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때, 혹은 한해를 보낼 때 흔히 지나온 삶을 돌아보거나 대청소를 하듯 주변을 정리한다. 금연 코디네이터로 일을 시작한 지 9년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서로 다른 문화 속에 서로의 가치관이나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얼마나 주었는지를 살펴보는 기회를 가졌다.
2013년 인구 조사에서 아시안의 인구는 2006년에 비해 31.2%가 증가하여 전체 인구의 10.7%인 453,900명에 달하나 오히려 한국인은 소폭으로 줄어 30,171명으로 나타났다.
이미 잘 알고 있듯이 오클랜드는 한국인의 73%가 살고 있어 22,035명이 거주하는데 그중 금연 커뮤니티가 도움을 주고 있는 와이테마타 지역 보건부 내에는 한국인이 12,480명이다.
이는 와이테마타 지역 보건부 내 91,926명 아시안 중 13.58%에 해당되며 여전히 많은 수의 한국인이 오클랜드 북쪽에 거주하고 있다.
15세 이상에서 뉴질랜드 전체 흡연율은 15.1%이며 아시안의 흡연율은 9.8%로 나타나는 반면 한국인의 흡연율은 10.4%로 아시안의 총 흡연율보다 약간 높다.
다양한 각도에서 세밀하게 나누어진 한국인의 통계 자료를 찾을 수 없기에 와이테마타 보건 지역내 총 거주하는 한국인 수에 한국인 흡연율 10.4%를 적용하면 1,298명이 담배를 피울 것이라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추정치는 15세 미만의 아이들도 포함되어 있기에 실제보다는 그 수가 높게 산정된 것이다.
대충 이 숫자와 실제 금연 커뮤니티를 찾은 한국인의 수를 보면 대충 한국인들의 흡연 상황을 추정할 수 있을 것 같다.
금연 서비스를 시작하고 담배를 끊기 원한다고 본인이든, 가족이든 혹은 친구나 동료가 연락해온 경우가 846명에 달하나 와이테마타 지역 보건부 내에 거주하지 않는 53명을 제외한 793명만이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793명 중 14명은 간접 흡연에 관한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금연 가정, 금연 직장 혹은 금연 자동차를 만드는 서비스를 받았으며 첫 금연 상담을 받은 779명 중 77.6%가 금연을 시도했다.
첫 상담을 받은 후 금연을 시작한 605명 중 397명이 6개월간 금연을 성공적으로 끝냈으며 397명 중 3분의 1일이 넘는 140명은 계속적인 금연의 길을 걸어가 길게는 금연을 시작한 지 8년이 넘었다.
하지만 397명 중 또다른 3분의 1일은 다시 담배를 피우기 시작해 여러 번의 금연 시도로 금연을 성공적으로 이루는 경우도 있지만 여전히 담배를 다시 피우고 이런저런 이유로 금연을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마지막 3분의 1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연락처가 변경되어 더 이상 연결할 수 없는 경우이다.
다시 금연을 시작하려고 금연 커뮤니티를 찾아와 상담을 시작할 때 종종 듣는 말이 있다.
“담배를 끊는다고 했다가 제대로 못했는데 어떻게 다시 도와 달라는 말을 해요”. “한두번도 아니고 지금 몇 번째 연락을 하는데 이젠 부끄럽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여기를 다시 오는 것이 좀 그래 혼자 몇 번 해보았는데 잘 안되네”, “부끄러워, 왜 담배 하나도 못 끊는지”, “이렇게 계속 오는 것이 얼마나 미안한데”......
금연을 시작했다가 다시 담배를 피우는 일은 아주 흔한 일이고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이다. 보통 하나의 습관이나 버릇을 바꾸는데 7번 이상은 도전해야 그 어떤 변화를 이룰 수 있다 하는데 하물며 담배를 끊는 일이 어찌 한번의 시도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수십번 넘어져도 일어나는 오똑이처럼, 비바람이 쳐 흔들려도 꺾이지않는 들꽃처럼, 금연을 시작하고 수없이 흔들릴지라도 금연은 계속 해야하는 것이다.
“부끄럽다”, “창피하다”, “미안하다”라는 말들은 휴지통에 버리고 부끄럽고 미안하다는 생각을 하는 그 힘과 에너지와 시간을 금연하는데 사용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아마도 미안이 감사가 되고, 부끄러움이나 창피함은 당당함과 자랑으로 바꾸어질 것이다.
이렇게 감사와 당당함과 자랑거리로 가득 찬 삶의 소유자가 되어보는 것은 어떠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