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하게~ 쿨하게~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쿨하게~ 쿨하게~

0 개 1,994 안진희
“아~ 맛있는 밥이당. 냠냠 맛있게 먹자아~” 즐겁고 의욕 충만하게 시작되는 식사 시간이다.

“야아~ 왜에~ 좀 먹어보자아~ 엄마가 맛있게 했자나.” 흠. 아직까진 애교가 실려있다.

그러나 아들은 엄마의 갖은 노력과 아양에도 절대 입을 열지 않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먹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를 온몸으로 표현한다.

“야! 너 진짜 안 먹을거야? 맛있는데 왜 안 먹어!” 이쯤되면 슬슬 목소리에 짜증이 실리기 시작한다.

“아놔 진짜. 안 먹을거면 관둬! 치워치워! 굶어봐야 정신을 차리지.” 결국은 이렇게 끝난다.

피곤한 몸 이끌고 온갖 방해에도 굴하지 않고 열심히 차려낸 밥상을 거부당해 기분이 상하는 것인지, 아니면 밥을 제대로 안 먹어서 잘 못 크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정확히 무엇 때문이라고 할 수 없는 원인 미상의 울분과 화가 발끝에서부터 치솟아 올라 목소리에 고스란히 전달되는 시점이다.

우리 아들은 특별히 가리는 것은 없는데 희한하게 똑같은 메뉴라도 어떤 날은 거들떠도 안보고 어떤 날은 완전 흡입 모드이고 참 종잡을 수가 없다. 식판을 앞에다 들이밀고 오늘은 잘 먹어주시려나 몇 숟가락이나 먹으려나 조마조마 눈치 보는 심정이란… 시어머니께도 안하는 시집살이를 아들한테 당하고 있네 참…

관두라고 소리는 쳤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한 입이라도 더 먹여보려고 꽁무니를 졸졸 쫓아다니는 걸 보고는 우리 신랑 쿨하게 한마디 던진다.

“안 먹을라카면 걍 먹이지 말아뿌라.”

아.. 나도 쿨하고 싶다.

“밥 제대로 안 먹어서 잘 안 크면 나중에 그 원망을 어찌 들을 건데? 밥 안 먹고 과자 같은 걸로 배 채워서 맨날 골골하면 뒷 감당은 어떻게 할건데? 안 먹는다고 그냥 안 주면 하루종일도 굶는데 그냥 놔둘거야?”라고 마구마구 쏟아내고 싶지만.. 애 놓고 한껏 둔해진 내 뇌에서 그렇게 화려한 언변은 절대 쏟아져주지 않는다.

약속 시간을 잡을 때마다 고민하는 모습에 지인 분들은, “아휴, 낮잠 한번 안 재운다고 애가 뭐 어떻게 되나.” “한번쯤은 잠 좀 늦게 재워도 괜찮아.”라고 쿨하게들 말씀하신다.

“저희 아들이 낮잠을 제때 안 자면 오후 늦게부터 피곤에 쩔어서 폭풍 짜증을 발산하고 껌딱지처럼 붙어서 저녁은 커녕 아무것도 못하고, 그럼 늦게 퇴근한 신랑한테 애 좀 보라고 하고 부리나케 밥해서 먹이느라 밤잠 시간도 늦어져서 애를 재우기는 더 힘들어지고 푹 자지도 못하게 되서 결국 온 식구가 피곤에 쩔개 되는 일상이 반복된답니다.”라고 자세하게 설명하고 싶지만 이거 무슨 국회 의정 보고도 아니고…

그럴 때면 그저 유별난 과보호쟁이 엄마로 인식되는 편이 한결 더 쉽다는 생각이 든다. 음..이제보니 나도 남들처럼 쿨하다.

일전에 어느 블로그에서 한 엄마가, 요즘 엄마들은 왜 그렇게 별나게 애를 키우는지 모르겠다는 어른들 말씀에. 예전에는 소금이면 소금, 설탕이면 설탕. 모두 한 브랜드만 있어서 그냥 집어서 쓰면 됐지만, 지금은 너무나도 종류가 많아서 자연스럽게 무엇을 사야할 지 고민하고 공부를 하게 되는 거라고.

예전엔 아무거나 막 먹여서 키워도 다들 잘 컸다라는 말씀에. 그렇게 입이 즐거운 것들을 먹으며 자란 저희 몸에 쌓인 독소가 우리 아이들에게 내려가 그 아이들이 아토피라는 듣도보도 못한 병에 시달리고 있어 우리는 먹고 바르고 입히는 모든 것들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고. 라고 한껏 반박하고 싶었지만 그저 웃음으로 넘겼다고 하더라.

아.. 역시 다른 엄마들도 쿨하고 그 주변 분들도 쿨하신가 보다.

아들아! 너도 쿨하게 밥 좀 잘 먹어주면 안되겠니? 우리 함께 쿨해져보자꾸나~!

웰링턴 예술기행(Ⅳ)

댓글 0 | 조회 2,334 | 2012.03.27
▶ Museum of Wellington City & Sea 예술아카데미 갤러리(NZ Academy of Fine Art)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는 웰링… 더보기

웰링턴 예술기행(Ⅲ)

댓글 0 | 조회 2,566 | 2012.03.13
▶ NZ Academy of Fine Arts & NZ Portrait Gallery 국회의사당에서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방향으로 걸어가면 레스토랑과 카페… 더보기

웰링턴 예술기행(Ⅱ)

댓글 0 | 조회 2,207 | 2012.02.29
개인적으로 뉴질랜드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이 웰링턴의 국회의사당(Parliamnet)이라고 생각한다.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고대 유물과 유적들은 우리들에게 과거를… 더보기

웰링턴 예술기행(Ⅰ)

댓글 0 | 조회 2,313 | 2012.02.15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느껴지는 차가운 바람의 기운 때문에, 햇살을 받아 반짝거리는 오클랜드의 해변과 맑고 아름다운 하늘이 그리웠다. 여름을 즐기기 위해 입고 온 원… 더보기

Marlborough of Wine(Ⅱ)

댓글 0 | 조회 2,340 | 2012.02.02
끝이 보이지 않는 길 위에서 보이는 포도밭은 지평선과 닮아 있었다. 깊이를 가늠할 순 없지만 묘한 편안함과 안락함이 가져다 주는 여유로움은 와인을 즐기기 위한 분… 더보기

Marlborough of Wine(Ⅱ)

댓글 0 | 조회 1,518 | 2012.02.01
끝이 보이지 않는 길 위에서 보이는 포도밭은 지평선과 닮아 있었다. 깊이를 가늠할 순 없지만 묘한 편안함과 안락함이 가져다 주는 여유로움은 와인을 즐기기 위한 분… 더보기

Waiheke island of Wine(Ⅰ)

댓글 0 | 조회 3,280 | 2012.01.18
오클랜드에서 페리로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와이헤케섬(Waiheke Island)는 와인의 섬으로 더 유명하다. 최근 뉴질랜드에서 가장 활발하게 발전하고 있는 … 더보기

Fall in love with ART(Ⅱ)

댓글 0 | 조회 4,061 | 2011.12.13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는 소위 디지털의 정보화로 요약되는 첨단 과학·기술 시대이다. 물질이 주는 풍요로움은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바꾸었지만, 개인… 더보기

Fall in love with ART(Ⅰ)

댓글 0 | 조회 2,696 | 2011.11.23
다가오는 2012년이 얼마 남지 않은 요즘, 여러 가지 상황과 일로 마음이 복잡했다. 음악이 내게 주는 위로에 익숙해지기 시작한지가 언제부터였는지, 이제는 습관이… 더보기

See the Sea in Tauranga

댓글 0 | 조회 2,410 | 2011.11.10
금방이라도 하늘과 닿을 것 같은 푸른 바다의 위를 가르며 길게 뻗어있는 도시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망가누이산 정상에서 나는, 타우랑가를 보았다. 노동절을 위한 … 더보기

엄마 미안해. 그땐 몰랐어

댓글 0 | 조회 2,401 | 2013.08.27
‘으아아~ 엄마 무서워! 파리 파리!’ ‘엄마가 파리는 무서운거 아니랬지? 파리는 그냥 드러운거야. 무서워하지 말고 얼른 잡아!&… 더보기

오늘도 나는 반성합니다

댓글 0 | 조회 1,726 | 2013.08.13
노래도 부르고 이리저리 구르기도 하고 한마디로 생 난리를 치더니 어느새 조용하다. 드디어 잠이 들었다. 잠든 모습을 보고 있자면 괜시리 미안해진다. 아까 괜히 소… 더보기

엄마 어디가

댓글 0 | 조회 1,676 | 2013.07.23
요즘 한국에서는 ‘아빠, 어디가’라는 프로가 인기란다. 유명인 아빠들이 각자의 아들, 딸을 데리고 함께 1박 2일로 여행을 다녀 오는 내용을… 더보기

아빠는 관대하다

댓글 0 | 조회 1,728 | 2013.07.09
‘엄마, 아~~’ 아들은 아빠랑 치카를 하고 나면 나름 잘 했다는 표시로 항상 내 앞에 와서 입을 한껏 벌리고는 보여주어야 직성이 풀린다. … 더보기

내려놓음에 익숙해지기

댓글 0 | 조회 1,934 | 2013.06.25
어머니! 어머니! 나에게 티끌 하나 주지 않는 걸인들이 내게 손을 내밀면 불쌍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에게 전부를 준 당신이 불쌍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 더보기

된장녀. 아니, 된장발음

댓글 0 | 조회 1,812 | 2013.06.12
“오늘은 뭐 먹었어?” 아들을 유치원에서 픽업해 오면서 의례적인 질문을 했더니 “음…. 쿠뢰커랑..” 헐&… 더보기

소박함에 감사하기

댓글 0 | 조회 1,718 | 2013.05.28
으하하. 우리도 드디어 한국에 간다. 비행기 표 값은 나중에 내도 된다고 하길래 덜컥 예약을 해버렸다. 몇 달 남았으니 열심히 벌면 모이겠지… 다른 … 더보기

사회생활 하다보면....

댓글 0 | 조회 1,719 | 2013.05.15
‘엄마, 제이임스가 막 이러케 때리더라.’ 잉? 이건 또 뭔 소리래.. 유치원에서 픽업해 오면서 의례적으로 ‘오늘은 뭐하고 놀았어… 더보기

슈퍼맘이 못 되어서 미안해

댓글 0 | 조회 1,773 | 2013.04.23
이것 참 큰일이다. 내일은 아들이 부활절 연휴 전에 마지막으로 유치원에 가는 날이라 선생님들께 드릴 브라우니를 굽고 있는데 30분이면 맛있게 굽히던 게 왜 1시간… 더보기

아들어록

댓글 0 | 조회 1,576 | 2013.04.09
애를 키우면 애 덕에 울고 또 애 덕에 웃는다더니 정말 그런 것 같다. 뭐 물론 아직은 아들 덕에 울고 싶을 때가 더 많긴 하지만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말이 많아져… 더보기

바라는게 있다면

댓글 0 | 조회 1,676 | 2013.03.26
웬일로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꿈에 보인다.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며칠 간격으로 두 번이나 꿈에 나오시는 게 아닌가. 엄마한테 얘기를 했더니 ‘너한테… 더보기

너도 한번 나아봐

댓글 0 | 조회 2,149 | 2013.03.13
TV 프로그램을 보는데 사람 많은 마트에서 한 아이가 엄마를 잃어버려서 울고 있는데 극적으로 엄마가 나타나 모자 상봉하는 모습을 보고는 여주인공이 “난… 더보기

사회인으로 거듭나기

댓글 0 | 조회 1,741 | 2013.02.27
드디어 아들이 사회인으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세 돌 생일부터 보내려면 지금 예약해도 안 늦겠나 싶었는데 마침 홀리데이라 빠진 아이들 덕에 빈 자리가 있어서 바로… 더보기

장수만만세

댓글 0 | 조회 1,717 | 2013.02.13
죽다 살았다라는 게 이런 건가 보다. 며칠 전부터 상태가 심상치 않다 했더니 급기야 아침에 일어나는데 눈이 돌아가고 방이 빙글빙글 도는 게 막 토할 것 같더니 몸… 더보기

배은망덕도 유분수라지

댓글 1 | 조회 2,339 | 2013.01.31
이놈의 새들은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기껏 빵을 줘서 잘 얻어 먹었으면 감사하다 몇 번 지저귀고 가면 될 것을 그렇게들 생각 없이 똥들을 퍼질러 싸대고 가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