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바람이 서늘하게 부는 5월의 오클랜드.
도시 곳곳의 도서관과 커뮤니티 공간에서는 지금 특별한 음악 축제가 조용히 펼쳐지고 있다.
뉴질랜드 뮤직 먼스(NZ Music Month)를 맞아 진행되는 ‘Sounds of Tāmaki Makaurau’ 프로그램은 지역 뮤지션과 시민들을 연결하는 무료 음악 프로젝트다. 올해 처음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오클랜드 전역의 공공 문화 공간에서 다양한 라이브 공연과 체험 행사를 선보이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주말에는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무료 공연들이 준비돼 있어,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가볍게 들르기 좋은 분위기다.
블록하우스베이에서 만나는 ‘하프의 마법 같은 선율’
가장 눈길을 끄는 공연 중 하나는 블록하우스베이 도서관에서 열리는 하프 리사이틀이다.
Blockhouse Bay Library에서는 5월 16일 토요일, 지역 하피스트 조엘(Joelle)이 아름다운 하프 연주를 선보인다. 공연은 무료이며 모든 연령층이 관람 가능하다.
도심 속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하프의 맑고 몽환적인 울림은 바쁜 일상 속 작은 힐링 같은 시간을 만들어준다.
특히 비 오는 가을 오후, 조용한 도서관 공간에서 울려 퍼지는 하프 선율은 클래식 공연장과는 또 다른 따뜻한 감성을 느끼게 한다.
젊은 음악가들의 에너지… 오클랜드 유스 심포닉 밴드 공연
같은 날 오전에는 아본데일에서 젊은 연주자들의 열정적인 무대가 펼쳐진다.
Avondale Library에서는 ‘오클랜드 유스 심포닉 밴드(Auckland Youth Symphonic Band)’의 특별 공연이 열린다. 공연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낮 12시까지이며 무료 입장이다.
1967년에 시작된 이 밴드는 오클랜드 지역 청소년 음악가들에게 함께 연주할 기회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커뮤니티 청소년 밴드로 알려져 있다.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다양한 젊은 연주자들이 참여해 클래식, 영화음악, 현대 콘서트 밴드 음악 등을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신선한 에너지와 감동을 전한다.
무엇보다 어린 학생들이 진지하게 음악에 몰입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부모들과 가족 단위 관람객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엡섬에서 직접 연주해보는 중국 전통 악기 ‘얼후’
오후에는 조금 더 특별한 체험형 음악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Epsom Library에서는 중국 전통 현악기인 ‘얼후(erhu)’ 공연과 체험 행사가 열린다. 시간은 오후 2시부터 3시까지이며 무료다.
이번 행사에서는 연주자 Zoe Li가 얼후 특유의 애잔하면서도 깊은 음색을 들려주며, 공연 후에는 직접 악기를 만져보고 연주해볼 수 있는 체험 시간도 마련된다.
얼후는 흔히 ‘중국의 바이올린’이라고 불리며, 단 두 개의 줄만으로도 놀라울 정도로 풍부한 감정을 표현하는 악기다.
단순히 듣는 공연이 아니라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다.
오클랜드 시는 올해 NZ Music Month를 맞아 “도시 전체를 하나의 무대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다양한 무료 공연을 확대하고 있다.
‘Sounds of Tāmaki Makaurau’는 신진 아티스트들에게 무대를 제공하는 동시에 시민들에게는 가까운 생활 공간에서 수준 높은 음악을 접할 기회를 제공한다.
거창한 공연장이 아니어도, 동네 도서관 한 켠에서 우연히 만나는 음악은 생각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