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자살이 아니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삶은 자살이 아니다!

0 개 1,909 동진 스님
한국의 추운 겨울 구정인 설을 지내고 얼마 후 마을 이장과 청년협의회 회장이 어느 부인과 딸을 동반하고 저를 찾아 왔습니다. 모처럼의 만남이라 반갑게 인사를 하고 자리를 권하고 작설차를 대접하고 미소를 전했지만 모두 슬픔에 잠겨있고 침묵이 이어 졌습니다. 

사연인즉 작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잘 다니던 23살의 큰 딸이 13층 아파트에서 아래로 투신자살하여 오늘 4일째 되는 날인데 스님을 찾아 왔다는 내용입니다. 저도 순간 가슴이 아프고 조의를 표하고 위로를 드렸습니다. 

무슨 일로 꽃다운 나이에, 항상 희망에 부풀어 있어야 할 나이에, 사랑할 나이에 세상을 포기할 만큼 큰 상처를 앉고 살았는지, 그래서 죽음 이외에 다른 출구가 없었는지, 어떤 의식 구조의 삶을 살았기에 그 높은 곳에서 평소 아래로 보면 어찔어찔 한데 투신자살 할 용기가 어디서 났는지 비통하여 말 할 수 없는 감정이 복받쳐 옵니다.

부모들은 자녀들을 어떻게 교육하고 관리하고 사랑 해 왔는지 의문이 들기도 하고 그런 상태에 이르기까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애처로워 집니다.

부모님의 사랑은 지극한데 딸은 이 세상 보다는 더 높은 이상과 꿈을 찾아 저 세상으로 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죽을 때의 마음이 원망과 분노와 미움으로 꽉 차 있었다면 죽음 이후에도 그 마음을 달래고 깨우치는데는 상당한 어려움을 만나고 그 영혼이 사랑과 평화를 찾기에는 용서와 사랑이 함께 해야 하는데 그런 마음으로 바뀌지 않으면 새 생명을 받아 나는데 큰 난관을 만나게 됩니다.

그녀는 삶이란 단순히 일자리나 직업에 불과한 것은 아니며 놀랄 만큼 광범위하고 심오하고 신비하여 우리들이 인간으로서 기능을 발휘하는 광대무변한 영역임을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나 봅니다.

가정교육, 학교교육이 삶의 모든 과정을 이해하도록 하고 일자리를 구하고 밥벌이를 하는 것을 가르치지만 우리들은 오직 그 목적을 위해서만 교육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몰랐나 봅니다.

인도의 성자 ‘크리슈나무르티’는 “삶을 이해한다는 것은 시험 준비나 하고 수학이나, 물리학이나, 네가 좋아하는 무엇에서 아주 뛰어나다는 것이나, 앞으로 무엇이 되려는 의지보다 훨씬 중요하다... 삶이란 이 모든 것들이며, 그보다 훨씬 차원 높은 무엇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일반적으로 그 삶의 작은 한 쪽 귀퉁이만 이해하도록 스스로 준비를 갖춘다.

우리들은 어떤 시험에 합격하고, 직장을 구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고, 그리고는 점점 더 기계화된다. 우리들은 삶을 두려워하고, 불안해하고, 겁을 낸다. 만일 단순히 밥벌이를 위한 준비를 스스로 하는 정도라면 우리들은 삶의 의미 전체를 상실하는 셈이다.

온갖 미묘함과, 놀랄 만큼의 아름다움과, 슬픔과 기쁨을 지닌 삶의 광활한 공간을 이해하도록 너를 도와주지 않는다면 교육은 분명히 아무런 의미가 없다. 너는 학위를 얻고, 이름 뒤에는 그럴듯한 명칭들이 줄줄이 따라오고, 아주 좋은 직장을 얻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다음에는 무엇이란 말인가? 그 과정에서 네 이성이 둔감하고, 지치고, 우매해진다면 그것이 다 무슨 소용이 있다는 말인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부모와 사회는 자녀들이 안전하게 살기를 바라고, 자녀들 역시 안전하게 살기를 원합니다.

안전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모방 속에서, 큰 창조 없이 일상적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의미가 됩니다. 자녀들은 이런 세계에 잘 조화되도록 교육되어 지고 사회라는 틀 속에 잘 맞아야 한다는 권고를 듣고, 훈련을 받습니다. 본인들도 또 그렇게 되기를 원하며 살아가니 때론 답답하고 삶의 갈증을 느끼게 됩니다.

세계는 각기 다른 신념들과, 신분 및 계급의 차별과, 분리를 시키는 국적과, 온갖 형태의 우매함과 잔인성 때문에 분열되어 가는데 이런 일들을 만나면 적응하기 힘들고 극복하기 어려워져서 삶이 무겁고 자신이 없어집니다. 사회질서의 흐름에 동조하도록 그냥 맡길 것인지 아니면 자유를 지향하고, 다른 사회를,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삶을 살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거짓들에 진저리난 절망에 빠진 영혼들이 진리인 사랑을 만났을 때 자신의 생각들 안에 안주하고 한계내의 삶이 최고의 삶인 줄만 알고 살아가는 고집스런 사람들에게 보다 수월하게 마음의 문을 열게 해야 합니다. 이런 자세들이 자신에게 형성된 생각 [관념, 이념, 아집, 자아]까지 모조리 포기하고 던져 버린 불교의 고승들도 불가능했다는 최고의 경지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되는 에너지입니다.

삶은 정말로 아름답고,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이 참인지를 스스로 발견해 가는 과정이고 사랑을 나누는 것 입니다. 삶의 풍요함을, 그 심오함을, 그 아름다움을 누릴 수가 있어야 합니다.

끊임없이 탐구하고, 끊임없이 관찰하고, 끊임없이 체험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럴 때 진리나, 하느님이나, 부처님이나 사랑을 발견하게 되고 깊이 의식할 수 있게 됩니다. 

막다른 곳에 도달한 자신의 슬프고 아픈 영혼들이 무한한 삶에 대한 진실을 바라보고 사랑을 수용하고 나눌 수 있는 마음의 눈이 열릴 때 축복이 함께 할 것입니다.

삶은 자살이 아니고 축복입니다.

가장 먼 여행

댓글 0 | 조회 2,787 | 2015.08.13

아름다운 여인이 악기를 연주하고...

댓글 0 | 조회 2,658 | 2015.08.27
부산에 견성한 스님이 있다기에 찾아갔다. 법명은 해산 海山, 꿈에도 못 잊을 스님이시다. 체구도 작고 자비로우신 노스님이신데 그저 스님 곁에 앉아 이야기를 들었다… 더보기

금강경의 위력

댓글 0 | 조회 3,248 | 2015.09.09
불교의 경전을 불경(佛經)이라 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과 그 제자들의 가르침을 모아놓은 불교의 경전을 경, 논, 율의 삼장(三藏)이라 하고 영어로는 Buddhis… 더보기

마음 밭을 가꾸는 사람

댓글 0 | 조회 2,249 | 2015.09.24
사람들은 각 분야에서 소망과 완성을 위해 일하고 노력합니다. 사람뿐만이 아니라 동식물들도 결실을 위해 자신의 모습으로 성장해 갑니다. 살아가는 모습들은 육체노동과… 더보기

한 잔의 차에 우주의 의미가 담겨 있다

댓글 0 | 조회 2,290 | 2015.10.14
바람 불고 비 오던 우기철이 지나고 이제 꽃피는 봄날이 왔다. 간간히 바람 불고 비 오지만 계절은 맑고 쾌청한 날로 변해서 움추렸던 나날을 활기차게 한다. 자연의… 더보기

아름다운 얼굴이 되기 위해서는...

댓글 0 | 조회 2,277 | 2015.10.28
배꽃 피는 아침햇살이 좋아 텃밭으로 물을 주기 위해 나선 발걸음에 생각하기를 뭔가를 이룩하고 완성하려면 최소 1만 번의 같은 동작을 되풀이해야 한다는데 이것을 어… 더보기

아름다운 차(茶)는 아름다운 사람과 같다

댓글 0 | 조회 3,276 | 2015.11.12
한 잔의 차를 격있게 마시려면 인접 문화를 만나고 융합 할 때 아름다워 진다. 차에는 도(道)가 있고 예술이 있고 범절이 있다. 차의 정신을 아는 것이 도(道)이… 더보기

다산 정약용 차를 구걸하다 (걸명소:乞茗疏-1)

댓글 0 | 조회 6,183 | 2015.11.26
걸명소란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1762 ~ 1836) 선생이 유배시절에 아암 선사(혜장:1772-1811)에게 茶를 보내주길 간절히 부탁하는 내용의 편지글… 더보기

아프리카 원숭이 처럼

댓글 0 | 조회 2,504 | 2015.12.10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원숭이를 잡으려고 하면 상처내지 않고 잡는 방법이 있다. 원주민들은 조그마한 조롱박 속에 원숭이가 좋아하는 밤과 땅콩 같은 견과류를 그 안에 … 더보기

한 해를 돌아보며 낮잠 자던 토끼를 생각한다

댓글 0 | 조회 2,572 | 2015.12.23
또 한해가 가고 새해가 옵니다. 불완전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바세계에 내 마음과 생각과 행동이 얼마나 많은 피해를 주고 많은 감동을 주었는지 한해를 돌아봅니다. … 더보기

사랑을 전하는 컵의 비밀....

댓글 0 | 조회 2,940 | 2016.01.13
요즘의 오클랜드 날씨는 일 년 중 가장 맑고 화창한 계절 같습니다. 사찰의 연 밭엔 주렴계가 연(蓮)을 사랑하고 애찬하며 노래한 애련설(愛蓮說)의 주인공인 연꽃이… 더보기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연꽃

댓글 0 | 조회 3,761 | 2016.01.27
애련설 (愛蓮說) 주돈이 (周敦餌)물과 땅에서 자라는 풀과 나무의 꽃에서 사랑 할 것이 매우 많다.진(晋)나라 도연명은 유독 국화를 사랑했고당나라 이래로 세상 사… 더보기

누가 내 얼굴에 침을 뱉으면…

댓글 0 | 조회 4,847 | 2016.02.10
사람을 만나는 관계 속에서 모두 기쁘고 즐거운 일만 있지 않습니다.때론 맘 상하고 자존심 상해서 분노하고 형사 사건까지 가기도 합니다.모두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고… 더보기

백은선사

댓글 0 | 조회 4,907 | 2016.02.25
일본 임제종의 선불교를 중흥시킨 백은<白隱 하쿠인: 1685~1768>선사는 수행으로 명성이 드높아 살아있는 부처라고 일컬어지시는 분인데 많은 스님들과… 더보기

두 처녀

댓글 0 | 조회 2,582 | 2016.03.09
기나긴 인생을 살아가노라면 행 불행이 늘 함께 한다. 때론 웃고 때론 즐거워 한다. 그리고 행복도 불행도 하지 않는 평온의 세계에 머문다. 진리를 아는 사람은 행… 더보기

평등한 마음을 가져라

댓글 0 | 조회 2,273 | 2016.03.23
중국의 큰 사찰에 화엄경을 100일 동안 설법하는 큰 법회가 열렸다.그 절에는 그 설법을 듣기 위해 매일 1,000여명의 대중이 몰려들었다.법사가 법상에 등단하여… 더보기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이별이지는 않게....

댓글 0 | 조회 2,690 | 2016.04.13
매미가 울어대던 긴 여름이 지나고 이제 고운 단풍이 산천을 수놓고 있습니다. 계절이 순환하듯 인생도 옷을 갈아입어야 할 때가 있나 봅니다.그동안 남국정사에서 살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