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빨래 통에 있는
아내의 분홍색 속옷 몇 개
화사했던 분홍빛 시절이
점점 닳아져가도 묵인한다는 듯
얇은 자기 속옷을
정성스레 비빌 아내가
불쌍한 몸짓으로 어른거려
아내 몰래
무궁화표 빨래비누로
깨끗이 씻어
가지런히 널고
초겨울 볕에
차갑게 마른 속옷을
단정히 접어
서랍에 넣어 줄 때
아내의 잠든 입술에서
가난한 목사의 아내로 살다 가신
어머니의 하루의 신음소리가 들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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