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4] Oh, my God! 雪花 秀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324] Oh, my God! 雪花 秀

0 개 2,875 코리아타임즈
  雪花! 그 글씨만 보아도 백옥같은 눈꽃이 눈에 시원하다. 요즈음 한국은 눈꽃 속에 파묻힌 하얀 나라란다. 싸한 바람 속에 소복 단장한 고궁 뒷 뜰을 산책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떠오른다. 공해로 오염된 얼룩들을 묻어 버리고 햇빛속에 빛나는 은빛세계로 찬란하게 꿈을 펼치고 고요히 숨쉬고 있을 그 곳. 그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소포가 날아왔다. ‘雪花 秀’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는동안 그렇게 값나가는 화장품은 사서 써본 일이 없는데 예쁜 내 올케가 시누님이라고 그것 바르고 젊게 예쁘게 살라며 보내준 것이다. 정말로 하얗게 눈꽃처럼 내 얼굴이 피어나려나?

  반짝이는 포장지로 얌전히 싼 자그마한 상자를 쿠리어로부터 받아 들었다. 그런데 받아 든 순간 감축이 산뜻하지가 못했다. 손바닥이 축축한 느낌이 들어 서둘러 포장지를 벗겨 냈다. 물기가 서려 있다. 먼길 오려니 그것도 힘이 들어 뚜껑이 헐거워져 조금씩 흘렀나 보구나. 그러나 무언지 조금 심상치 않은 느낌이 들어 고개를 갸우뚱하며 뚜껑을 열어 본 순간, 세상에 이럴 수가!!! 깨어진 유리조각들이 하얀로션과 엉겨서 말이 아니었다. 스킨은 아예 말라 버려 흔적조차 없어져 얼룩만 남겨 놓았고 백옥같은 로션 만이 그 속에 흥건했다.

  너무 기가 막히고 아까워서 그 하얀 유액 속에 손가락을 넣어 보았더니 유리가루가 사그락거려서 조금도 건질 방법이 없었다. 망서리던 끝에 할 수 없지, 포장지째 몽땅 싸가지고 쓰레기통에 넣고 돌아서는데 얼굴에 경련이 일었다. 나는 그게 그렇게 비싼 것인지도 남들이 말해줘서 나중에 알았다. 그냥 내가 보통 쓰는 것보다 고급품이라는 정도로는 알았지만 그리 고가품이라고는 몰랐었다. 거기다가 이만칠천원인가 하는 우송료까지…, 복주머니가 시원스럽게 박힌 온통 얼룩무늬로 요란해진 빨강색의 연하장을 케이스 밑바닥에서 꺼냈다.

  내 색씨가 보내는 것이니 바르고 예뻐지라는 오빠의 편지와 함께. 어떡하지, 잘 받았노라고 고맙다고 해야 할텐데……, 그렇게 말하기엔 내 감정이 솔직해서 쉽지 않을테고 능청스럽게 거짓말 좀 잘했으면 이럴 땐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붙인지 사흘만에 번개같이 빨리도 왔기에 내 감정을 삭히는데 며칠간의 여유는 되어 다행이었다.

  오빠 정년퇴직 하시고 전원생활 한다고 시골 내려가 새집 짓고 사시더니 정말 시골사람 다 되셨네. 어찌해서 여기까지 먼데 오는 선물포장을 그리 허술히 모양만 내셨대. 살짝 오빠를 원망해보는 마음도 생겼다. 그러나 외국에 나와 외롭게 산다고 자주 만날 수 없는 그리움을 마음에 담아 보내준 선물. 실물은 없어졌어도 그 마음만은 내 마음 깊은 곳에 곱게 예쁘게 자리했다. 그것으로 만족해야지. 전번에 한국 갔을 때도 초라하게 기죽지 말며 살라고 화장품을 사 주던 내 사랑스런 올케. 매일매일 그 고마움이 내 얼굴에 화사함을 더 해주고 있잖은가.

  내 마음에 행복을 꽃피워주는 아름다운 사람들. 혼자 유기 된 것처럼 외롭다가도 피붙이 동기간들이 보내오는 따뜻한 온기로 다시 기운을 회복해 살맛나는 세상이 되곤한다. 떨어져 있기에 더 그리운 가족들!

  가까운 곳에서 평범했던 일들이 새롭게 재조명되는, 그래서 이별의 아픔도 견디고 살게 마련인가보다.

  나는 전화 다이얼을 자신있게 눌렀다.

“오빠 선물 잘 받았어요. 고마워요”

“내가 보낸게 아니고 색씨가 보낸거야 바르고 예뻐지셔”

  수화기를 놓으며 혼자 피식 웃음이 나왔다. 마누라 추켜 세우는 오빠의 노후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늙어서 대우받는 남편의 철학으로 행복하게 살아 가시는 현명한 우리오빠.

  복사꽃 피는 과수원 자락에 졸듯이 혼자 서 있는 집안에선 오늘도 맛있는 음식냄새가 풍겨 나겠지. 감칠맛 내는 올케의 솜씨만이…….

  지금은 복사꽃보다 더 화사한 흰 눈꽃을 피우고 있을 그 곳. 갑자기 달려가고 싶다. 그나저나 올케의 마음을 닮아 정말로 고와져야 할텐데 또 한 살 나이를 먹었으니 겹쳐지는 주름살 때문에 어쩌지. 다음번에 만났을 때 실망할 표정들이 지금부터 걱정이 된다.

  그래 雪花 秀 화장품을 마음속에 바르자. 고운 마음 예쁜 표정으로 살면 되는 거지. 마음에 짙은 화장을 하자.

[376] 두 그루 참나무 이야기

댓글 0 | 조회 1,976 | 2008.03.11
어느 집 뒤 야트막한 야산에 참나무 두 그루가 있었다. 한 그루는 양지바르고 기름진 땅에서 곧고 튼튼하게 자랐다. 아침에 산책 나온 집 주인이 나무등걸을 쓰다듬으… 더보기

[374] 마음과 건강(Ⅲ)

댓글 0 | 조회 1,555 | 2008.02.12
조상의 삶과 마음도 자손의 건강에 영향을 준다. 몸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다. 삶과 마음은 세포 하나하나에 100% 저장된다. 동물의 체세포 하나만 있으면 똑 같은… 더보기

[373] 마음과 건강(Ⅱ)

댓글 0 | 조회 1,640 | 2008.01.30
마음을 이해하면 건강과 병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사람은 살면서 보고 듣고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모두 내 안에 담고 있다. 부모형제, 친인척은 물론, 학교 친구… 더보기

[372] 마음과 건강(Ⅰ)

댓글 0 | 조회 1,624 | 2008.01.15
캄캄한 밤에 인적이 끊어진 깊은 산 숲 속 길을 걸어가면 무서운 마음에 몸이 긴장되고 살갗에 소름이 돋으며 머리칼이 쭈삣 쭈삣 선다. 화가 많이 나면 숨이 가빠지… 더보기

[371] 불나방(Ⅱ)

댓글 0 | 조회 1,548 | 2007.12.20
불나방이 동심원을 그리면서 불꽃으로 다가 가는 것을 보던 매미가 '그러다가 불에 타 죽는다' 고 경고해 주어도 불나방에게는 그 말이 들리지 않는다. 불나방은 좋아… 더보기

[370] 불나방(Ⅰ)

댓글 0 | 조회 1,560 | 2007.12.11
불나방은 불을 보면 날아가서 동심원을 그리며 불꽃 주위를 맴돌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크게 원을 그리며 돌지만 차츰차츰 작은 원을 그리며 돌면서 점점 불꽃으로 다가… 더보기

[369] 뜻밖의 결과(Ⅱ) - 영감(靈感)

댓글 0 | 조회 1,536 | 2007.11.28
만유인력. 뉴턴은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모든 물체가 서로 끌어 당기는 힘(引力)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알키메데스의 원리. 알키메데스는 목욕하기 위해 … 더보기

[368] 뜻밖의 결과(Ⅰ) - 실수(失手)

댓글 0 | 조회 1,564 | 2007.11.13
비아그라. 최근 발기부전(勃起不全) 치료제로 각광받고 있는 약이다. 원래는 심장질환을 치료하려고 개발되었지만 개발 의도와는 전혀 관계없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아… 더보기

[367] 모두가 내 탓(Ⅱ)

댓글 0 | 조회 1,524 | 2007.10.24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이 있다. 삶을 살면서 생긴 마음은 모두 저장이 되었다가 그 마음이 일어날 조건이 갖추어지면 다시 일어난다. 자라… 더보기

[366] 모두가 내 탓(Ⅰ)

댓글 0 | 조회 1,504 | 2007.10.09
일체는 내가 있어서 내 탓이다. 내가 말하고 행하여서 내 탓이다. 잘 한 것도 내 탓이고 잘못 한 것도 내 탓이다. 탓하는 그것이 내 안에 있어서 내 탓이다. 누… 더보기

[365] 남 탓하며 산다(Ⅱ)

댓글 0 | 조회 1,600 | 2007.09.26
시련을 겪으면 하늘을 원망하기도 합니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착하고 성실한 저에게 왜 이런 시련을 주십니까?”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 하늘의 이치입니다. 살면서… 더보기

[364] 남 탓하며 산다(Ⅰ)

댓글 0 | 조회 1,410 | 2007.09.11
여우가 길을 가다가 어느 집 담장 밖으로 넘어온 포도 넝쿨에 포도 송이가 탐스럽게 열려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여우는 입맛을 다시며 포도를 따먹으려고 힘껏 뛰어 … 더보기

[363] 나는 누구인가(Ⅱ)

댓글 0 | 조회 2,328 | 2007.08.28
성현(聖賢)들이 참된 복이 무엇인지 알려 주어도 알아듣지 못하고 참된 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를 몸소 보여 주었는데도 그렇게 살지 못하는 나는… 더보기

[362] 나는 누구인가(Ⅰ)

댓글 0 | 조회 2,053 | 2007.08.14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언제나 어디서나 또 부모형제자매, 친인척, 주위의 모든 사람에게 잘 한 것이 하나도 없으면서 잘 살았다고 내 세웠던 나는 누구인가? 아… 더보기

[361] 길 떠나 온 사연

댓글 0 | 조회 1,404 | 2007.07.24
그 부모한테 태어난 사연도 지금 이곳에 오기 위함이었습니다. 오줌 싸고 동 쌌던 것도 할머니 무릎 베고 누워 ‘옛날 옛날에…’ 이야기 듣던 것도, 엄마 등에 업혀… 더보기

[360] 물 웅덩이

댓글 0 | 조회 1,650 | 2007.07.10
깊은 산골짜기에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어느 해 여름 큰 비가 와서 한바탕 물난리가 계곡을 헤집고 간 뒤에 물길을 가로막고 있던 황소만한 바위가 거센 물살… 더보기

[359] 머무름

댓글 0 | 조회 1,329 | 2007.06.27
구름도 흐르고 바람도 흐르고 물도 흐른다. 별도 흐르고 태양도 흐르고 달도 흐르고 지구도 흐른다. 이 온 천지에 있는 만물만상이 나고 존재하여 사는 것도 존재하여… 더보기

[358] 가진 것에 매여 산다(Ⅲ)

댓글 0 | 조회 1,419 | 2007.06.13
사람은 태어나 살면서 보고 듣고 배우고 경험한 것을 내 안에 담아 두고(가지고) 산다. 그리고 담아 둔 그것 밖에 모른다. 담아 둔 만큼만 행하고 산다. 더도 덜… 더보기

[357] 가진 것에 매여 산다(Ⅱ)

댓글 0 | 조회 1,432 | 2007.05.23
사람은 무엇이든지 마음에 담아두고 산다. 오감(五感)으로 느낀 일체 -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 맡고, 혀로 맛보고, 피부로 느낀 촉감 - 를 마음에… 더보기

[356] 가진 것에 매여 산다(Ⅰ)

댓글 0 | 조회 1,432 | 2007.05.09
사람은 가짐의 마음을 가져 온갖 것을 가지고 산다. 그리고 그 가진 것에 매여 산다. 처음 창조되어 마음이 없었을 때에는‘나’ 를 가지지 않아 ‘나의 삶’ 이 없… 더보기

[355] 동양인이 보는 달, 서양인이 보는 달

댓글 0 | 조회 1,522 | 2007.04.24
동양인이 보는 달은 아름답고 신비로우며, 때로는 낭만적이다. 예로부터 수많은 시인들이 달을 노래하였다. 중국 당나라의 이태백은 술이 취하여 강물에 비친 달을 건지… 더보기

[354] 오만(傲慢)함, 그리고 어리석음(Ⅱ)

댓글 0 | 조회 1,583 | 2007.04.12
성현들이 전하는 하늘뜻을 그 당시에도 잘 몰랐고 오랜 세월이 흐른 현재도 잘 모르면서 예전에는 사람이 무지하여 그 뜻을 잘 몰랐지만 지금은 인지(人智)가 발달하여… 더보기

[353] 오만(傲慢)함, 그리고 어리석음(Ⅰ)

댓글 0 | 조회 1,517 | 2007.03.27
사람은 자기가 살아온 환경과 조건 속에서 보고, 듣고, 배우고, 경험한 것 밖에 모른다. 그 속에 갇혀 있으면서 갇혀 있음을 모른다. 또 자기가 보고, 듣고, 배… 더보기

[352] 무지(無知)와 무지(無智)-Ⅱ

댓글 0 | 조회 1,708 | 2007.03.12
인류가 지금까지 지식을 넓혀오는 과정을 보면 그 당시의 과학 수준에서는 다 밝혀졌다고 생각하였으나 과학이 더 발달한 후일에 보면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거나 과거에 … 더보기

[351] 무지(無知)와 무지(無智)-Ⅰ

댓글 0 | 조회 1,436 | 2007.02.26
사람은 지식을 끊임없이 축적하면서 아는 범위를 계속 넓혀왔고 그 결과 무지(無知)를 점점 벗어나게 되었다. 사람이 근원적인 의문(‘나'라는 존재가 무엇인지, 어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