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지역에서 이어지고 있는 분쟁이 뉴질랜드 경제에도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은 단기적으로 물가 상승이 불가피한 동시에 경제 성장세는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향후 경제 흐름에 대한 경고를 내놨다.
안나 브레먼 총재는 23일 공개된 연설문에서 “단기적으로 소비자 물가는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며, 경제 성장 모멘텀은 다소 약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분쟁이 이미 글로벌 공급망에 충격을 주고 있으며, 그 여파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뉴질랜드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3.1%로 중앙은행 목표 범위를 소폭 웃돌고 있다. 다만 근원 물가는 2.4% 수준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중앙은행은 이러한 상황에서 성급한 정책 대응도, 늦은 대응도 모두 위험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물가 상승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유가 상승이다. 실제로 휘발유 가격은 불과 몇 주 사이 리터당 약 2.50달러에서 3.29달러 수준까지 크게 올랐다. 연료 가격은 소비자물가지수의 약 4%를 차지하는 만큼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항공료 상승, 물류비 증가, 식료품 가격 인상 등 간접적인 영향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비료 가격 상승은 향후 농산물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어, 물가 상승 압력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 성장 측면에서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생산 비용이 오르면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이는 결국 투자 위축과 고용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동시에 가계의 실질 소득이 줄어들면서 소비 역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중동 지역으로의 수출 감소도 변수다. 뉴질랜드는 유제품과 육류를 중심으로 전체 수출의 약 4~5%를 해당 지역에 의존하고 있어, 시장 접근이 제한될 경우 기업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해상 운송 지연과 원자재 공급 차질 역시 생산 활동을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관광 산업도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항공편 차질과 국제 이동 제한으로 외국인 관광객 감소가 예상되지만, 일부에서는 뉴질랜드와 호주 간 근거리 여행 수요가 이를 일정 부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금리 상승과 주가 하락은 금융 환경을 더욱 빡빡하게 만들고 있으며, 이는 가계와 기업 모두의 자금 조달 비용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황에서 가장 큰 변수는 ‘불확실성’이라고 지적한다. 경제 전망이 불투명해질수록 기업은 투자를 미루고, 가계는 지출을 줄이게 되면서 경제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은 앞으로 발표될 경제 지표를 면밀히 살펴보며, 단기 충격이 장기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전망은 뉴질랜드 경제가 당분간 ‘물가는 오르고, 성장은 둔화되는’ 이중 압박 상황에 놓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국제 정세와 유가 흐름이 경제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Source: 1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