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받은 축복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뉴질랜드에서 받은 축복

0 개 6,060 NZ코리아포스트
외국에 나와 산다는 것이 생각했던 것 보다 쉽지 않다는 것은 모국을 떠나 외국 생활을 몇 년 이상 해본 사람들이라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요즈음은 한국 경제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뉴질랜드의 경제도 어려워서 많은 교민 분들이 힘든 시기를 함께 겪고 있기에, ‘내가 뉴질랜드에 살면서 어떤 복을 받고 살아가는가?’를 생각해 본다는 것은 조금은 사치스러운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힘들고 어려울 때 그 동안 내가 받아 누려온 복들을 세어볼 수 있다면, 이 어려운 시기를 시기와 질투, 원망과 불평 없이 잘 넘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 처음 뉴질랜드로 이민 올 때, 뉴질랜드에서는 영어를 가르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런 나의 생각은 이웃집에 살던 한국 학생이 영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았을 때 여지 없이 무너져 버렸다. 그러면서 시작한 ‘뉴질랜드에서 영어 가르치기’는 영어 때문에 고통을 겪는 학생들에게 희망의 빛을 찾도록 도와주는 타인을 위한 일이기도 했지만, 현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과정 중에 스스로 많은 것을 배우게 해주기도 한, 나를 위한 일이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영어에 대한 지식은 충분히 얻을 수 있었지만 그 영어가 담겨져 사용되는 문화에 대한 이해가 충분치 않았었다. 그러나 뉴질랜드에 살면서, 또 뉴질랜드 출신의 작가가 쓴 문학 작품들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면서 언어는 그 언어가 사용되는 문화 속에서 완전해 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예를 들면, 학생시절 한국에서 한국말로 읽었던 뉴질랜드 출신의 작가 Katherine Mansfield의 ‘Garden Party(원유회)’라는 작품을 뉴질랜드에서 영어로 학생들에게 가르칠 때, 그 소설 속에서 묘사하고 있는 ‘가든 파티를 하기에 완벽하고 아름다운 날씨와 아름다운 꽃들’에 대한 이야기는 그저 상상 속에서나 느낄 수 있는 이국적 풍경이 아니라, 내가 직접 느끼고 체험하고 있는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날씨와 꽃들과 바람들이 되었다. 전에 살았던 Stanmore Bay의 Vipond Road에는, 바다 풍경이 보이는 왼쪽으로는 어마어마하게 크고 아름다운 집들이지만 바다 풍경이 보이지 않고 골짜기 밑으로 연결되는 오른 쪽으로는 낡고 초라한 집들이 늘어 서 있었다. 그래서 가든 파티의 어린 여자 주인공인 Laura가 커다란 정원을 갖고 있는 자기 집을 떠나, 골목길을 내려가 후미진 곳에 있는, 죽은 마부의 집으로 문상 가는 장면을 읽을 때는, 그 집으로 내려가는 길이 마치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한 모퉁이를 보고 있는 듯 선명하게 그려졌다. 그래서 한국에서 이 작품을 읽었을 때 보다 더 깊이 있게 작품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것은 필자가 뉴질랜드에서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면서 얻게 된 축복 중에 하나다.

뉴질랜드에서 받은 또 다른 축복은 흙과 친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손에만 들어오면 식물들이 다 죽어버린다고 아예 화초 조차도 사지 않았었지만, 여기서는 텃밭이나 정원에 올라오는 잡초들을 맨 손으로 뽑다가 손톱 밑이 새까맣게 물들어 버리기도 하고, 과일 나무들이 건강하게 자라 과실을 많이 맺으라고 유기농 비료인 양의 배설물 말린 것을 밭에 묻어 주기도 한다. 또한 정원에 심어놓은 작은 수선화 알뿌리들에서 봄이면 꽃대가 쑥쑥 올라와 그 끝에 봉우리가 맺히고, 매일 조금씩 꽃으로 피어나는 것을 보는 것도 뉴질랜드에서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다.

그 외에도 뉴질랜드에서의 생활은 나에게 새로운 음식에 대한 눈이 열리는 축복을 가져다 주었다. 한국에서는 케익을 얼마나 예쁘고 정성스럽게 만들어지는지, 만드는 과정 중 작은 실수를 하나라도 하면 그 케익을 망쳐버리게 되고는 했었다. 그러나 5분내지 10분 안에 뚝딱 만들어 오븐에 넣으면 끝나는 너무 간편한 뉴질랜드식 케익 굽는 방법들은 필자에게 새로운 미각의 세계를 탐험해 볼 용기를 주었다. 또한 여러 나라들에서 온 뉴질랜드 사람들과 섞여 살면서 여러 가지 다른 나라 음식들을 접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그들에 대한 이해도 그만큼 다양해지고 넓어졌을 것이다.

빠르게 발전하는 한국사회에서 영원히 뒤쳐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한국에서만 살았다면 깨달을 수도 없고 누릴 수도 없었던 많은 것들이 축복으로 주어졌으니, 어려운 시기가 지나가도록 감사하면서 잠잠히 세월을 보내는 것도 그 다음에 다가올 또 다른 세계를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을까 한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불나방

댓글 0 | 조회 2,287 | 2009.05.13
불나방 마을에서 마을 지도자를 뽑기로 하였는데 세 명의 불나방이 후보로 나섰다. 첫 번째 후보는 주택정책을 들고 나왔다. '우리 불나방은 약하기 때문에 다른 곤충… 더보기

유혹(誘惑)

댓글 0 | 조회 2,091 | 2009.04.28
꿀단지가 넘어져 꿀물이 쏟아졌습니다. 꿀 냄새를 맡은 파리가 날아와서 엎질러진 꿀물 위에 앉아 정신 없이 꿀을 핥아 먹기 시작했습니다. 배가 터지게 꿀물을 먹은 … 더보기

산 속의 토끼처럼

댓글 0 | 조회 1,853 | 2009.04.15
토끼가 달려가다가 바위를 만나면 그냥 바위를 피하여 가고자 하는 곳으로 달려간다. '바위가 왜 저기 있을까, 저 바위는 크기가 얼마나 될까, 현무암일까 화강암일까… 더보기

그냥 있고 그냥 산다(Ⅱ)

댓글 0 | 조회 2,103 | 2009.03.25
물이 수증기가 되어 하늘에 올라 구름이 되었다가 빗방울이 되어 땅에 떨어진다. 땅에 떨어진 빗방울이 모여 개울이 되고 개울이 큰 강물 되어 바다를 이룬다. 대지(… 더보기

그냥 있고 그냥 산다(Ⅰ)

댓글 0 | 조회 2,176 | 2009.03.11
세상은 창조주에 의하여 창조된 창조주의 세상이다. 따라서 우주에 존재하는 만상만물 일체는 창조주에 의하여 나누어 졌으며 창조주의 뜻에 의하여(뜻에 맞게) 있고, … 더보기

고양이는 '야옹야옹' 생쥐는 '찍찍'

댓글 0 | 조회 2,000 | 2009.02.24
아름다운 숲 속에 고양이와 생쥐가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어느 화창한 봄날 꾀꼬리가 날아와 우는 것을 보고 고양이와 생쥐는 호랑이 임금님한테 달려갔다. “임금님,… 더보기

알지만 그렇게 살지 못하는 이유

댓글 0 | 조회 2,101 | 2009.02.10
일상 생활에서 용변(用便)을 본 경우는 특별히 기억에 남지 않는다. 그러나 회사에서 일이 끝난 후 집에 돌아오다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이웃집 담에 실례를 한 경… 더보기

아는 것과 되는 것

댓글 0 | 조회 1,712 | 2009.01.28
몸이 약한 두 사람이 있었다. 몸이 쇠약하여 하루하루 생활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느끼게 되자 건강을 위해 무언가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한 사람은 건강해지기 위해서… 더보기

바람처럼 물처럼

댓글 0 | 조회 1,851 | 2009.01.14
공기도 물도 넘치는 곳에서 모자라는 곳으로 흐른다. 공기가 많은 곳은 기압이 높고(高氣壓) 공기가 모자라는 곳은 기압이 낮다(低氣壓). 공기는 고기압에서 저기압으… 더보기

새해에 크게 복된 삶 사십시오

댓글 0 | 조회 1,733 | 2008.12.23
복은 누가 주는 것도 아니고 누구로부터 받는 것도 아닙니다. 복은 내가 짓는 것입니다. 복은 복을 담을 그릇의 크기만큼 담을 수 있습니다. 작은 그릇은 작은 복 … 더보기

마음과 건강(Ⅳ)

댓글 0 | 조회 1,655 | 2008.12.09
동네 골목길에서 산책을 하다가 목줄이 풀려 갑자기 뛰쳐나온 사나운 개에게 물렸을 때 개한테 물린 상처를 치료하고 광견병 예방처치를 받으면 치료가 끝나지만 그 후에… 더보기

마음과 건강(Ⅲ)

댓글 0 | 조회 1,814 | 2008.11.26
조상의 삶과 마음도 자손의 건강에 영향을 준다. 몸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다. 삶과 마음은 세포 하나하나에 100% 저장된다. 동물의 체세포 하나만 있으면 똑 같은… 더보기

마음과 건강(Ⅱ)

댓글 0 | 조회 1,442 | 2008.11.11
마음을 이해하면 건강과 병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사람은 살면서 보고 듣고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모두 내 안에 담고 있다. 부모형제, 친인척은 물론, 학교 친구… 더보기

마음과 건강(Ⅰ)

댓글 0 | 조회 1,427 | 2008.10.30
캄캄한 밤에 인적이 끊어진 깊은 산 숲 속 길을 걸어가면 무서운 마음에 몸이 긴장되고 살갗에 소름이 돋으며 머리칼이 쭈삣 쭈삣 선다. 화가 많이 나면 숨이 가빠지… 더보기

길 떠나 온 사연

댓글 0 | 조회 1,581 | 2008.10.14
그 부모한테 태어난 사연도 지금 이 곳에 오기 위함이었습니다. 오줌 싸고 동 쌌던 것도 할머니 무릎 베고 누워 ‘옛날 옛날에…’ 이야기 듣던 것도, 엄마 등에 업… 더보기

닫힌마음, 열린마음(Ⅱ)

댓글 0 | 조회 1,934 | 2008.09.24
사람이 마음이 닫혀 있는 근본 원인은 온 세상과 온 삶을 찍어 놓은 마음세계를 지어놓고 그 마음세계 속에서 자기 중심적으로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가진 마… 더보기

닫힌마음, 열린마음(Ⅰ)

댓글 0 | 조회 1,725 | 2008.09.12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오감(五感)으로 인지(認知)한 것, 인식(認識)한 것(외부세계, 지식과 정보)을 하나도 빠짐없이 마음에 담아 놓고 있습니다. 눈으로 본 것,… 더보기

기복(祈福)

댓글 0 | 조회 1,939 | 2008.08.27
사람은 누구나 복을 받으려 하고 복을 줄 수 있다고 믿는 절대적인 존재에게 복을 빈다. 우리의 선조들도 자식 잘되게 해 달라고 빌기도 하고 살면서 시련에 부딪치면… 더보기

[383] 김유신의 말

댓글 0 | 조회 2,045 | 2008.06.25
김유신이 젊었을 때 천관(天官)이란 여인의 집에 자주 드나들자 어머니 만명(萬明)부인이 왕과 부모에게 기쁨을 주기를 기대했는데 술과 여자를 즐기느냐며 울며 타이르… 더보기

[382] 기복(祈福)

댓글 0 | 조회 1,743 | 2008.06.10
사람은 누구나 복을 받으려 하고 복을 줄 수 있다고 믿는 절대적인 존재에게 복을 빈다. 우리의 선조들도 자식 잘되게 해 달라고 빌기도 하고 살면서 시련에 부딪치면… 더보기

[381] 고해(苦海)

댓글 0 | 조회 1,623 | 2008.05.28
사람의 삶에는 참 행복이 없다. 그것은 사람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항상 부족함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사람이 완전한 존재라면 일체의 부족함 없는 충… 더보기

[380] 고집(固執) - II

댓글 0 | 조회 1,687 | 2008.05.13
대원군은 자기의 고집 때문에 외부세계에 문을 굳게 닫아걸고 쇄국정책을 펴다가 앞선 서양문물을 받아들여 나라의 힘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놓침으로써 일본의 식민지배… 더보기

[379] 고집(固執) - I

댓글 0 | 조회 1,729 | 2008.04.23
'고집이 세다'는 말은 자기 생각이나 주장을 굽히지 않고 남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을 말한다. '틀이 세다'는 말도 같은 말이다.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사람은 … 더보기

[378] 계산하고 산다, 저울질하고 산다

댓글 0 | 조회 1,827 | 2008.04.08
어린 시절 어머니가 먹을 것을 주면 형과 아우는 어느 것이 더 많은가, 어느 것이 더 맛있을까를 저울질하면서 서로 다툰다. 어머니나 아버지가 심부름을 시키려 하거… 더보기

[377] 떠남

댓글 0 | 조회 1,663 | 2008.03.26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어린 시절 고향을 떠나 객지생활 50년이 넘었으나 아련한 고향생각에 잠 못 이룬다. 고향 사람이라도 만나면 속없이 반갑고 고향을 주제로 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