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스톤과 일본군 포로 수용소 (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조성현
전정훈
Mystery
커넥터
Roy Kim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페더스톤과 일본군 포로 수용소 (Ⅰ)

0 개 2,852 정경란


     
<출처: Masterton District Library and Wairarapa Archive, Te Ara Encyclopedia of New Zealand>

오~래전, 한국에서 본 다큐 프로그램이 생각난다. 이름도 멀고 생소한 남태평양의 어느 섬을 찾아간 취재진은 그곳에서 일본군에 징용당한 한국인들의 흔적을 더듬고 있었다. 세상에, 남태평양까지? 아직 역사적 사고가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 그리고 일본 중국에만 머물러 있던 때라 한국인이 저 머~언 남태평양까지 끌려갔다는 사실은 정말이지 듣고 보도 못한 이야기처럼 느껴졌었다.

웰링턴에서 북쪽으로 리무타카 레인지를 넘어가면 페더스톤, 그레이타운, 카터튼을 지나 더 가면 마스터튼, 마틴보로우를 지나 북섬의 내륙을 관통하게 되는 셈이다. 크게 생기가 있을 만한 거리는 없고, 그저 몇몇 카페나 베이커리만 여행객들이 발길을 붙잡을 뿐이다.

그런데 그 중 페더스톤(Featherston)을 일부러 찾아간 적이 있다. 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인 포로들을 수용하던 캠프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였다. 하지만 캠프는 남아있지 않았고 당시의 역사를 보여주는 박물관은 있었다. 캠프의 전경을 찍은 사진, 일본군 포로와 뉴질랜드 군인이 같이 서 있는 사진, 일본군복, 칼, 군인들의 장비등 소소한 것들이 잘 전시되어 있었다.

페더스톤 캠프는 원래 1차 세계대전당시 뉴질랜드 정부가 군인 양성을 위해 만든 캠프였는데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를 즈음 미국의 요청으로 남태평양 해전에서 잡힌 일본군 포로들을 수용하게 된 것이다. 과달콰날에서 이곳 수용소로 이동된 일본인 포로들은 약 868명으로 이들 모두가 군인인 것은 아니었고 부역에 동원된 민간인들도 많이 섞여 있었다.  
 
군인이든 민간인이든 캠프내의 이런 저런 부역에 동원되기에 이르렀는데, 1943년 2월 25일, 자존심이 강한 일본군 장교가 부역에 참여하길 거부한다. 이들은 숙소에서 나오길 거부했고, 뉴질랜드 무장 군인들이 이들 숙소를 에워싸기에 이른다. 그리고 비극적인 사태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일본측 생존자의 증언과 뉴질랜드 군인들의 증언이 각각 다르다. 일본군들이 뭔가 불만을 얘기하기 위해 뉴질랜드 군인쪽으로 몰려갔는지, 아님 실제 어떤 물리적인 행동을 하기 위해서였는지는 아무것도 알려진 것이 없다. 다만, 불충분한 의사소통은 서로 상대편에 대해 공포심을 갖기에 충분했고 전시상황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비극의 씨앗은 이미 잉태되었는지도 모른다. 발포 명령을 없었지만, 현장에 있던 군인은 신변의 위험을 느꼈는지 무기를 사용했고 서른 한명의 일본군인이 그 자리에서 사망하고 91명이 부상을 당한다. 부상자중 17명이 이후 추가로 사망한다. 어찌보면 어쩌구니 없는 사건이지만, 모든 전쟁과 그에 수반된 대치상황들이 몰고 오는 비극이 그렇듯이 이 사건 역시 개개인 인간의 힘으로는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집단적 무지와 공포, 그리고 광기가 빚어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위안부, 강제징용과 동원이라는 역사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는 한국인인 나. 사과 한번 제대로 하지 않는 일본이 얄밉지만, 만 킬로미터가 넘는 타국땅에서 만나는 그들의 흔적이 그냥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지나칠 수는 없었다.

물론 당시 뉴질랜드 신문은 당시 사태를 전혀 보도하지 않는다. 포로들의 대우문제에서 일본과 큰 마찰을 일으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필자의 추정상) 또한 뉴질랜드가 직접적으로 이차대전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일본군에 대한 뉴질랜드인과 호주인의 공포심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었음을 여러 자료와 이들의 기억 속에서 확인할 수도 있다.

얼마전 막내의 학교에서 바자회가 있었다. 스시를 만드는 팀에서 일손을 구한다기에 처음으로 다른 학부모들과 어울리게 되었다. 모두가 일본인 엄마들이었다. 공부를 위해 뉴질랜드에 왔다가, 혹은 일본으로 영어를 가르치러 온 키위 선생님과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든가 하는 등의 이유로 이곳에 정착한 사람들이었다. 한국인들이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일본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학교의 요청으로 만든 150여 팩의 도시락을 다 팔고나서는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고 사진도 찍었다. 부활절 휴가 기간이 끝나면 만나서 차 한잔 하자고 약속했는데 이번에 만나면 그들에게 페더스톤 이야기를 해 줄 것이다. 그리고 그 곳에 있는 기념비와 공원까지. 일본인이니 한번쯤은 가보아야 하리라. 페더스톤에 있는 기념공원과 인상적인 벗나무 공원은 다음 편에....

만성 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댓글 0 | 조회 350 | 2일전
최근 미국 버지니아대학교(University of Virginia)와 뉴욕 마운트시나이병원(Mount Sinai Hospital)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 신장(腎… 더보기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

댓글 0 | 조회 268 | 3일전
안녕하세요 한국 교민 여러분, 벌써 2026년도 2월이 찾아왔습니다.오늘은 주거침입절도(Burglary)와 강도(Robbery)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더보기

보험 수리 보증은 누가 책임질까?

댓글 0 | 조회 285 | 4일전
자동차 사고 후 보험으로 수리를 진행하면 많은 운전자들은 자연스럽게 “보험으로 수리했으니, 문제가 생기면 보험사가 책임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곤 합니다.그러나… 더보기

뉴질랜드 의예과 치예과 (Biomed/Health Sci) 입학 전 꼭 알아야할 …

댓글 0 | 조회 351 | 6일전
이번 칼럼에서는 Biomed/Health Sci 1학년 과정 입학 전 꼭 알아야할 점들을 체크리스트를 통해 정리해보려고 한다. 과거 칼럼에도 다뤘듯 의대 가는 길… 더보기

어휘력은 암기만으로 늘지 않는다

댓글 0 | 조회 770 | 10일전
아이들의 어휘력을 판단할 때, 우리는 대개 알고 있는 단어의 양에 집중하곤 한다. 아이들이 단어장을 외우고 뜻을 암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더보기

사랑과 우정, 그 중간쯔음 . . .

댓글 0 | 조회 330 | 2026.01.28
그 날의 여행지는 늘상 가던 온천행이 아니었다. 낯선 캠핑장을 지도에서 찾아봤다. 내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이었다. 이게 웬 호재인가?두대의 버스가 북쪽과 남쪽… 더보기

목사 가운을 버리고

댓글 0 | 조회 729 | 2026.01.28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외국에서 방문했다는 이유로전임 교회에서스웨터에 셔츠를 받쳐 입고설교를 했습니다예배를 마친 후교우들과 인사를 나눌 때목사님 오늘 패션 최고예요… 더보기

요점만 정리한 종교인 워크비자

댓글 0 | 조회 622 | 2026.01.28
뉴질랜드 이민부는 종교 관련 직무에 종사하는 신청자에게만 적용되는 Religious Worker Work Visa(이하 종교인 워크비자)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보기

21. 잠든 전사 – 테 마타 봉우리의 전설

댓글 0 | 조회 150 | 2026.01.28
Te Mata o Rongokako – 잠자는 거인의 이야기* 거인의 형상혹스베이 지역, 특히 헤이스팅스 인근에는 마치 사람이 누워 있는 듯한 형상의 거대한 산이… 더보기

2026년 뉴질랜드 바이오메드, 헬스사이언스 입학준비

댓글 0 | 조회 501 | 2026.01.28
: 뉴질랜드를 선택하는 이유, 그리고 지금 준비해야 할 것들▲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 A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유학, 입시 및 고… 더보기

샘터와 우물가

댓글 0 | 조회 115 | 2026.01.28
시골집엔 샘이 있었다. 장독대 아래에 있는 샘에 바가지를 띄워놓고 퍼서 먹었다. 새미터(샘터)에 매끈한 돌을 놓고 찬거리를 다듬었고, 빨래도 했다. 물이 흘러가는… 더보기

이민자의 스트레스, 어디로 가는가

댓글 0 | 조회 635 | 2026.01.28
ㅣ 술, 갬블링, 과로로 흘러가는 감정들새해가 시작되면 많은 이민자들이 다시 마음을 다잡습니다. 올해는 조금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 더보기

차나무도 생명, 내버려둘수록 차 맛도 맑다

댓글 0 | 조회 176 | 2026.01.28
화엄사 구층암 ‘죽로야생차’“혹시 대나무와 조릿대의 차이를 알아요?”차밭을 정비하러 나서는 길, 구층암 주지 덕제 스님이 문득 질문을 던졌다. 알 리 없다. 더욱… 더보기

장학금 그리고 의사가 꿈인 두 학생의 이야기

댓글 0 | 조회 409 | 2026.01.28
출처 : https://www.acsa-scholarship.or.kr/default/menu02/menu02_cont02.php?sub=22몇년 전까지만 하더라… 더보기

장애인 가족 돌봄자

댓글 0 | 조회 207 | 2026.01.27
가족 구성원중 항시 돌봐야 하는 장애인이 있는 경우 가족 구성원 들은 경제적 부담과 함께 장애인 가족을 돌봄으로 인한 취업기회 상실과 사회활동 포기 등 다양한 희… 더보기

바빌론의 공중정원 전설

댓글 0 | 조회 143 | 2026.01.27
ㅣ존재했는가, 아니면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환상인가“보이지 않는 세계유산”인류가 남긴 유산 가운데, 가장 유명하지만 아무도 본 적 없는 건축물이 있다. 고대 … 더보기

다른 길은 없다

댓글 0 | 조회 132 | 2026.01.27
시인 류 시화자기 인생의 의미를 볼 수 없다면지금 여기, 이순간, 삶의 현재 위치로 오기까지많은 빗나간 길들을 걸어왔음을 알아야 한다그리고 오랜 세월동안자신의 영… 더보기

2편 – 〈세기의 디지털 강도〉 (The Heist of Light)

댓글 0 | 조회 155 | 2026.01.27
“단 12초 만에, 79억 달러가 사라졌다.”프롤로그 - 2028년 4월 9일, 그날 12초,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 라이트게이트(LightGate).… 더보기

향후 10년간 가장 인기 있는 직업 목록이 발표

댓글 0 | 조회 544 | 2026.01.27
이 5가지 진로는 뉴질랜드 학생들에게 안정적이고 높은 소득을 보장하는 미래를 제공합니다!오늘날 아이들이 직면하고 있는 미래가 우리가 당시 직면했던 미래와 완전히 … 더보기

운도 실력이다 –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행운

댓글 0 | 조회 216 | 2026.01.27
골프장에서 가끔 이런 장면을 목격한다. 공이 벙커를 향해 날아가다가 절묘하게 튕겨 나와 그린 위에 안착하는 순간. 동반자들은 말한다. “야, 운 좋다!” 하지만 … 더보기

‘조용한 살인자’ 고지혈증

댓글 0 | 조회 705 | 2026.01.23
지난(1월 20일)은 대한(大寒)으로 24절기(節氣) 가운데 마지막 스물네 번째 절기로 ‘큰 추위’라는 뜻이다. 원래 겨울철 추위는 입동(立冬)에서 소설(小雪),… 더보기

2025년 의대 치대 수의대 38명 합격생의 공통점

댓글 0 | 조회 799 | 2026.01.22
출처 : https://www.hufs.ac.kr/hufs/11250/subview.do2025년에도 메디컬 유행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과거에는 크리… 더보기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

댓글 0 | 조회 689 | 2026.01.21
오늘은 출입금지 통지서(trespass notice)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소개해 드립니다. 이 방법은 상황을 민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할 수… 더보기

1편 – 〈황금의 망령〉 (The Phantom of Gold)

댓글 0 | 조회 295 | 2026.01.16
840톤의 금괴가 사라진 날, 세계는 새롭게 시작되었다.프롤로그 - 2011년 10월, 리비아 사막 어딘가 폭풍이 사막을 뒤덮은 밤. 모래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 더보기

아들 신발

댓글 0 | 조회 307 | 2026.01.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결혼해 집 떠나며남겨진 아들의 신발에아직 남아 있는향기 같은 너의 따스함너와 함께 걷던 상쾌함으로오늘도 신고 나선다튀는 걸음으로 다녔을아들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