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에서 “집값은 10년마다 두 배로 오른다”는 통념이 있지만, 2020년대 들어 이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현재까지 집값 상승률은 약 10%에 그치며, 지난 70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포메트릭스(Infometrics)의 수석 경제전망가 가레스 키어넌에 따르면, 2010년대 집값은 113%, 2000년대는 107% 상승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80년대 259%, 1970년대 230%, 1950년대 147%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1960년대와 1990년대는 각각 53%, 45% 상승에 그쳐 비교적 완만한 흐름을 보였다.
키어넌은 1950년 이후 10년 단위로 겹치는 260개 구간을 분석한 결과, 약 55% 구간에서 집값이 두 배 이상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부동산 업계에서 흔히 말하는 ‘10년마다 두 배’는 절반 정도 맞는 이야기일 뿐, 그 배경 설명 없이 반복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코탈리티(Cotality)의 수석 부동산 이코노미스트 켈빈 데이비슨은 이 같은 결과가 시작 시점과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해당 공식이 전혀 적용되지 않을 수 있으며, 다른 지역에서는 비교적 잘 맞아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비슨은 과거 집값 상승을 이끈 요인으로 금리 하락, 맞벌이 가구 증가, 제한된 토지 공급, 상대적으로 유리한 세제 등을 꼽았다. 그러나 현재는 이러한 요인들이 더 이상 동일하게 작용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금리는 이미 낮은 수준을 지나 상승했고, 정부는 토지 공급 확대를 추진 중이며, 세제 역시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맞벌이 가구 증가 효과도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장기적인 집값 상승률이 과거 연 6~7% 수준에서 앞으로는 4~5%로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집값이 두 배로 오르는 데 걸리는 기간도 크게 늘어난다. 예를 들어 연 4% 상승률을 적용하면 집값이 두 배가 되는 데 약 18년이 걸린다.
데이비슨은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도 ‘10년 두 배’라는 가정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며 “이 같은 인식 변화는 시장 흐름 자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 투자자 스티브 구디는 현재 시장 상황을 ‘회복 국면 초입’으로 해석했다. 그는 “시장 사이클상 침체기에는 비관론이 확산되지만, 이는 오히려 회복의 신호일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상승이 제한적일 수 있으나 중기적으로 가격은 다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모든 사이클에서 집값이 반드시 두 배로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상승한다”며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 상당수는 저평가된 상태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질랜드 집값 성장율.
1950년대: 147 %
1960년대: 53 %
1970년대: 230 %
1980년대: 259 %
1990년대: 45 %
2000년대: 107 %
2010년대: 113 %
2020년대 현재까지: 10 %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