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은퇴자금 제도인 KiwiSaver 가입자 가운데 상당수가 정부가 제공하는 연간 지원금을 받지 못할 것으로 나타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정부는 KiwiSaver 가입자가 매년 최소 1,042달러를 납입하면 최대 260달러의 정부 지원금(Government Contribution) 을 지급하고 있다. 이 제도는 적은 금액이라도 꾸준히 저축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마련된 혜택이다.
그러나 주요 KiwiSaver 운용사들의 집계 결과에 따르면 절반 가까운 가입자가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estpac NZ 산하 KiwiSaver 운용사인 BTNZ에 따르면 올해 기준 전체 자격 가입자 가운데 53%가 아직 정부 지원금을 전액 받을 수 있는 수준까지 납입하지 못했다.
이는 2024년 48%, 2025년 49%, 2026년 53%로 매년 악화되고 있는 추세다.
뉴질랜드 최대 KiwiSaver 운용사인 ANZ NZ 역시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올해부터는 16~17세도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Westpac 자료에 따르면 이 연령층의 무려 96%가 현재 기준으로는 지원금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은퇴위원회(Retirement Commission)는 이 결과가 크게 놀랍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고등학생인 만큼 은퇴 준비보다는 학업과 친구, 진로에 더 관심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전문가들은 크게 세 가지 이유를 꼽는다.
① 생활비 부담 증가
최근 몇 년간 식료품 가격 상승, 주택 비용 증가, 전기료 및 공과금 상승 등으로 가계 부담이 커지면서 장기 저축을 후순위로 미루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② 실업 및 고용 불안
은퇴위원회 데이비드 보일 위원장은 "실직자, 계약직, 자영업자가 증가하면서 정기적인 KiwiSaver 납입이 어려워진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뉴질랜드 실업률 상승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③ 정부 지원금 축소
과거 정부 지원금은 최대 521달러였지만 최근 절반 수준인 260달러로 줄어들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이 정도 혜택이라면 굳이 KiwiSaver에 돈을 넣을 필요가 없다고 느낀다"고 말하고 있다.
Westpac 조사에서는 특히 젊은 여성층의 미달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18~24세 연령대에서 정부 지원금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직장인 가입자의 약 60%가 여성인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육아, 학업, 파트타임 근무 등이 영향을 주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난해 Financial Markets Authority 보고서에 따르면 약 126만 명의 KiwiSaver 가입자가 납입을 하지 않고 있으며 Savings Suspension(납입 중단 신청)도 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당수 뉴질랜드인이 은퇴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6월 말 마감 전까지 자발적으로 납입하면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현재 기준으로 연간 1,042달러 납입, 정부 지원금 약 260달러를 받을 수 있다.
즉 단순 계산으로 약 25%에 가까운 수익 효과를 얻는 셈이다.
투자 시장에서 위험 없이 이 정도 수익을 얻기는 쉽지 않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