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북섬 동해안, 기즈번(Gisborne) 에서 조금만 차를 몰고 북쪽으로 올라가면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듯한 곳이 있다.
타타푸리 베이(Tatapouri Bay).
아침이면 태평양에서 떠오르는 햇빛이 바다 위에 금빛 길을 만들고, 밤이면 도시의 불빛이 닿지 않는 하늘에서 별들이 폭포처럼 쏟아진다.
하지만 지금의 아름다운 풍경 뒤에는, 거의 사라질 뻔했던 한 관광지와 그것을 다시 살려낸 한 사람의 이야기가 숨어 있다.
이곳을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거대한 자본도, 유명한 기업도 아니었다.
“자연을 지키면서 사람을 다시 불러오겠다”는 한 운영자의 믿음과 열정이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타타푸리 베이는 조용한 해변 마을이었다.
한때는 가족 여행객과 캠핑객이 찾던 곳이었지만 관광 트렌드가 바뀌고 대형 리조트들이 등장하면서 작은 해변 캠핑장은 점점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시설은 낡아갔고 방문객도 줄어들었다.
어느 순간 이곳은 사람들의 지도에서 조용히 지워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 해변을 바라보던 한 사람은 다르게 생각했다.
“이곳은 아직 살아 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잊은 것이지, 자연은 여전히 아름답다.”
자연을 파괴하지 않는 관광 그 운영자는 관광 사업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의 질문은 단순했다.
“관광이 자연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지키는 방식이 될 수는 없을까?”
그래서 그는 대규모 리조트 대신 전혀 다른 선택을 했다.
바로 글램핑(glamping) 이었다. 하지만 단순한 고급 캠핑이 아니었다.
그가 만든 글램핑의 핵심 철학은 세 가지였다.
1.자연을 최대한 그대로 두기
2.에너지와 환경을 고려한 친환경 설계
3.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관광
텐트는 단순히 세워진 것이 아니었다.
바람의 방향, 햇빛의 각도, 바다의 전망을 고려해 배치됐다.
전기 사용을 최소화하고 자연 채광을 최대한 활용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자연을 소비하는 관광객이 아니라 자연을 경험하는 여행자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했다.
“왜 호텔을 짓지 않았나요?”
그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호텔에서는 별을 볼 수 없으니까요.”
타타푸리 베이의 밤은 특별하다.
도시의 빛이 없는 하늘에서 은하수가 흐른다.
파도 소리가 밤의 음악이 되고, 바람이 텐트를 스치는 소리가 자연의 자장가가 된다.
그는 말한다. “사람들이 진짜 쉬는 순간은 TV를 끄고 자연을 바라볼 때입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와이파이보다 별빛이 더 중요하다.
관광이 마을을 살리다
놀라운 변화는 곧 시작됐다.
글램핑 사이트가 알려지면서 여행자들이 다시 이곳을 찾기 시작했다.
특히 자연과 조용한 여행을 찾는 사람들에게 이곳은 특별한 장소가 됐다.
그와 함께 마을도 변하기 시작했다.
지역 어부들은 신선한 해산물을 공급했고 지역 농부들은 식재료를 제공했다
지역 청년들은 관광 가이드로 일하기 시작했다
작은 캠핑장은 점점 지역 관광의 중심으로 성장했다.
관광이 자연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을 살리는 방식이 된 것이다.
누군가 그에게 물었다.
“성공의 비결이 무엇입니까?”
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자연이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했습니다.”
그는 믿는다. 사람들은 결국 자연으로 돌아오게 된다고. 그리고 자연이 아름답게 지켜진 곳에는 반드시 사람들이 다시 찾아온다고.
지금 타타푸리 베이는 뉴질랜드 동해안에서 가장 특별한 글램핑 여행지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곳의 진짜 가치는 숙소가 아니다.
이곳이 보여주는 것은 관광의 새로운 가능성이다.
관광이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도 성장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작은 아이디어와 진심이 한 지역을 다시 살릴 수 있다는 것.
해가 지면 타타푸리 베이의 바다는 다시 조용해진다. 그러나 파도는 멈추지 않는다.
그 파도처럼 이곳의 이야기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한 사람이 시작한 작은 생각이 한 해변을 바꾸고 한 마을을 바꾸고 사람들의 여행 방식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