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경 호르몬 치료(MHT)의 효과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제조업체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뉴질랜드 의약품 보조기구인 Pharmac은 한때 공급을 제한하기도 했다.
현재 대부분의 여성들은 안면홍조나 야간 발한과 같은 폐경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체내 호르몬과 동일한 ‘바디 아이덴티컬’ 호르몬 치료를 처방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피부에 붙이는 에스트라디올 패치나 젤, 그리고 프로게스테론 캡슐이 사용된다. 에스트로겐은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며, 프로게스테론은 자궁 내막을 보호하고 수면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수요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는 두 가지가 지목된다. 첫째, 여성건강이니셔티브(WHI) 연구와 후속 연구들의 장기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나면서 치료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 점이다. 둘째, 폐경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중년 여성들이 치료법과 골 건강 등 추가적 이점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고, 보다 나은 의료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폐경 호르몬 치료는 과거 큰 논란을 겪었다. 2002년 발표된 WHI 연구는 복합 호르몬 치료를 5년간 받은 여성에게서 유방암, 뇌졸중, 혈전 위험이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이 결과로 인해 오랜 기간 치료 기피 현상이 이어졌다. 또한 당시 연구는 심장질환 예방 효과도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장기 추적 결과와 최신 연구들은 보다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WHI 연구의 18년 추적에서는 호르몬 치료군과 위약군 간 전체 사망률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패치나 젤 형태의 경피 에스트로겐은 뇌졸중이나 혈전과의 연관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임상 지침도 크게 달라졌다. 과거에는 모든 여성에게 호르몬 치료를 권장했지만, WHI 발표 이후에는 증상이 심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됐다. 이후 최소 용량·최단 기간 원칙이 적용됐으며, 현재는 충분한 상담을 전제로 증상이 있는 모든 폐경 여성에게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현재 권고는 증상 완화에 필요한 적정 용량을 사용하는 것이며, 치료 기간은 개인별로 결정하고 매년 의료진과 환자가 함께 지속 여부를 논의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폐경으로 인한 골 손실 예방을 위한 1차 치료로도 고려되고 있다.
하지만 수요 증가와 별개로 의료 시스템의 준비는 부족한 상황이다. 과거 치료 감소 시기에 의사들이 처방 경험을 잃었고, 의대 교육에서도 폐경 관련 교육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일부 의료진은 폐경 증상 상담과 치료 관리에 필요한 역량이 부족한 것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의과대학 10곳 중 4곳이 폐경 교육을 필수 과정으로 운영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대부분의 산부인과 수련 과정에 관련 교육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질랜드에서도 개선 노력이 진행 중이다. 간호사, 전문 간호사, 의사를 위한 온라인 교육 과정이 개발됐고 의대 교육 콘텐츠도 확대되고 있다. 동시에 더 다양한 호르몬 치료 옵션에 대한 공적 지원 확대도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뉴질랜드 여성들의 실제 경험에 대한 데이터는 부족하다. 누가 치료를 받고 있는지, 환자들이 의료진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폐경 증상이 가족과 직장,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최신 연구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또한 현재 연구는 대부분 폐경 이후 여성(12개월 이상 무월경)에 집중돼 있으며, 폐경 이행기 여성이나 최신 치료 방식에 대한 장기 연구는 부족하다. 상담 역시 과거 치료 방식과 현재 뉴질랜드 인구 구성과는 맞지 않는 연구에 기반하고 있다.
뉴질랜드 정부는 2023년 여성 건강 전략을 발표하며 폐경 지원 강화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의료 현장에서 자신의 증상이 충분히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다.
전문가들은 폐경 증상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으려는 여성들이 늘고 있는 만큼, 뉴질랜드 실정에 맞는 연구 확대와 의료진 교육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Source: 1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