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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의 뿔처럼 굽어진 모양의 호수라는 뜻인 우각호(牛角湖, oxbow lake)는 지형이 생긴 대로 낮은 곳을 따라 구불구불하게 흐르던 강에서 볼 수 있다. 홍수로 큰물이 밀어닥치면 부딪치는 언덕을 파고 거침없이 흘러간다. 그러면 기존의 구부러진 강은 호수처럼 남아 우각호가 된다. 우각호는 시간이 흐르면서 습지가 되고 식물들이 자라면서 서서히 사라진다. 시대의 조류에 대처하지 못해 사라지는 것들도 우각호와 같은 운명이 되고 있다.
궁금한 것은 사전을 찾다가 인터넷에 검색을 하니 그렇게 신기하고 편리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인공지능 챗봇에게 물어보니 가려운 데를 긁어주듯이 시원하고 야무지게 대답을 한다. 이것저것을 찾아서 늘어놓고는 네가 알아서 골라 쓰라는 검색프로그램과는 격이 다르다.
검색시장은 구글(Google)이 90% 이상이라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빙(Microsoft Bing)이 약 3~4%를 점유하고 있는데 엣지(Edge) 브라우저에 기본 검색 엔진으로 설정되어 있다. 일본에서 여전히 점유율이 높은 야후(Yahoo! Japan)는 기껏해야 1~2%를 점유하고 있다. 중국의 바이두(백도, 百度, Baidu)는 중국 내에서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안 쓴다. 얀덱스(Yandex)도 러시아에서만 쓴다. “구글은 당신을 추적하지만, 우리는 그러지 않습니다(Google tracks you. We don’t.)”라는 슬로건으로 사용자의 검색 기록이나 IP 주소 등을 수집하지 않으며,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지 않는 덕덕고(DuckDuckGo)가 있지만 크기도 전에 판이 인공지능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
한국 검색시장에서는 네이버(NAVER)가 약 48% ~ 58%를 차지하는데 AI 검색 서비스 “Cue:”를 이용해 AI 검색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 모바일 검색은 구글이 약 33% ~ 43%를 차지하고, 마이크로소프트 빙이 약 3~4%, 다음(DAUM)이 약 1~3%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AI 기반의 챗봇 및 검색은 아직 기존 검색 엔진처럼 방대한 웹을 훑어오는 방식은 아니지만, 검색링크를 던지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답변을 제공하며 검색 시장을 대체한다. 이용도를 보면 가장 먼저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며 AI 챗봇 시장을 개척한 OpenAI의 챗GPT가 약 60%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Copilot에 사용되는 GPT 모델을 포함하면 그 영향력은 10% 정도 더 높을 것이란다. 구글의 제미나이(Gemini)가 약 10%대 초반을 점유하고 있는데 구글의 방대한 데이터와 검색 역량을 기반으로 강력한 멀티모달(텍스트, 이미지, 음성 등 처리) 기능을 발휘하기에 급격히 이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나는 검색에 주로 구글을 쓰다가 보니 제미나이를 이용하는데, 나날이 달라지는 것 같다. 그 다음으로 퍼플렉시티 AI(Perplexity AI)가 약 6%를 차지하고 있다. 우후죽순처럼 많은 AI 챗봇들이 있지만 선두주자들을 추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검색 시장은 단순히 정보를 찾아주는 역할을 넘어, “AI 기반의 개인화된 지식 에이전트”로 진화할 것이다. 이는 기술 혁신, 비즈니스 모델의 다변화, 그리고 사용자의 경험을 중시하며 대안을 찾을 것이다. 그러나 제 아무리 변화를 시도해도 검색프로그램은 인공지능 챗봇에 흡수되고 융합될 것이다. 설령 환골탈태를 한다 해도 인공지능 챗봇에 맛을 들인 이용자들이 그런 검색을 즐기지는 않을 것 같다. 구글은 검색에도 AI 요약 답변(SGE)을 하고는 있다.
여러 사람의 지식, 의견, 협력을 통해 더 나은 결과나 해결책을 도출하는 집단 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은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활발하게 발전되어 왔다. 그 대표적인 것이 위키백과(Wikipedia), 스택 오버플로우(Stack Overflow), 네이버 지식iN, 레딧(Reddit) 등이다. 이곳에는 다수의 전문가가 기여하고 상호 검토를 통해 정보를 생성하고 오류를 수정한다. 사람들이 검색 대신에 인공지능 챗봇으로 궁금증을 풀고 있다.
그러니까 이제는 기존의 검색 시장이 점점 퇴조할 것이다. 그리고 검색 시장의 중요한 정보원인 집단지성의 사이트들이 어떤 영향을 받을 지도 궁금하다. 클릭(광고)이 돈이라는 말도 유효할까?
* 출처 : 서울문화투데이
■ 조 기조(曺基祚 Kijo Cho)
. 경남대학교 30여년 교수직, 현 명예교수
. Korean Times of Utah에서 오래도록 번역, 칼럼 기고
. 최근 ‘스마트폰 100배 활용하기’출간 (공저)
. 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비상근 이사장으로 봉사
. kjcho@u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