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속 시신’ 사건 재판, 비밀 녹음파일 추가 공개

‘가방 속 시신’ 사건 재판, 비밀 녹음파일 추가 공개

0 개 2,242 노영례

오클랜드를 소재 종교 단체 지도자 류카이샤오(Kaixiao Liu)가 70세 중국인 여성 왕수라이(Shulai Wang) 사망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당시, 잠재적 증인에게 수사 대응 방법을 조언하는 내용의 비밀 녹음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오클랜드 고등법원에서 열린 과실치사 재판 3주차 심리에서 배심원들은 피고인들의 오레와(Ōrewa) 자택에 경찰이 설치한 도청장치를 통해 확보한 녹음 파일을 이틀 연속 청취했다. 이 사건은 2024년 3월 걸프하버에서 비닐에 싸여 바다에서 발견된 왕수라이의 시신에서 시작됐다.


검찰에 따르면 왕수라이는 다른 5명의 체류 기간 초과자들과 함께 류의 종교 교육을 받으며 생활했으며, 이들은 류를 "주님(Lord)" 또는 "스승(Master)"으로 불렀다. 검찰은 왕수라이가 생애 마지막 시기에 자신의 의사에 반해 감금됐고, 보복성 처벌을 받다가 결국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류와 아내 란웨 샤오(Lanyue Xiao), 어머니 슈윈 리(Xiuyun Li)는 처음에는 시신 처리 부적절 혐의로 기소됐으며, 이후 과실치사와 납치 혐의가 추가됐다. 또한 아버지 진구이 류(Jingui Liu)도 같은 혐의로 기소됐다. 류 부부는 별도로 사법 방해 혐의도 받고 있다.


류와 그의 아내 란웨 샤오(Lanyue Xiao), 그리고 그의 어머니 슈윈 리(Xiuyun Li)는 2024년 6월 시신 관련 불법 행위 혐의로 처음 기소되었다. 몇 달 후, 경찰은 이들 세 명과 류의 아버지 류징구이(Jingui Liu)에게 과실치사 및 납치 혐의를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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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판이 진행 중인 오클랜드 고등법원


류카이샤오(Kaixiao Liu)와 그의 아내는 자택에서 몰래 녹음한 내용 등을 토대로 수사 방해 미수 혐의로도 기소되었다.


녹음 파일에는 류가 사망한 여성의 아들과 여러 차례 영상 통화를 하며 중국 경찰 조사에서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류는 왕수라이가 건강 문제를 갖고 있었고, 해상 장례를 원해서 뉴질랜드에 왔다고 진술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아들에게 죄책감을 느끼지 말고 자신감 있게 행동하라고 말하며, 중국 경찰이 질문하도록 내버려 두지 말고 오히려 자신이 질문을 던지라고 지시했다. 또한 뉴질랜드에 와서 해상 장례를 치러야 한다며 중국 당국에 반복적으로 도움을 요청해 수사관들을 귀찮게 만들라고 조언했다.


류는 종교 활동에 대해서도 거짓말할 것을 권유했다. 종교와 관련된 질문을 받으면 "오랫동안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하라고 했으며, 조사 전에 면도를 하고 안경을 쓰지 말아 더 친근한 인상을 주라고 조언했다.


또한 경찰이 중국 메신저 앱인 위챗(WeChat)을 보여 달라고 하면, 휴대전화를 찾는 척하다가 차에 두고 왔다거나 집에 놓고 왔다고 말하라는 대응 방법까지 설명했다.


통화 말미에서 류는 "우리는 원래 하지 않았을 말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며 "어둠의 세력이 우리를 궁지로 몰아넣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님께 우리의 부적절한 말들을 용서해 달라고 기도해야 한다"며, 외부 사람들에게는 "뱀처럼 지혜롭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에서는 중국에서 왕수라이의 아들을 조사할 당시 참석했던 뉴질랜드 형사들도 증언했다. 피고인 측은 일부 거짓 진술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범죄 은폐 목적이 아니라 중국 당국이 종교를 민감하게 여기기 때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형사 베스 베이츠는 일부 종교 단체가 중국에서 좋지 않은 시선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단체는 정치적 성격의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종교 활동을 언급했다고 해서 왕수라이 가족이 곤란에 처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증언했다.


재판은 다음 주 화요일에 재개될 예정이다. 전체 재판이 5주로 끝날지, 6주 이상 이어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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