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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Pixabay free image
안녕하세요? 뉴질랜드 및 호주 의치약대 입시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다. 뉴질랜드에서 의대나 치대 진학을 꿈꾸는 학생이라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첫 관문이 있습니다. 바로 오클랜드대학교의 바이오메드 1학년 과정과 오타고대학교의 헬스사이언스 1학년 과정입니다. 이 두 과정은 단순히 전공 입문을 위한 학년이 아니라, 진학의 성패를 가르는 치열한 선발과정입니다. 합격을 위해서는 탁월한 학업 능력은 물론이고, 예상치 못한 변수를 극복하는 끈기와 정신력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컨설팅 현장에서 접하게 되는 사례들을 보면, 이 시기가 왜 ‘사건 사고의 연속’이라 불리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지난주에 급하게 오클랜드대 바이오메드 1학년 컨설팅학생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온라인 퀴즈를 분명히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스템 오류로 세 문항이 누락되어 0점 처리되었다는 것입니다. 성적의 세부 점수가 곧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상황에서, 학생이 받은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즉시 확인 후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을 제시해주고 학교측과 협의하여 해결할 수 있었지만, 그 순간의 불안감은 오래 남았을 것입니다. 이 학생뿐만 아니라 뒤이어 다른 학생도 비슷한 일로 연락이 와서 그날은 정말 사고처리의 날이라고 할 정도로 바빴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 현재 오타고 헬스사이언스 1학년 컨설팅 학생은 7월말 심한 독감에 걸려 2주 가까이 수업과 시험 준비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혼자 타지에서 생활하며 공부하는 환경에서 건강 문제는 더 큰 고통으로 다가옵니다. 컨설턴트로서 몸과 마음이 힘든 학생을 위해 지속적으로 멘토링하고 학습 스케줄을 재정비하면서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으며, 부모님께서도 더니든에 계속 방문하시면서 건강회복을 위해 노력하셨습니다. 1학기 성적이 합격선까지 가능한 좋은 성적을 확보한 학생이었기에 최선을 다해 조정해 나가면서 페이스를 유지하게 하는게 목표였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단순한 성적의 문제가 아니라,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학생이 얼마나 성숙해지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현재는 학업에 잘 복귀하고 이어지는 시험들을 잘 준비하고 있습니다.
필자 역시 개인적으로 유사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딸이 바이오메드 1학년을 다니던 시절, 기숙사에서 다급하게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엄마! 디퓨저가 노트북 위에 쏟아졌어요.” 순간 모든 자료가 날아갔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남편의 노트북을 가지고 기숙사로 바로 달려가 노트북을 바꿔주고 수리하러 갔던 기억이 납니다. 다행히 소중한 자료들은 모두 클라우드 저장을 하고 있었던 터라 바로 학습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수리와 보험 처리, 새 노트북 구입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지만, 학업의 긴장도가 가장 높은 시기에 발생한 사건이라 결코 가볍게 넘길 수는 없었습니다. 이런 경험은 의대 진학 준비가 단순히 성적 경쟁을 넘어, 생활 전반에서 위기 관리 능력까지 요구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했습니다.
이처럼 바이오메드와 헬스사이언스 1학년은 예기치 못한 사건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지만, 결국 학생들은 그 속에서 정신적 회복력과 위기 대처 능력을 기르게 됩니다. 이는 앞으로 의료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질이기도 합니다. 공부만 잘해서는 좋은 의사가 될 수 없듯, 삶의 크고 작은 난관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힘이야말로 환자를 지탱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그리고 이번주와 다음주에 학생들은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바로 9월 1일부터 2주간 진행되는 오클랜드 의대 MMI(다중미니인터뷰) 시험입니다. MMI는 단순히 지식만을 평가하지 않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여러 상황을 제시하고, 지원자가 어떻게 소통하고 사고하며 윤리적 판단을 내리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학생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학문적 지식뿐 아니라, 인성, 소통능력, 가치관이 모두 드러나는 자리입니다.
이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 주말은 누구보다 바쁜 시간이었습니다. 강사들과 추가 수업을 배정하고, 실제 시험과 유사한 Mock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여러 강사들을 교차 배치해 학생들이 다양한 질문과 상황을 경험하도록 도왔으며, 개별 피드백을 통해 마지막 점검을 철저히 했습니다. 원장인 필자 역시 학생들과 직접 컨설팅하며 자신감을 심어주고, 시험장에서 당황하지 않도록 실질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놀라운 성장을 보여주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긴장과 불안으로 제대로 말조차 잇지 못하던 학생들이, 이제는 눈빛을 반짝이며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풀어내는 모습을 볼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낍니다. “수업을 받으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는 학생들의 피드백은, 컨설턴트로서 가장 값진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MMI는 약 60분 동안 진행되는 긴 인터뷰입니다. 여러 스테이션을 돌며 다양한 질문에 대응해야 하는 만큼, 순간적으로 생각이 나지 않거나 예기치 못한 상황에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필자는 학생들에게 늘 당부합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그동안 준비해 온 대로만 임하면 됩니다.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습니다.”
결국 바이오메드와 헬스사이언스 1학년의 긴 여정은 학생들이 단순히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을 넘어, 미래의 의료인으로서 성장하는 발판이 됩니다. 목표를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인내심을 배우고, 위기를 극복하며, 자신만의 목소리를 만들어갑니다.
사건 사고는 피할 수 없지만, 그것을 극복하며 쌓아 올린 경험은 분명 학생들의 삶과 진로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 것입니다.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도전을 이어가는 모든 학생들에게 뜨거운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