed/Health Sci) 입학 전 꼭 알아야할 …

댓글 0 | 조회 351 | 6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Biomed/Health Sci 1학년 과정 입학 전 꼭 알아야할 점들을 체크리스트를 통해 정리해보려고 한다. 과거 칼럼에도 다뤘듯 의대 가는 길… 더보기

어휘력은 암기만으로 늘지 않는다

댓글 0 | 조회 769 | 10일전
아이들의 어휘력을 판단할 때, 우리는 대개 알고 있는 단어의 양에 집중하곤 한다. 아이들이 단어장을 외우고 뜻을 암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더보기

사랑과 우정, 그 중간쯔음 . . .

댓글 0 | 조회 330 | 2026.01.28
그 날의 여행지는 늘상 가던 온천행이 아니었다. 낯선 캠핑장을 지도에서 찾아봤다. 내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이었다. 이게 웬 호재인가?두대의 버스가 북쪽과 남쪽… 더보기

목사 가운을 버리고

댓글 0 | 조회 728 | 2026.01.28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외국에서 방문했다는 이유로전임 교회에서스웨터에 셔츠를 받쳐 입고설교를 했습니다예배를 마친 후교우들과 인사를 나눌 때목사님 오늘 패션 최고예요… 더보기

요점만 정리한 종교인 워크비자

댓글 0 | 조회 621 | 2026.01.28
뉴질랜드 이민부는 종교 관련 직무에 종사하는 신청자에게만 적용되는 Religious Worker Work Visa(이하 종교인 워크비자)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보기

21. 잠든 전사 – 테 마타 봉우리의 전설

댓글 0 | 조회 150 | 2026.01.28
Te Mata o Rongokako – 잠자는 거인의 이야기* 거인의 형상혹스베이 지역, 특히 헤이스팅스 인근에는 마치 사람이 누워 있는 듯한 형상의 거대한 산이… 더보기

2026년 뉴질랜드 바이오메드, 헬스사이언스 입학준비

댓글 0 | 조회 501 | 2026.01.28
: 뉴질랜드를 선택하는 이유, 그리고 지금 준비해야 할 것들▲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고… 더보기

샘터와 우물가

댓글 0 | 조회 115 | 2026.01.28
시골집엔 샘이 있었다. 장독대 아래에 있는 샘에 바가지를 띄워놓고 퍼서 먹었다. 새미터(샘터)에 매끈한 돌을 놓고 찬거리를 다듬었고, 빨래도 했다. 물이 흘러가는… 더보기

이민자의 스트레스, 어디로 가는가

댓글 0 | 조회 635 | 2026.01.28
ㅣ 술, 갬블링, 과로로 흘러가는 감정들새해가 시작되면 많은 이민자들이 다시 마음을 다잡습니다. 올해는 조금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 더보기

차나무도 생명, 내버려둘수록 차 맛도 맑다

댓글 0 | 조회 176 | 2026.01.28
화엄사 구층암 ‘죽로야생차’“혹시 대나무와 조릿대의 차이를 알아요?”차밭을 정비하러 나서는 길, 구층암 주지 덕제 스님이 문득 질문을 던졌다. 알 리 없다. 더욱… 더보기

장학금 그리고 의사가 꿈인 두 학생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409 | 2026.01.28
출처 : https://www.acsa-scholarship.or.kr/default/menu02/menu02_cont02.php?sub=22몇년 전까지만 하더라… 더보기

장애인 가족 돌봄자

댓글 0 | 조회 207 | 2026.01.27
가족 구성원중 항시 돌봐야 하는 장애인이 있는 경우 가족 구성원 들은 경제적 부담과 함께 장애인 가족을 돌봄으로 인한 취업기회 상실과 사회활동 포기 등 다양한 희… 더보기

바빌론의 공중정원 전설

댓글 0 | 조회 143 | 2026.01.27
ㅣ존재했는가, 아니면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환상인가“보이지 않는 세계유산”인류가 남긴 유산 가운데, 가장 유명하지만 아무도 본 적 없는 건축물이 있다. 고대 … 더보기

다른 길은 없다

댓글 0 | 조회 132 | 2026.01.27
시인 류 시화자기 인생의 의미를 볼 수 없다면지금 여기, 이순간, 삶의 현재 위치로 오기까지많은 빗나간 길들을 걸어왔음을 알아야 한다그리고 오랜 세월동안자신의 영… 더보기

2편 – 〈세기의 디지털 강도〉 (The Heist of Light)

댓글 0 | 조회 154 | 2026.01.27
“단 12초 만에, 79억 달러가 사라졌다.”프롤로그 - 2028년 4월 9일, 그날 12초,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 라이트게이트(LightGate).… 더보기

향후 10년간 가장 인기 있는 직업 목록이 발표

댓글 0 | 조회 544 | 2026.01.27
이 5가지 진로는 뉴질랜드 학생들에게 안정적이고 높은 소득을 보장하는 미래를 제공합니다!오늘날 아이들이 직면하고 있는 미래가 우리가 당시 직면했던 미래와 완전히 … 더보기

운도 실력이다 –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행운

댓글 0 | 조회 216 | 2026.01.27
골프장에서 가끔 이런 장면을 목격한다. 공이 벙커를 향해 날아가다가 절묘하게 튕겨 나와 그린 위에 안착하는 순간. 동반자들은 말한다. “야, 운 좋다!” 하지만 … 더보기

‘조용한 살인자’ 고지혈증

댓글 0 | 조회 705 | 2026.01.23
지난(1월 20일)은 대한(大寒)으로 24절기(節氣) 가운데 마지막 스물네 번째 절기로 ‘큰 추위’라는 뜻이다. 원래 겨울철 추위는 입동(立冬)에서 소설(小雪),… 더보기

2025년 의대 치대 수의대 38명 합격생의 공통점

댓글 0 | 조회 799 | 2026.01.22
출처 : https://www.hufs.ac.kr/hufs/11250/subview.do2025년에도 메디컬 유행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과거에는 크리… 더보기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

댓글 0 | 조회 689 | 2026.01.21
오늘은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소개해 드립니다. 이 방법은 상황을 민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할 수… 더보기

1편 – 〈황금의 망령〉 (The Phantom of Gold)

댓글 0 | 조회 295 | 2026.01.16
840톤의 금괴가 사라진 날, 세계는 새롭게 시작되었다.프롤로그 - 2011년 10월, 리비아 사막 어딘가 폭풍이 사막을 뒤덮은 밤. 모래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 더보기

아들 신발

댓글 0 | 조회 307 | 2026.01.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결혼해 집 떠나며남겨진 아들의 신발에아직 남아 있는향기 같은 너의 따스함너와 함께 걷던 상쾌함으로오늘도 신고 나선다튀는 걸음으로 다녔을아들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