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증명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어떤증명

0 개 2,446 박건호
어느날 바닷가 주변을 친구와 걷고 있을 때, 지붕이 없는 스포츠카 한 대가 지나갔다. 나는 주위를 둘러 보았다. 바닷가 근처인데, 한국과는 달리 아무 것도 없었다. 배 몇 척, 갈매기들, 멋진 단독주택들 뿐이었다. 횟집 앞에서 꼬질꼬질한 앞치마를 두른 채 호객을 하는 아줌마들이라든지, 멋대로 배치된 알록달록한 비치용품들의 이름 없는 가게들도.. 아무 것도 없었다. 그냥, 그냥 두서 없는 바닷가였다. 두서없이, 나와 길을 걷고 있던 친구에게 물어봤다.
 
뉴질랜드 부자들의 삶은 어떤 삶이야?
 
그 친구가 대답하길, 그냥 나보다 좀 더 바쁜 사람들이지 뭐. 라고 대답했다. 질문을 이해를 못 했나, 싶어 네가 생각하는 부자들의 삶을 시간대 별로 대답 해 보라고 부탁했다. 8시? 일어나지. 9시? 일을 나가겠지. 12시나 1시? 점심먹겠지. 5시나 6시? 아마도 부자니까 일을 하겠지. 밤 9시? 그 때쯤엔 퇴근을 하려나.. 잘 모르겠네. 일을 더 하려나? 부자니까? 부자니까. 한국 영화 <돈의 맛>에서는, 부자는 그저 거대한 건축물에 스스로를 봉인한 채, 자신들끼리 히히덕거리고, 업무는 여러 대의 휴대폰 중 그 날 맘에 드는 하나를 골라 해결하고, 다시 자신의 방에 딸린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다가, 마음에 드는 하인을 안고 잠이 드는 생활을 한다.
 
한국의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이 한국에서 살기 힘든 2층 저택에 거주하며, 의사, 변호사, 재벌 2세들이 무슨 시간이 그리 많은지 연애하고 바람피우고 할 거 다 한다. 그리고 그것이 드라마적 비약이라 해도, 대부분의 대중들은 그러한 것에 환상을 품는다. 또한 환상과 함께 열등감을 품은 채, 돈 많은 사람의 뒤에서 개처럼 벌었을 것이라 수군대는 것이다. 그것이 한국 국민의 90%는 못 되도 80%는 될 것이다.

바닷가에서 대화를 나눈 친구는 분명 그저 그런 뉴질랜드의 중산층 워커, 19살 소녀였다. 부자에 대해 딱히 환상을 갖지 않고, 그저 돈을 벌다보면 집을 사게 될 거고, 결혼을 하고, 해외여행을 가고, 즐기는 것. 그러면 된 거 아니야? 그녀가 말했을 때, 무척 당황했다. 한 명만을 보고 전체 사회를 가늠해서는 안 될 일이다. 하지만, 꼴에 모럴 해저드 따위를 나불대며 족집게 논술 강의를 하며 돈을 벌었던 한국에서의 내 모습과는 다른 것이었다. 19살. 그래 그 나이 또래 학생들을 가르쳤었다. 하지만 이 친구는 앞으로의 자신의 인생을 너무나도 당연하고 당당하게 얘기하고 있었다. 그래서, 뭐가 되고 싶은데? 그냥 난 지금 내가 다니는 직장(보험회사)이 좋아. 5시에 퇴근하고, 여름 겨울 휴가 나오고. 19살에.. 되고 싶은 게 없는 아들 혹은 딸. 한국 같으면 부모가 무척 걱정스럽게 생각했을 녀석이다. 또 보통은 한국 사회에서는, 되고 싶은게 없다는 것을 당당하게 이야기하지도 못한다. 그것은 야망과 포부가 없다는 뜻이며, 때로는 불효로 인식되기까지 한다. 이 친구 직장이라고 해봐야-보험회사지만- 한국으로 치면 파트타임, 즉 알바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알바로 살아가는 것은 용납되지 못한다. (활짝 웃으며 자랑스럽게) 요번에 우리 아들은 대기업 취직했지 뭐에요- 댁 아들은 요즘 뭐해요? (활짝 웃으며 자랑스럽게) 편의점 알바요....이런 상황이 되지 못한다는 얘기다. 물론 여기도 대기업이 있겠고 꿈의 직장이 있겠지만, 그 갭의 차이가 한국과는 너무도 크다는 것이다.
 
그 갭의 차이 -내가 건너온 태평양의 무게쯤 될까- 와 더불어, 그 친구와의 대화가 내게 시사해 준 것은, 내가 지금까지 야망에 눌려 인생을 잃지는 않았냐는 질문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현실에 꿈이 이리저리 뒤바뀌고, 그 환상을 좇아 이리저리 유영하는 삶. 누군가에선 행동력 있다 하고, 어딘가에선 능력있다 소리를 들을 것이다. 하지만 아주 먼 훗날, 결국 자신의 텅 빈 공허를 술로 완성하려 하는 중년이 되어 버린다면, 이제 더 이상 유영할 힘도, 유흥할 힘도 없다면, 그 때 자신의 삶에 대해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즐거운 삶이었다고 대답할 수 있을까.
 
결국 우리는 같은 곳으로 가고 있다. 그 사실에 대해 항상 반추하며 살고 싶다. 그리고 즐기는 것을 증명하는 삶을 살고 싶다. 그게 일에 대한 노력이든, 사랑에 대한 노력이든, 스스로 끊임없이 내 안에 공명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 또한, 혹은, 살고 싶었다는 것을- 여기 와서 깨달았다. 그리고 이 글은, 뉴질랜드에서의 내 첫 번째 증명이 되었다.

심전도(心電圖) 검사

댓글 0 | 조회 202 | 23시간전
최근 어느 모임에서 만난 지인이 부정맥(不整脈)이 있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고령자는 정… 더보기

가족 및 자원 봉사 간병인을 위한 정부 실행 계획

댓글 0 | 조회 568 | 9일전
Consultation on Action Plan to Support Carers 사회개발부(Ministry of Social Development, MSD)는 … 더보기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 수상 안전 실시

댓글 0 | 조회 301 | 9일전
지난 11월 22일, 타마키 마카우라우 경찰 소수민족 서비스팀은 피하의 바넷 홀에서 소수민족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수상 안전 교육을 실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더보기

위험한 감정의 계절: 도박과 멘탈헬스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0 | 2025.12.10
12월은 흔히 ‘축제의 달’로 불린다. 거리의 불빛은 화려하고, 사람들은 마치 잠시 현실을 잊은 듯 들뜬 기운을 뿜어낸다. 그러나 그 화려한 분위기 뒤에는 또 다… 더보기

에델바이스(Edelweiss)의 추억

댓글 0 | 조회 202 | 2025.12.10
음악은 개인적, 사회적 차원에서 감정 표현, 미적 즐거움, 소통, 그리고 심리적 및 신체적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집단 정체성 확립, 사회통합, … 더보기

18. 루아페후의 고독한 지혜

댓글 0 | 조회 142 | 2025.12.10
# 산 속의 침묵루아페후 산은 뉴질랜드 북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이다. 높고 험하며 사계절 내내 눈이 덮인 이 산은 항상 침묵 속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

댓글 0 | 조회 531 | 2025.12.10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2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3. 영국 및 미국 대학 유학하버드 대학교미국과 영국은 뉴질랜드 유… 더보기

그 해 여름은

댓글 0 | 조회 140 | 2025.12.10
터키의 국기처럼 큰 별 하나를 옆에 둔 상현달이 초저녁 하늘에 떠 있고, 검푸른 하늘엔 뱃전에 부딪혀 흩어지는 하얀 포말처럼 은하수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그… 더보기

어둠은 자세히 봐도 역시 어둡다

댓글 0 | 조회 135 | 2025.12.10
시인 오 규원1어둠이 내 코 앞, 내 귀 앞, 내 눈 앞에 있다어둠은 역시 자세히 봐도 어둡다 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말장난이라고 나를 욕한다그러나 어둠은 자세히 … 더보기

아주 오래된 공동체

댓글 0 | 조회 175 | 2025.12.10
처서가 지나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처서가 지났는데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도심과 해안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었다. ‘습식 사우… 더보기

이삿짐을 싸며

댓글 0 | 조회 570 | 2025.12.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하루에 조금씩만이삿짐을 꾸렸습니다그래야 헤어짐이늦게 올 것 같았습니다차곡차곡 넣고구석구석 채웠습니다그래야 천천히 올 것 같았습니다짐 드러낸 …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에게 독서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533 | 2025.12.09
우리는 뉴질랜드라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영어로 배우고 말하고 평가받지만, 단순한 영어 실력만으로는 뉴질랜드 교육에서 깊이 있는 성취를 보… 더보기

깔끔하게 요약해 본 파트너쉽 비자

댓글 0 | 조회 339 | 2025.12.09
뉴질랜드에서 배우자 또는 파트너로 체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사실혼(파트너쉽) 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신청할 수 있는 영주권 비자와 비영주권 비자가 … 더보기

2026 의대 진학을 위한 연말 전략: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34 | 2025.12.09
▲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고등학교 내신관리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2026년 뉴질랜드 및 호… 더보기

시큰둥 심드렁

댓글 0 | 조회 109 | 2025.12.09
어떤 사람이 SNS에 적은 글에 뜨끔한 적이 있었다. “눈팅만 말고 ‘좋아요’ 좀 누르면 안 되나요?” 마치 눈팅만 했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발이 저려서… 더보기

언론가처분, 신상 정보 공개 금지 및 국민들의 알 권리

댓글 0 | 조회 225 | 2025.12.09
지난 9월 8월, 본인의 자녀들을 수년간 납치해서 숨어 살았던 톰 필립스 (Tom Phillips)가 경찰에 발견되었고 결국 총격전 끝에 사망했습니다. 그 소식 … 더보기

고대 수메르 문명은 왜 사라졌는가

댓글 0 | 조회 147 | 2025.12.09
메소포타미아 사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를 때면, 거친 바람은 먼지를 일으키며 과거의 귓속말을 실어 나른다. 그 속삭임은 무너진 벽돌과 부서진 신전 기둥 사이를 스… 더보기

스코어카드와 인생의 기록 –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과정

댓글 0 | 조회 114 | 2025.12.09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코어카드를 손에 쥐고 라운드를 시작한다. 한 홀 한 홀마다 몇 타에 공을 넣었는지를 적어 내려가며, 18홀을 돌고 나면 총합이 자… 더보기

나도 의대 들어갈 수 있을까 : 의대 경쟁률 10:1 그 진실은?

댓글 0 | 조회 318 | 2025.12.07
출처: https://www.istockphoto.com/kr/%EC%9D%BC%EB%9F%AC%EC%8A%A4%ED%8A% B8/%EC%9D%98%EA%B3%B… 더보기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287 | 2025.12.06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165 | 2025.12.06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623 | 2025.12.01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560 | 2025.11.28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333 | 2025.11.26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28 | 2025.11.26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