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관한 (아마도) 첫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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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관한 (아마도) 첫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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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인 살 수 없는 몇 가지 중에 음악이 있다. 물론 누구나 음악을 듣고 즐기긴 하겠지만, 내 경우엔 음악은 조금 더 특별하다고 자부하고 싶다. 
 
음악은 마치 산소처럼, 조용하던 주변의 공기를 갑작스럽게 가득 채운다. 대기가 갑자기 덥고 시원한 무언가로 팽배해지는 그 느낌, 저절로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박자에 맞추어 진행된다. 손가락의 까딱임, 고개의 기울임마저도 음악을 위해 보여지는 춤이 된다. 자극 받는 것은 다만 폐가 아닌 귀겠지만, 노래에 따라서는 난 숨이 막혀오거나 심장이 두근거릴 때도 있다. 감동으로. 
 
음악에는 - 그리고 더 나아가서, 예술에는 - 이해할 수 있는 것과 이해할 수 없는 것의 구분은 있을지언정, 귀천이나 상하 따위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취향에 맞고 안 맞는 것이 있을 뿐이지, 한 곡의 노래가 다른 한 곡보다 더 낫다고 여기진 않는다. 물론 그 곡을 만드는 데에 들어간 노력의 차이는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답은 이것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취향입니다, 존중해 주시죠.’
 
음악. 뼈다귀의 두드림과 빗줄기의 속삭임과 동물의 울음소리, 그리고 느껴지는 감정 간의 상관 관계에서 이 무형의 축복을 발견해낸 인류는 정말로 위대했다.
 
주로 듣는 장르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잠시 고민해야 할 것이다. CD를 모으는 취미가 있긴 하지만 고작 50장 정도밖에 모으지 못했고, 그마저도 장르가 정말 다양하다. 흔히들 무슨 노래를 들으세요? 하면 아무 거나 좋으면 들어요, 라고 대답하곤 하는데, 나 또한 그렇기 때문이다. 좋은 노래라면 가리지 않고 듣는다. 음식은 편식할지언정 음악은 편식(편청?)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편이다. 하지만 역시 취향을 타는 것이 음악이다 보니 자주 듣는 장르는 락-인디라는, 아주 모호하고 그 표현의 사용조차도 조심스러운 것일 수 밖에 없다. 소위 말하는 비주류, 유명하지 못한 - 적어도 메인스트림 문화에선 - 사람들. 굳이 아웃사이더는 아닐지라도 일단 그들의 음악성에선 아웃사이더다운 유니크함이 진하게 묻어나고, 그렇기에 좋아한다.
 
내가 그들의 노래를 듣기에 아웃사이더인지, 아니면 아웃사이더이기에 그들의 음악을 즐겨 듣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찌되었건 나는 크지 않은 목소리들의 아름다운 자기 주장을 사랑한다. 그들이 선택한 음색과 목소리는 소박할지라도 그 곡들에 담긴 그들의 목소리는 결코 소박하지 않다. 그것은 베토벤의 교향곡과, 아이돌 그룹의 발랄한 댄스곡만큼이나 커다란 표현의 존재감이다.
 
요컨대, 노래 한 곡에 그들만의 세계를 담고 그들만의 우주를 펼쳐 보이는 그 재주에 끝없이 감탄하게 되는 것이다.
 
그 외에 자주 듣는 음악이라면 (적어도 현재 시점에선) 아일랜드 전통 민요가 아닐까 싶다. 더 정확히는 피들(fiddle)과 바이올린이 빠르고 변칙적인 음을 연주하는 류의 음악. 선술집 노래(jig or shanty) 같은 것 말이다. 물론 나는 금주주의자고, 술집이라고 해 봤자 시티에서 등교와 하굣길에 몇 번 오르내리다가 지나친 것이 가장 가까이 가본 것이긴 하지만. 뭐랄까, 노래가 실제로 불러졌던 장소나 시기 그 자체보단, 그 장소와 시기에서 노래에 자연스럽게 묻어 나오게 된 경쾌한 분위기에 끌리는 것 같다. 나는 결코 경험할 수 없을 머나먼 섬나라를 향한 낯선 향수에.
 
음악은 책이나 영화처럼 듣는 사람의 정신을 송두리째 빼앗는다. 다만 그 두 가지처럼 청자를 다른 낯선 곳으로 데려가는 것이 아니라, 익히 알고 있는 감정의 풀장에 풍덩 빠뜨리는 것이다. 실연의 아픔, 상실의 안타까움, 연애의 두근거림, 사람은 결국 혼자라는 것을 아는 데서 오는 고독과 절망, 공허감, 만남의 기쁨.
 
나는 비록, 내가 듣는 음악의 대부분이 노래하는 그런 복잡미묘한 감정들과 관계를 직접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이것도 훌륭한 간접 체험 방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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