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직불금 정치인과 베토벤 바이러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한일수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성태용
명사칼럼
조기조
김성국
템플스테이
최성길
김도형
강승민
크리스틴 강
정동희
마이클 킴
에이다
골프&인생
이경자
Kevin Kim
정윤성
웬트워스
심혜원
전정훈
Mystery
새움터
멜리사 리
휴람
김준
박기태
Timothy Cho
독자기고

쌀 직불금 정치인과 베토벤 바이러스

0 개 3,832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
You say you care about the poor, but you walk past them in the street; you hypocrite!(당신은 말로는 가난한 사람들을 걱정하지만, 길거리에서 당신은 그들을 그냥 지나쳐 간다. 그러므로 당신은 위선자다.) 나는 말로는 정의를 외치지만,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쓰라린 대가를 지불하라고 하면 망설인다. 그러면 나는 위선자다. 선거때면 국민을 위한 종복이 되겠다고 외치 다가도, 당선되고 나면 벼룩의 간 같은 쌀 직불금까지도 빼먹으며 국민 위에 군림하려고 하는 정치인들, 그들은 위선자다. TV에 나와 너무 사랑해서 한 시도 떨어져 있기 싫어하는 잉꼬 부부처럼 애정을 과시하다가도, 이혼할 때는 그 모든 닭살 같은 일도 배우 부부인 그들의 연기 였던 것으로 드러난다. 그들은 위선자다. 너무 많이 보아 익숙해져 이제는 가슴 속에 아무런 통증도 느끼지 못하고 바라보는, 일상 생활 속 우리들의 모습이다.

2차 세계대전 후 패전국 일본 사회의 암울한 분위기를 몰락한 대지주 집안의 이야기와 엮어 짜며 처연하게 형상화한 소설 '사양'의 작가 다자이 오사무는, 자신의 정신적 자서전이라고 평가 받는 '인간 실격'이라는 소설 속에서 인간들이 살아가는 현실이 얼마나 많은 위선과 숱한 오해로 가득 차 있는지 그 진실의 상처를 아프게 헤집어 낸다. "서로 속이면서 더군다나 아무도, 이상하게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고, 서로 속이고 있다는 것 마저도 알지 못하고 있는 듯이 실로 멋지게 속이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깨끗하고, 밝고, 명랑한 불신의 예가 인간 생활에 충만하고 있는 것같이 생각됩니다." 타인의 죽음 앞에서도 우리는 또다시 서로를 속이기도 한다. "인간은 서로 상대를 알지 못하며, 전혀 틀리게 보면서도 둘도 없는 친구인 줄로 알고, 일생 그것을 깨닫지 못한 채 상대가 죽으면 울며 조사 같은 걸 읽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이처럼 무거운 삶의 진실을 하나 둘 가슴 속에서 퍼내 버려 팍팍한 먼지만 남은 가슴으로 살다, 어느날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 잠못 이루게 한다. 서재로 달려 가 손에 잡히는 시집 한 권을 집어 들지만 시인 오규원은 그의 시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에서 나를 또 비웃고 있다.

잠자는 일만큼 쉬운 일도 없는 것을,
그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어 두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는/
밤 1시와 2시 틈 사이로/
밤 1시와 2시의 공상의 틈 사이로/
문득 내가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 그 느낌이/
내 머리에 찬물을 한 바가지 퍼 붓는다. //
할 말 없어 돌아 누워 두 눈을 멀뚱하고 있으면,/
내 젖은 몸을 안고/
이왕 잘못 살았으면 계속 잘못 사는 방법도 방법이라고/
악마 같은 밤이 나를 속인다.

이런 팍팍한 먼지 나는 현실을 잠시 벗어나고자 보는 TV 드라마 한 편이 나를 유쾌하게 만든다. '이순신'과 '하얀 거탑'을 통해 빼어난 연기를 보여 주었던 김 명민, 그가 '강마에'라는 또 다른 범상치 않은 등장인물을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훌륭히 연기해 내고 있다. 사회화 과정 속에서 위선적인 말로 무장하며 살도록 훈련 받아 온 우리들에게 '강마에'는 '위악' 그 자체의 어법으로 충격적 이고 신선한 어록을 남기고 있다.

"똥 덩어리! 변두리 카바레 악사! 치매! 거지 근성!" 점점 주변부로만 밀려나는 인생들이 그나마 자신에게나마 위안 받고자 기웃거리는 변두리 오케스트라 문턱에서 강마에는 가차없이 매번 잔인할 정도로 까칠한 말로 그들의 머리 위에 찬물을 한 바가지 퍼붓는다. 그러나 그러한 강마에가 때로는 귀엽고 멋있게 느껴지는 것은, 그의 말에는 위선의 먼지가 묻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의 말들은 너무도 현실적이고 적나라하게 사실적이고 논리적이다. 그 위악적 진실성이 위선에 찌들은 사회 속에 살고 있지만 아직도 진실적 감동을 갈구하고 있는 한국인들을 사로잡고 있다.

시인 오규원도 아름다운 시 한 편을 남겨 나를 위로해 주고 있다.

겨울 숲을 바라보며//
겨울 숲을 바라보며/
완전히 벗어 버린/
이 스산한 그러나 느닷없이 죄를 얻어/
우리를 아름답게 하는 겨울의/
한 순간을 들판에서 만난다.//
누구나 함부로 벗어 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 누구나 함부로 완전히/
벗어 버릴 수 없는/
이 처참한 선택을//
겨울 숲을 바라보며, 벗어 버린 나무들을 보며, 나는/
이 곳에서 인간이기 때문에/
한 벌의 죄를 더 얻는다.//
한 벌의 죄를 더 겹쳐 입고/
겨울의 들판에 선 나는/
종일 죄, 죄, 죄하며 내리는/
눈보라 속에 놓인다.

ⓒ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http://www.koreatimes.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공 방광’이란

댓글 0 | 조회 49 | 3시간전
국민보험공단이 발표한 ‘2024 지역별 의료 이용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병원에서 진료받은 6대 주요 암 환자 중 유방암 환자가 인구 10만명당 52… 더보기

수공하는 법

댓글 0 | 조회 42 | 3시간전
수공(收功)은 기운을 거두어들이는 동작으로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형성된 기운을 거두어 단전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다.명상 중 급한 용무로 명상을 멈추어야 … 더보기

AI 시대의 독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독서가 필요한 이유

댓글 0 | 조회 366 | 5일전
공자는 논어 첫 문장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했다. 배움 자체가 인생의 의미가 되던 시대의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더보기

AI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 AI와 함께 생각하는 힘

댓글 0 | 조회 366 | 8일전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은 그 속도와 영향력에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전환점을 만들어 내고 있… 더보기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 확대

댓글 0 | 조회 283 | 10일전
무료 유방암 검진 연령이 74세까지 전면 확대된다.

에이전시 (대리인) 관련 법

댓글 0 | 조회 200 | 10일전
우리는 어려서부터 누군가를 ‘대신’ 해주는 걸 자연스럽게 배우면서 자랍니다. 친구가 멀리 던진 공으로부터 내가 더 가까우면 친구 대신 공을 주워서 던져주기도 하는… 더보기

뉴질랜드 학생들이 국내 대학과 해외 대학 중 어느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비용…

댓글 0 | 조회 374 | 10일전
비용 효율성과 미래 발전에 대한 종합적인 비교 - 1자녀가 뉴질랜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어디로 대학 진학을 가야… 더보기

고요

댓글 0 | 조회 92 | 10일전
시인 도 종환바람이 멈추었다고요로 가야겠다고요는 내가 얼마나 외로운 영혼인지 알게 한다고요는 침착한 눈으로 흘러가는 시간을 보게 하고내 육신야말로 얼마나 가난하지… 더보기

사찰음식의 잠재력, 전 세계로 확산될 것

댓글 0 | 조회 123 | 10일전
- ‘르 꼬르동 블루’ 런던 학과장 에밀 미네프 셰프의 템플스테이르 꼬르동 블루 런던 에밀 미네프(Emil Minev) 학과장 셰프가 한국 사찰에 머물며 불교전통… 더보기

훼방꾼은 비켜가고 . . . “안녕 하세요?”

댓글 0 | 조회 306 | 10일전
조금 이른 시간이긴 했지만 잠자리에 들었다. 단잠을 청하고 있을 때 갑자기 세찬 전화벨 소리가 밤의 정적을 깼다.(이런 시간에 웬 전화? . . 오늘밤 단잠은 틀… 더보기

700만 디아스포라에게 조국을 묻다

댓글 0 | 조회 206 | 10일전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을 맞은 아랍에미레이트(UAE) 동포간담회에서 한인회장은 “한국인의 저력과 품격을 보여주는 수많은 교민이 있다”며 “주변에서 ‘한국인이어… 더보기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 인류가 남긴 거대한 수수께끼

댓글 0 | 조회 174 | 10일전
남태평양의 한가운데, 칠레 해안에서 약 3,700km 떨어진 외딴 섬 — 이스터섬(Easter Island), 혹은 라파누이(Rapa Nui). 이 작고 고립된 … 더보기

때에 맞는 도구를 써라

댓글 0 | 조회 123 | 10일전
골프를 오래 치다 보면 한 가지 진리를 깨닫게 된다.“모든 상황에 하나의 클럽으로 대응할 수는 없다.”바람의 방향, 거리, 잔디의 상태, 장애물의 위치 등은 매 … 더보기

궁금해서 찾아본 영주권과 영구 영주권

댓글 0 | 조회 956 | 2025.11.25
살다 보면 궁금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지요. 2009년부터 뉴질랜드 공인이민법무사로 활동해 온 저도 이민법의 특정한 조항에 대한 법적인 정의와 세부조항들이 궁금해… 더보기

사고도 없는데, 왜 내 보험료는 오를까?

댓글 0 | 조회 468 | 2025.11.25
– 뉴질랜드 자동차 보험의 구조와 ‘무사고자’에게도 인상이 오는 이유“나는 사고도 안 냈고, 클레임 한 번 한 적도 없는데… 보험료가 또 올랐네?”아마 많은 교민… 더보기

게을러져서 좋다

댓글 0 | 조회 177 | 2025.11.25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목회를 마치니늦잠을 잔다 해도눈치 볼 일 없어 좋다일찍 눈 떠지는 날은할 일이 없어도괜히 부지런한 것 같아그것도 좋다수염은 게으른 몫으로 두… 더보기

17. 루아페후 산과 타우포 호수의 사랑 이야기

댓글 0 | 조회 124 | 2025.11.25
뉴질랜드의 중심부에는 거대한 화산과 호수들이 자리 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루아페후 산(Mount Ruapehu)과 타우포 호수(Lake Taupo)는 마오리 전설… 더보기

우버드라이버는 고용된 직원인가 – 대법원 판결

댓글 0 | 조회 335 | 2025.11.25
예전 칼럼에서는 우버드라이버가 우버에 고용된 피고용인라는 고용법원의 판결에 불복한 우버가 항소법원에 항소했지만 항소법원이 고용법원의 판단이 정당하다며 우버의 청구… 더보기

유학을 결정하기 전, 가족이 함께 깊이 고민해야 하는 것들

댓글 0 | 조회 233 | 2025.11.25
: 아이의 미래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대화▲ 이미지 출처: Google Gemini안녕하세요? 뉴질랜드, 호주 의치약대 입시 및 유학 전문 컨설턴트 크리스틴입니… 더보기

열 마디만 해야지...

댓글 0 | 조회 180 | 2025.11.25
세상의 대부분은 길어야 좋다. 수명이 길어야 좋고, 키도 가방끈도 길면 좋지 않은가? 그런데 말이 길어 좋은 경우는 없는 것 같다. “끝으로~” 하고는 5분을 끄… 더보기

‘트리플데믹’ 경고

댓글 0 | 조회 615 | 2025.11.21
요즘 이른 추위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독감(influenza)을 비롯해 코로나19(COVID-19)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어스(RSV•Respiratory Sync… 더보기

Year 8–9 전환기, 우리 아이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828 | 2025.11.17
Year 8에서 Year 9로 넘어가는 시기는 많은 학생에게 새로운 출발점이 된다. 아직 Year 8의 학사 일정이 진행 중이지만, 내년 2월의 컬리지 입학이 가… 더보기

우리 아이 글, 무엇이 부족할까? 글쓰기 성취 기준 이해하기

댓글 0 | 조회 461 | 2025.11.14
글쓰기 평가는 많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어려운 영역이다. “열심히 쓰고 분량도 충분한데 왜 Achieved인가요?”, “Merit과 Excellence의 차이가 무… 더보기

NCEA, IB, Cambridge - 글쓰기가 보여주는 다른 학습 철학

댓글 0 | 조회 443 | 2025.11.13
뉴질랜드의 고등학교에는 하나의 교육체계만 존재하지 않는다. 공립학교 대부분이 채택한 NCEA, 일부 사립학교에서 운영하는 IB, 그리고 영국식 교육 전통을 바탕으… 더보기

Welcome to 유학월드와 최대 2M 사투비자

댓글 0 | 조회 348 | 2025.11.12
2009년부터 뉴질랜드 공인이민법무사로 활동해 온 저의 시각으로 보는 요즘의 뉴질랜드 정부와 이민부가 지향하는 바는 크게 2가지로 보여집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