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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호주 시드니에 잠시 있었을 때입니다. Unit을 rent 해서 살고 있었는데 기간이 6개월로 정해져 있는 fixed term이었습니다. 그런데 2개월 살다 보니 못 살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세입자를 구한 다음 이를 관리하고 있는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갔습니다. ‘아직 기간이 안 되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나가야겠다. 그래서 내가 새로운 세입자를 데리고 왔다. 허가해 달라’라고 부탁하려고 말입니다. 만일 그녀가 ‘No’라고 하면 꼼짝 없이 기간을 채워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날은 약간 화창한 날이었는데 그녀가 다소 밝은 색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들어가자 마자 바로 ‘네 옷이 참 화사하구나. 오늘 날씨에 딱 맞는구나’ 칭찬을 해주었더니 기분 좋아라 하더군요. 서양 사람을 상대할 때 칭찬 대상 을 억지로라도 찾아서 칭찬해 주면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저는 뉴질랜드에서 관공서에 볼 일이 있으면 되도록 금요일에, 그것도 오후에 찾아 갑니다. 왜냐하면 주말 공휴일에 대한 기대감으로 키위들도 기분이 들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짜증나는 일도 잘 처리해 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뉴질랜드에 처음 왔을 때 영주권이 없을 때였습니다. 그런데 납세번호(IRD number)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여권을 갖고 Takapuna 세무서로 갔습니다. 그런데 담당자 하는 얘기가 안 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영주권도 없고 거주자도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금요일에 남쪽으로 멀리 Manukau 세무서로 가서 신청하였습니다. 며칠 후 IRD number 가 집으로 날라 왔습니다.
우리는 한가지 상황에 경험한 것을 전부가 다 그런 양 얘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경험한 바로는 여러 가지 변수가 많다는 것입니다. 관공서 같은 경우 각 사무소마다 일 처리 하는 것이 다르고, 심지어 같은 사무소에서도 담당자마다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은행 같은 경우 어떤 직원은 싸인을 하라는 경우도 있고 어떤 직원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학교도 마찬가지 입니다. 입학 뿐만 아니라 학사 과정도 학교마다 다소 다르고 직원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한가지 사항에 대해서 경험한 것을 뉴질랜드 전체에서 그렇게 시행하고 있다고 얘기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한번은 우체국에 가서 소포를 부칠 일이 있었습니다. 손님들이 많아서 줄을 서야 했습니다. 그런데 제 차례 바로 앞 순서가 되었는데, 그 손님이 중국인이었습니다. 중국인이 영어를 잘못 알아 들으니까 키위 직원이 아주 퉁명스럽게 대하는 것입니다. 같은 아시안으로서 기분이 안 좋았습니다. 제 차례가 되었는데 그 직원에게 조금 빳빳한 자세로 조금 거만하게 다가 갔습니다. 그리고 Could you --- 대신에 Can you ---로, 대답도 yes 아니면 no 로 간략하게 퉁명스럽게 했습니다. 그랬더니 다소 얌전해지는 것 같더군요.
그런데 소포 품명에 Citric acid가 쓰인 곳을 보고는 acid 는 부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순간적으로 저는 거짓말을 했습니다. ‘지난번에 이를 부친 적이 있다. Glenfield 우체국에서 였다’ 라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고개를 갸우뚱 하면 서 접수를 하더군요.
그 직원은 acid 만 보고 인체에 해로운 황산 같은 것을 생각해서 이고, 먹는 acid도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담당자가 모를 때는 선의의 거짓말도 통합니다.
이렇듯, 이 곳에서의 생활은 각 사무소마다 일 처리가 틀리고, 같은 사무소 내에서도 담당자마다 일이 틀리고, 그리고 담당자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서 틀리니까 그 때 그때마다 현명한 기지(?)를 발휘하면 좋은 결과를 가져 올 수 있습니다.
■ Shean Shim:schooldoctor@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