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의 나홀로 연애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3분의 나홀로 연애

0 개 1,675 Jane Jo

육개장 사발면. 어릴적 내 생애 처음 컵라면이라는 세상을 접했을 때 그것은 세기의 마술사 데이비드 카퍼필드 공연을 처음 본 것만큼 나에겐 신기진기했다. 

 

뜨거운물을 붓고 3분만 기다리면 이 맛있는게 완성되다니. 동동떠다니는 노랑 수수깡도 새우맛이 나는 분홍색 지우개를 잘라놓은 것 같은 말린 어묵도 대따 신기했다. 끓여먹던 오렌지색 봉투속의 삼양라면과 달리 얇고 꼬들꼬들한 면발도 참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인가 지금도 나는 사발면은 육개장 사발면에 엄지척한다. 그 뒤로 화려한 경쟁자들이 무수히 나왔었지만 짜장범벅이 사알짝 왕좌를 노렸던 이후로 굳건히 나의 사발면 순위에 부동의 1위는 육개장이다. 

 

그렇게 라면이 익기를 기다리는 3분의 시간. 엄청 무~~~척 길다. 즐거운 초조함+설렘+행복+기대. 어린 나에게 3분동안의 그 짜릿한 기다림은 실로 행복이었다. 

 

fa41d8da5a9077c7b9e5cd855c78cb38_1563836312_509.jpg
 

세월이 지나 나이를 먹고 그 위대해 보이던 사발면이 어느새 손에 쥐면 쬐그맣게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나이가 되서 낮엔 정직장에 저녁 알바에 주말 새벽시장 장사에 공부와 일과 꿈으로 하루하루를 채워가며 매일을 잠자리에 들면서 하루가 48시간이었으면 좋겠다 하던 시절에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끼니를 챙길수 없을 때, 요 사발면은 후루룩 뚝딱 싸고 맛난 한끼였다. 어릴때 느끼던 3분동안의 그 설레는 행복은 없었지만 코끝이 쨍하고 추운 겨울날 새벽시장에서 커피아줌마가 사발면에 물 붓는 냄새는 죽여줬고 사발면이 익을 동안 누리는 그 잠깐의 수다와 쉼도 너무나 달콤한 시간이었다. 

 

더 나이를 먹어 사업에 실패하고 머리를 정리하러 바닷가에 가서 먹었던 음식도 사발면이었다. 세월이 지나도 상황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불변의 원칙. 3분의 기다림. 3분동안 흘러간 영화필름 돌리듯 무수히 많은 생각들이 지나가고 결국 두어시간이 지나서야 멍해진 정신에서 깨어보니 나의 날씬한 사발면은 국물 한모금없는 뚱뚱한 아줌마 국수로 변신해있었다. 그래도 꾸역꾸역 불어버린 사발면을 다 비워내고 다시 살면 되지 하고 다짐했었다. 

 

세월이 더 더 지나 아이들이 자라고 이젠 별식이 된 사발면. 라면은 몸에 안 좋은거니까 어쩌다 가끔씩 먹는 음식이 되고 어쩌다 먹는 사발면은 그리고 기다리는 3분은 이젠 조급할 것도 서러울 것도 없는 느긋한 기다림이고 옛시간을 끄집어 내는 친구가 되었다. 

 

새벽부터 괜히 먹고싶어지게 라면 나부랭이 이야기나 하는 거냐고 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나에게 사발면을 먹을때마다 지나온 수 많은 그 3분의 시간들은 나이에, 상황에, 함께하는 이들에 따라 수백가지의 다른 옷을 입고 수백가지의 다른 언어로 수백가지의 다른 감정으로 내가 나와 나눈 대화의 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살면서 우리는 내가 삶을 사는게 아니라 삶이 지나가는대로 이끄는 대로 그도 아니면 벌어지는대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그럴때 사발면을 앞에 놓고 딱 3분만 스스로와 연애를 해보라. 아마도 생각치 않았던 많은 것들의 답이 사발면 면발 넘어가듯 후루룩 하고 생각의 샘에서 솟구칠수도 있으니까. 

 

평범한 매일은 없다. 매일매일 우리는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며 오늘과 다를 내일을 기다리며 산다. 새로운 하루! 새로운 한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울 멍키들이 방학이라 늦게자서 요즘 밤참들을 먹나 찬밥이 남아나질 않는다. 아침부터 육개장 사발면을 앞에 놓고 심심칼럼을 써본다. ㅎㅎ

 

3분 기다리고 10초만에 폭풍 흡입한 코끼리아줌마 제인

 

쓰레기통을 내어 놓다가

댓글 0 | 조회 1,009 | 2024.05.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고양이 발걸음도 들리려는 밤쓰레기통 내어 놓다가밤하늘이 고와그대로 먼 길 떠나한 사흘쯤 걸어얼기설기 사립문발끝걸음 들어서면토방에 놓인 신발 … 더보기

지출 내역 절약하기

댓글 0 | 조회 421 | 2024.05.14
사업을 운영하는 것은 항상 특정 비용 또는 ‘지출’을 발생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큰 규모의 가족 사업이건 소규모 신생 기업이건 비용, 경상비 및 공급업체 청구서가… 더보기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고 잔병치레가 잦나요?(1)

댓글 0 | 조회 189 | 2024.05.14
일반적으로 허약아란 몸이 야위고 자주 잔병치레를 하며, 힘이 없고 밥을 잘 먹지 않으며, 매우 신경질적인 아이를 말한다. 하지만 겉보기에는 튼튼하지만 물렁물렁한 … 더보기

건강을 위해 맨발로 걷는다

댓글 0 | 조회 461 | 2024.05.11
‘한 번도 안 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다’는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어 본 사람들의 이야기다. 맨발걷기에 좋은 계절인 4-5월을 맞아 전국 … 더보기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912 | 2024.04.24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자 귀화한 러시아계 한국인인 박노자(48) 교수2001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에게…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349 | 2024.04.2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절에나는 4월에서야 겨울 내복을 벗었다입은 내복이 덥다고 느껴질 때교회친구 여자아이들은흰 카라에 학교 뱃지 빛나는목련처럼 예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718 | 2024.04.24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는 전격적인 발표를 통하여 워크비자와 관련된 이들을 큰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주말이지만, 어쩔 수 없이 제게 연락을 준 분들도…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568 | 2024.04.24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을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좋은 지 생각하지 않고 무심코 행동하는 편이다. 사소한 것 같지만 이렇게 몸을…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673 | 2024.04.24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평소에는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겸해서 느직히 아점을 먹는다. 그런데 꾸역꾸역 밥을 먹으려니 고역이었다. 빈 속으로 나갈수 없…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467 | 2024.04.24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바탕으로 맹목적이고 성적지향적인 공부가 우리 학생들에게 장기적으로 미치는 부정적이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간략하…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223 | 2024.04.24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영미 씨에게 춘천 청평사는 첫사랑 같은 절이다.서울에서 엄마이자 아내, 직장여성으로바쁘게 살아가는 영미 씨는스무 살, 성년이 …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330 | 2024.04.23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하고 계시나요? 가족과 재결합 또는 새로운 곳에서 새출발을 꿈꾸신다면 알맞은 비자를 신청하고 안정적으로 이주할수 있도록 미리 …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271 | 2024.04.23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리커넥트에서 “Care to Self-care?” 정신건강 프로젝트를 Henderson High school에서 진행하였습니다… 더보기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57 | 2024.04.23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겠지만한 번에 다 붉을 수도 없겠지.피고 지는 것이 어느 날 문득득음의 경지에 이른물방울 속의 먼지처럼보이다가도 안 보이지.한… 더보기

동종업계 이직제한

댓글 0 | 조회 1,262 | 2024.04.23
고용재판의 절대 다수는 피고용인이 고용주를 고소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씩 고용주가 피고용인을 고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종업계의 이직을 제한하는 동종업계 이… 더보기

장내 미생물과 질병의 연관성

댓글 0 | 조회 274 | 2024.04.23
장내 미생물이란 사람의 장에 살고 있는 모든 미생물계를 말한다. 장내 미생물들은 박테리아류, 곰팡이류, 바이러스류 및 기타 단세포 기생 미생물들을 지칭한다. 그러… 더보기

단전관리 하는 법

댓글 0 | 조회 144 | 2024.04.23
호흡을 하면서 늘 단전관리를 해 주세요. 단전관리를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명상을 오래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보관할 곳이 없어 … 더보기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댓글 0 | 조회 540 | 2024.04.20
팻 분(Pat Boone)의 감미로운 노래 ‘April Love(4월의 사랑)’를 듣고 싶은 4월(April)이 찾아왔다. 1957년 미국 폭스(Fox)사 영화 … 더보기

로렐라이의 선율과 제주 4·3

댓글 0 | 조회 210 | 2024.04.10
▲ 영화 ‘비정성시’ 포스터지난해 출간된 현기영 작가의 장편소설 ‘제주도우다’에는 제주 4·3 시절 산에 올라 투쟁에 나섰던 청년들이 부르던 노래가 소개된다. 이…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댓글 0 | 조회 427 | 2024.04.10
공부를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는데, 과연 그것이 정답일까? 정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어릴적 부모님을 따라 친척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기라도 하면 듣고 … 더보기

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댓글 0 | 조회 173 | 2024.04.10
경주 남산 용장골 ~ 연화대좌 순례용장골에서 설잠 스님(매월당 김시습)용장골 골 깊으니 茸長山洞窈오는 사람 볼 수 없네 不見有人來가는 비에 신우대는 여기저기 피어… 더보기

비자 심사 지연엔 다 이유가 있었네

댓글 0 | 조회 1,726 | 2024.04.10
본국 외의 그 어느 국가를 방문하더라도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것이 Visa(또는 국가에 따라 Permit)입니다. 영구한 거주를 가능하게 해 주는 영주권도 비자이… 더보기

이번달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댓글 0 | 조회 1,331 | 2024.04.10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전문 플러머 회사로서, 물 문제와 관련하여 고객님들로부터 다양한 문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도 예외…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204 | 2024.04.10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러운 사랑에 붙잡혀인생을 살았고, 어린 잎 모양의 석영 조각을소중히 보살폈으며눈을 삶에 고정시켰다.너그러움을 사러 나갔고, 탐… 더보기

축기의 비결

댓글 0 | 조회 214 | 2024.04.10
* 제가 단전호흡을 할 때, 계속 비운다고 생각하면 편안한데요. 단전에 축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답답해지거든요. 더 안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이렇게 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