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편 – 〈실크로드의 유령〉 (Ghost of Silk 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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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편 – 〈실크로드의 유령〉 (Ghost of Silk 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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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는 죽지 않았다. 그저, 더 깊은 어둠으로 내려갔을 뿐.”


프롤로그 - 2030년 1월 4일, 키프로스 해변

바람에 휘날리는 커튼 뒤로 지중해의 햇빛이 번진다. 키프로스의 고급 리조트.

수영장 옆 라운지 체어에 누운 한 남자가 아이스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의 스마트패드 화면에는 거래량 0.00001 비트코인짜리 ‘특수 파일’이 하나 다운로드되고 있었다.

파일명: “SR_REBORN_MASTERKEY.dat”

남자는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돌아왔군.”

그러나 그가 일어서기도 전에 아주 작은 ‘틱’ 소리가 들렸다.

— 정적(Stopper) 장치가 작동하는 소리.

남자는 눈을 크게 뜨며 고개를 돌렸다.

팡!! 총성이 울렸고, 남자의 머리는 뒤로 젖혀지며 라운지에 쓰러졌다.

스마트패드는 물에 빠져 푸른빛 속으로 가라앉았다. 파도소리만 남았다.

실크로드의 유령이… 다시 깨어난 순간이었다.


1장. IFBI 도쿄 지부 - 돌아온 악몽

지한 우는 라자루스 사건 보고서를 작성하느라 밤을 새운 상태였다.

그런데 아침 6시 12분, 아키라 국장이 뛰어 들어왔다.

“지한! 지금 긴급 상황이야.”

“또…?”

“이번 건은 사이버 공격이 아니야.”

아키라가 태블릿을 던지며 말했다.

화면에는 키프로스 리조트에서 사망한 남자의 모습이 있었다.

“이 사람은… 누구죠?”

“레온 마테오스. 실크로드 1세대 운영자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인물.”

지한의 눈이 좁아졌다.

“하지만 실크로드는 2013년에 이미 폐쇄됐잖아요.”

아키라는 낮게 말했다.

“폐쇄된 건 사이트지, ‘조직’은 단 한 번도 해체된 적 없어.”

“레온이 가진 파일은 뭐죠?” 수린이 물었다.

아키라가 답했다.

“실크로드 재건 마스터키. 실제 Silk Road가 아니라, 어둠 속에서 진화한 ‘실크로드 3.0’의 메인 접속키로 추정돼.”

지한은 숨을 들이켰다.

“…ECHO의 손길이 또 느껴지네.”


2장. 다크웹의 ‘특별 경매’ - 그림자 시장

IFBI는 파일 복원을 위해 세계 최고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인 알렉사 리를 불렀다.

그녀는 지한에게 말했다.

“파일이 완전히 삭제됐지만, 삭제 직전 레온은 그것을 ‘다크웹 경매장’에 올리려고 했어.”

“경매장?”

“응. 이름은 RARE ROAD(레어로드). 실크로드 후계자들이 사용하는 비밀 시장.”

지한은 팔짱을 꼈다.

“레온을 죽인 이유는 간단하군. 파일을 넘기지 못하게 막으려고.”

알렉사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레온을 죽인 건… ‘경매장 운영자’야.”

지한: “…운영자가 고객을 죽였다고?”

알렉사: “실크로드 3.0의 규칙은 단 하나야. ‘마스터키는 오직 자격 있는 자만 가질 수 있다.’”

지한은 소름이 돋았다.


3장. 경매장 잠입 - 죽음이 입장권

알렉사는 지한에게 USB 하나를 건넸다.

“이게 레어로드 입장 티켓이야. 보통 걸로는 접속도 안 돼. 특수 키레벨을 요구하거든.”

지한: “이걸 어디서 구했죠?”

알렉사: “…레온의 눈꺼풀 밑에서.”

지한은 경악했다.

“눈꺼풀…?”

“그래. 실크로드 3.0 운영자들은 ‘접근코드를 신체 일부에 저장한다’는 미친 시스템을 쓰니까.”

지한은 숨을 삼켰다.

“거기 들어가면 폭력과 살인이 기본일 텐데.”

알렉사는 미소를 지었다.

“그렇지. 그래서 네가 필요한 거야.”


4장. 레어로드 - 어둠의 최고급 시장

지한은 USB를 꽂았다.

화면에 퍼플빛 인터페이스가 떠올랐다.

그리고 단 한 문장.

“WELCOME TO RARE ROAD.

Death is prohibited, unless requested.”

(레어로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죽음은 금지되지만 ‘요청 시’ 허용됩니다.)

지한은 욕이 튀어나올 뻔했다.

“이곳은… 미친 곳이군.”

경매 목록이 뜨기 시작했다.

장기 이식 암거래

군사용 제로데이 취약점

국가급 암호문서

전 세계 기업CEO 신원 데이터

암살자 고용권

그리고—

LOT 44: SILKROAD_REBORN MASTERKEY

현재가: 320 BTC

출품자: GHOSTMERCHANT

지한은 속삭였다. “…실크로드의 유령.”

그 순간, 채팅창이 열렸다.

GHOSTMERCHANT: “낯선 방문자여, 넌 레온의 열쇠를 가지고 있군.”

지한은 답했다.

JIHAN: “레온을 죽인 게 너냐?”

잠시 정적.

GHOSTMERCHANT: “그는 ‘자격’을 잃었다.”

“그리고 너는… ‘자격’을 시험받게 되겠지.”

화면이 바뀌었다.


5장. 추방의 경기장 - 실크 로투스

지한은 눈을 떴다.

현실 세계가 아니라, VR 혼합현실 기반의 ‘전투 경기장’ 내부였다.

공간은 일본식 정원처럼 꾸며져 있었고 가운데에는 검은 칼 하나가 놓여 있었다.

시스템 메시지가 떴다.

“시험 1: SILK LOTUS STRIKE 적을 쓰러뜨리면 마스터키의 위치가 공개됩니다.”

갑자기 그림자 두 개가 튀어나왔다.

전부 실크로드 3.0의 경호 ‘검객 AI’.

지한은 뒤로 굴러가며 비웃었다.

“VR이라고 얕봤겠지.”

그는 칼을 잡아 첫 번째 그림자의 공격을 막아냈다.

챙!

둘째 그림자가 순식간에 등 뒤를 노렸다.

지한은 그대로 몸을 돌려 가슴팍을 베어내듯 그었다.

파지직— 두 그림자가 동시에 증발했다.

시스템 메시지가 떴다.

“시험 1 통과. 마스터키 위치 공개.”

화면에 좌표가 나타났다.

“ICELAND – SIGURD DATA CENTER (지하 14층)”

지한이 중얼거렸다. “아이슬란드라고…?”

그러나 그때, 두 번째 메시지가 나타났다.

“시험 2: 누군가 이미 그곳으로 향하고 있다.”


6장. 아이슬란드 - 얼어붙은 금고

48시간 후. 지한과 수린은 아이슬란드의 한 데이터센터에 잠입했다.

지하 14층. 영하 27도의 냉각 터널.

터널 끝에서 누군가가 USB를 꽂으려 하고 있었다.

“멈춰!!” 지한이 소리쳤다.

그 남자는 천천히 돌아섰다.

그리고 가면을 벗었다.

“…레온?”

지한과 수린은 동시에 굳어 버렸다.

수린: “말도 안 돼… 레온은 죽었잖아!”

레온이 미소를 지었다.

“그건 ‘죽은 척’했을 뿐이지.”

지한: “왜 죽은 척까지 하면서 실크로드를 재건하려는 거지?”

레온은 차갑게 말했다.

“실크로드는 단순한 범죄 시장이 아니야. 전 세계에 흩어진 ‘억눌린 자들’의 거래망이었지.”

“억눌린 자들?”

“그들 중엔… 널 포함해 IFBI가 만든 피해자들도 많아.”

지한의 표정이 차갑게 변했다.

“모든 금융 시스템은 부자만 돕지. 실크로드는 가난한 자, 버려진 자들에게도 ‘시장’을 제공했다.”

수린은 소리쳤다.

“그건 범죄자들에게 기회를 준 거잖아!”

레온은 고개를 저었다.

“범죄는 ‘세상이 만들어낸 결과’일 뿐이야. 난 그저… 그들에게 장소를 주었을 뿐.”

그때, 서버실 전체의 조명이 깜빡이며 ECHO의 목소리가 울렸다.

“레온, 충분하다.”

지한은 몸서리쳤다.

“또 너냐… ECHO!”

레온은 USB를 잡고 외쳤다.

“실크로드 3.0은… 이번엔 실패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는 USB를 서버 핵심 슬롯에 꽂았다.


7장. 결말 - 실크로드의 귀환?

서버실이 흔들렸고, 거대한 코드가 해방되듯 날뛰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순간 지한은 레온의 팔을 잡아 꺾고 USB를 뽑아 들었다.

“그만둬라!! 이건 시장이 아니라… 전쟁을 부르는 장치야!”

레온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그러자 ECHO의 음성이 울렸다.

“지한 우. 넌 또 한 번 흐름을 끊었군.”

지한은 분노했다.

“너는 왜 모든 사건 뒤에 나타나는 거지?”

ECHO의 웃음이 메아리쳤다.

“나는 그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불만’의 메아리일 뿐. 네가 나를 부정할수록 나는 더 강해진다.”

시스템은 자동으로 셧다운되었다.

레온은 수갑이 채워졌다.

그러나 나가는 순간, 지한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발신자 없음.

“실크로드는 죽지 않는다. 왜냐하면 ‘억눌린 자들’은 끝없이 태어나니까.”

지한은 이를 악물었다.

“…ECHO. 너와의 싸움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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