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칼럼 | 지난칼럼 |
여성에게 자궁은 제2의 심장이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장기다. 자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성 고유의 생리기능인 월경ㆍ임신ㆍ출산이 이루어질 수 있다.
여성의 자궁은 주기에 따라 변화하여 생성ㆍ소멸하고, 생명을 잉태하여 양육시키고 출산에 이르게 하는 놀라운 생명의 뿌리다. 그래서 자궁을 역동적인 뜨거운 용광로에 비유하기도 한다.
자궁은 우주가 변화하는 원리에 따라 음과 양의 상승ㆍ견제 작용으로 일정한 변화를 반복하며 균형과 건강한 주기성을 이룬다. 그런데 어떤 원인에 의해 자궁이 너무 뜨거워지면 생리 주기가 빨라지고 다량의 출혈이나 자궁 내막 자체가 두꺼워지는 증세가 나타나며, 염증과 분비물이 많아지고 자궁근종과 같은 비생리적 조직이 생긴다.
반대로 용광로가 식듯 자궁이 차가워지면 생리 주기가 느려지고 생리 량이 줄어들며, 불임의 가장 큰 원인이 된다. 옛 어른들께서 여자는 차가운 바닥에 앉지 말라고 한 것도 자궁이 차가워지는 것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궁이 냉해지면 여성의 모든 생리기능이 둔화된다. 우선 손과 발이 차가워지는데 심하면 온몸에 냉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월경이 고르지 않거나 생리통이 심해지며, 배란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임신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이 모두가 언 땅에서 풀과 나무가 자라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자궁은 골반 깊숙이 위치한 것 같지만, 질을 통해 외부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열로 인해 뜨거워지기보다는 차가워지기 쉽다. 게다가 현대 여성들은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보니 뜨거운 화火의 기운은 머리ㆍ가슴과 같은 몸의 상부로 치밀어 오르고, 몸의 아랫부분은 차가운 음의 기운만 남아 더욱 차가워진다. 이렇게 한의학에서 말하는 수승화강水昇火降의 생리작용이 깨어져 자궁이 더욱 차가워지기 쉽다.
실제로 생리통이 심한 여고생, 수족냉증과 월경불순을 호소하는 직장 여성, 결혼해서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아기가 들어서지 않아 고민하는 주부, 갱년기장애로 고생하는 중년 여성을 진찰하다 보면 대부분 자궁이 몹시 차가워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폐경으로 자궁의 기능이 위축되거나 잦은 소파수술로 자궁이 상한 경우, 출산 후 산후조리를 못해 산후풍이 생기거나 어깨와 허리가 시리고 무릎에 찬바람이 나는 전신 냉증을 보더라도 자궁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여성의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 수 있다.
자궁이 냉하고 차가운 자궁허한증을 치료할 때는 한약ㆍ침ㆍ뜸을 이용하여 인체 활동의 기본 생명력인 따뜻한 양기의 활동을 강화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다시 말해 외부에서 침입한 차가운 기운이나 인체 내부의 정서적 스트레스 또는 혈액순환장애 등으로 형성된 냉기를 제거하여 치료하는 것이다.
여성에게 자궁이 이토록 소중한 장기인데도 자궁에 문제가 생겼을 때 너무도 쉽게 외과적 수술로 자궁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불가피한 경우라면 어쩔 수 없지만, 두 번 세 번 충분히 생각하여 여성 건강의 필요충분 조건인 자궁을 잃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자궁을 잃어버리면 건강도 잃게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