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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전쟁 없이 평화롭게 살게 된 기간이 얼마나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전쟁은 비극의 시작이요 삶을 극한 상황으로 인도하며 피와 땀으로 일궈 놓은 삶의 터전을 순식간에 파괴해 버리는 악의 요소이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발달 된 살상 무기와 파괴 무기는 극악무도한 영향을 초래하고 있다. 한국전쟁을 직접 겪어본 80세 이상의 노년 세대들에게 전쟁은 회상하기조차 끔찍한 트라우마(Trauma)이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 상황은 전쟁이란 것이 누구를 위한 것이며 무엇 때문에 일어나야 되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중동의 분쟁 상태는 국가 지도부와 정치세력이 내부 결속을 강화하거나 정치적 입지를 유지하려는 목적에서 출발한다. 무장 단체가 이념과 영향력을 확대하거나 주변 강대국 들이 지역적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자원, 군사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배경이 작용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가장 큰 피해자는 힘없는 일반 시민들이다. 전쟁은 늘 ‘누군가의 명분’으로 시작되지만, ‘다수의 고통’으로 끝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전쟁이 일어나면 중단되기가 어렵고 보복의 악순환(피해-분노-재보복)이 계속되면서 역사적 상처와 종교적 갈등이 증폭된다. 이에 따라 서로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외부 세력의 개입으로 이어지는데 함께 무너지는 길로 행진하는 것처럼 보인다.
종교에서 말하는 절대 주 이신 하느님은 왜 이러한 인간 사회의 부조리를 해결하지 못하고 고통을 겪게 놔두는 것일까? 하고 의심을 품을 수가 있다. 그러나 ‘하느님의 심판’은 긍정적으로 지금 당장은 불공정해 보여도 언젠가는 정의가 바로 선다는 믿음을 준다. 종교는 단순히 ‘벌을 내리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 내면의 양심과 책임을 일깨우는 역할도 한다. 그렇다면 믿어도 되는가? 신은 증명의 대상이라기보다 삶을 지탱하는 의미와 방향의 문제이다. 전쟁 같은 현실을 보면 정말 정의가 있는가? 라는 의문이 생기지만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희생자를 돕고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양심을 지키려 애쓰는 모습을 보기에 인간 안에 있는 선(善)의 증거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시인, 개혁가, 사상가인 레프 톨스토이((Lev Tolstoy, 1828–1910)는 그의 소설 ‘전쟁과 평화’에서 역사는 ‘영웅이 아니라 평범한 인간이 만든다’라고 설파했다. 그때까지 많은 사람들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같은 위대한 영웅이 역사를 움직인다고 믿었다. 또한 전쟁의 허무함과 인간성의 상실을 지적했다. 즉 전쟁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는 강한 비판을 내린 것이다. 삶의 진정한 의미는 ‘사랑과 내면의 평화’를 통해서 추구할 수 있는 것이며, 따라서 인간은 완전하지는 못하나 성찰과 변화의 과정을 거치며 성장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21세기에 살고 있는 현대인은 이러한 톨스토이의 사상을 어떻게 행동으로 옮길까? 현대의 인류는 지구촌에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공동 운명체이다. 그렇다면 서로 연결된 존재임을 인식하고 개인의 성공에 집착할 일이 아니다. 작은 선행, 타인에 대한 배려, 책임 있는 행동을 통해 사회를 바꾸는 개개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전쟁은 서로 간의 갈등이 증폭되어 발생하므로 어떠한 경우라도 무력보다는 이해와 공감으로 해결해 나갈 일이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질수록 욕망은 끝이 없고, 마음은 더 불안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욕심을 줄이고 자신을 돌아보며 단순한 삶을 추구하는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진정한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또한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람 사이의 따뜻함이 더 소중해짐으로 사랑과 인간관계의 회복에 동참해 나갈 일이다.
인류 역사는 눈부신 발전의 역사인 동시에 반복되는 갈등과 전쟁의 기록이기도 하다. 소수의 영웅주의자들, 명예와 권력, 부귀를 좇아가는 그들도 결국에는 허무에 이르고 인간의 진정한 행복은 외부의 성취가 아니라, 사랑과 관계, 그리고 내면의 평화 속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렇다면 현대인들은 어떠한 자세를 지니고 살아갈 것인가?
첫째, 겸손과 공동체 의식을 회복해 나가는 일이다. 현대사회는 개인의 성공을 강조하지만, 우리는 서로 연결된 존재인 것이다. 작은 배려와 책임 있는 행동이 결국 사회를 건강하게 만든다.
둘째는 평화 지향적 사고를 견지하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세계 곳곳에서 끊임없는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를 힘으로 해결하려는 유혹을 뿌리치고 이해와 공감을 선택해야 한다. 말 한마디, 태도 하나가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이는 국가 간의 문제뿐만 아니라, 일상의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셋째, 내면의 성찰과 절제를 생활화하는 것이다. 욕심을 줄이고 자신을 돌아보며 단순하지만 깊이 있는 삶을 추구하는 태도가 진정한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넷째, 사랑과 인간관계의 회복이다. 가족, 친구, 이웃과의 관계가 삶의 중심이 되어 사람 사이의 따뜻함을 소중히 여기는 사회 속에서 맺는 인간관계가 삶의 본질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다섯째 역사에 대한 겸허한 이해이다. 우리는 역사를 완전히 통제할 수는 없으나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수는 있는 것이다. 큰 흐름 속의 작은 나를 인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특별한 무엇이 아니다. 다만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삶, 그리고 서로를 향한 따듯한 시선일 뿐이다. 그 소박하지만 깊은 행동들이 모여, 비로소 진정한 평화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음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실천해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