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한 16세 소녀가 자신의 머리카락을 습관적으로 먹어, 신발 크기만 한 거대한 머리카락 덩어리(헤어볼)가 위에서 제거되는 수술을 받은 사례가 보고됐다. 이 헤어볼은 무게 500g으로 버터 한 블록과 비슷하고, 길이는 남성 12사이즈 신발 길이와 같은 30cm에 달했다.
이 드문 사례는 오늘 발간된 뉴질랜드 의학저널(New Zealand Medical Journal)의 보고서 ‘대형 위(胃) 모발석의 복강경 제거(Laparoscopic retrieval of large gastric trichobezoar)’에서 소개됐다.
타우랑가 병원 의료진에 따르면, 환자는 복통과 메스꺼움을 호소하며 내원했고, X레이 검사에서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른 복부와 ‘베조아르(bezoar)’로 보이는 음영이 발견됐다. 이후 이 덩어리는 소화관에 걸린 미소화(未消化) 물질 덩어리로, 거대한 머리카락 뭉치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녀의 위 안에는 표재성 위궤양도 함께 발견됐다. 환자는 머리카락을 뽑지 않고는 못 견디는 충동 조절 장애인 ‘발모벽(trichotillomania)’ 병력이 있었고, 이는 머리카락을 먹는 강박 행동인 ‘모발섭식(trichophagia)’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고서는 “젊은 여성 환자가 강박적인 머리카락 뽑기와 섭취로 인해 위에 거대 모발석(gastric trichobezoar)을 형성했다”며, 모발석이 주로 발모벽·모발섭식이 있는 젊은 여성에게서 나타나는 희귀 위 이물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경우에는 위 안의 머리카락 덩어리에 ‘꼬리’가 생겨 소장까지 이어지는 ‘라푼젤 증후군(Rapunzel syndrome)’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이때 장폐색, 천공, 췌장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image source:nzmj.org.nz
보고서에는 30cm 자를 곁에 두고 촬영된 J자 모양의 거대한 모발 덩어리 사진(‘트리코베조아, 500g’)과 복부 X레이 사진, 수술 중 위궤양을 같이 치료하는 장면 등이 함께 실렸다.
집도의로 참여한 외과의 비누라 레카말라게(Binura Lekamalage) 박사는 지난해에도 13세 소년이 온라인 쇼핑몰 테무(Temu)에서 구매한 고성능 자석 100개를 삼켜 장 일부를 절제한 충격 사례를 보고한 바 있다. 이번 사례에 대한 별도 코멘트는 전달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모발석의 크기와 밀도를 고려했을 때, 화학적 용해나 내시경 제거는 적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런 상태는 일반적으로 복부를 크게 여는 개복수술(laparotomy)로 제거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복강 오염 위험 때문에 최소침습 수술(복강경)의 적용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료진은 복강경과 소절개(mini-laparotomy)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선택해, 작은 절개창을 통해 거대한 모발석을 꺼내는 데 성공했다. 이 방식은 최소침습 수술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복강 오염 위험을 줄였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수술 8주 후 시행한 위내시경 추적 검사에서 위궤양은 치유된 것으로 확인됐다.
Source: NZ hera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