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시중 은행들이 실시간 사기 대응 체계를 전면 개편한 이후, 지난 9개월간 사기 피해자들의 도난 자금 약 1,000만 달러(NZD)를 회수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 같은 가시적인 성과는 금융기관 간 신속한 정보 공유를 가능하게 한 새로운 실시간 협력 플랫폼인 '사기 정보 교환 시스템(Fraud Intelligence Exchange, 이하 FIX)' 덕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FIX는 의심스러운 대포통장 계좌를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식별해 추적하고,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기 전 국내 단계에서 전격 동결할 수 있도록 설계된 기술이다. 관련 데이터는 FIX 시스템과 더불어 뉴질랜드의 신규 수취인 확인(Confirmation of Payee)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비영리 안티스캠(사기 방지) 솔루션 기관인 '겟베리파이드(GetVerified)'를 통해 공개됐다.
FIX 시스템은 단순히 자금을 회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도난당한 돈을 해외로 빼돌리기 전 중간 통로 역할을 하는 국내 대포통장(Money Mule Accounts) 계좌를 약 5,000개나 적발해 차단하는 성과도 올렸다. 사기 자금이 일단 뉴질랜드 금융 시스템을 벗어나 해외 구좌로 송금되면 사실상 추적 및 회수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에서, 국내 단계에서의 조기 차단은 매우 치명적인 방어책이다.
로저 보먼트(Roger Beaumont) 뉴질랜드 은행연합회(NZBA) 회장은 초기 성과를 환영하면서도 이것이 사기 근절의 전체 그림 중 일부일 뿐이라고 짚었다. 보먼트 회장은 "새로운 기술이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라며 "사기꾼들로부터 회수한 1,000만 달러는 시스템이 없었다면 일반 뉴질랜드 시민들이 고스란히 빼앗겨 극심한 정신적·재정적 고통을 겪었을 소중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도입된 FIX 시스템은 지난해 11월 30일부터 시행된 개정 '은행 업무 규정(Code of Banking Practice)'의 일환이다. 개정안에는 명확한 피해 보상 가이드라인이 포함되어 있다. 만약 시중 은행이 규정에 명시된 사기 방지 의무 조치를 소홀히 해 피해가 발생한 경우, 적격한 고객에게 손실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상해야 한다. 다만, 소셜 미디어(SNS)를 통한 직접적인 사기나 포털 사이트의 가짜 검색 결과 등 은행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영역에서 발생한 피해는 보상 범위에서 제외된다.
이와 함께 뉴질랜드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5월 발의된 '공정거래법 개정안(Fair Trading Amendment Bill)'에는 사기성 콘텐츠를 발견 즉시 신속하게 삭제하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대해 일정한 면책 특권(Safe Harbour)을 부여하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어, 제도적 보완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표된 1,000만 달러 회수 소식이 안도감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주택 매매 거래 시 거액의 잔금을 송금해야 하는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이용 고객들의 경우, 사기 노출 위험이 가장 높은 순간인 만큼 송금 전 수취인 정보 등을 재차 확인하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Source: NZ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