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소비자단체 Consumer NZ는 슈퍼마켓 멤버십(로열티) 프로그램이 기대만큼의 혜택을 제공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가계 식비 부담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Consumer NZ가 실시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2%가 식비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67%는 정부 정책이 식료품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 신뢰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3분의 1 이상은 정기적으로 식비를 초과 지출하고 있으며, 약 3분의 1은 원하는 만큼의 식품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는 식량은 충분하지만 원하는 종류의 식품은 구매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Consumer NZ의 연구·정책 책임자 젬마 라스무센은 최근 Foodstuffs가 도입한 ‘클럽+’ 프로그램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해당 제도는 팍앤세이브(Pak’nSave) 온라인 쇼핑 시 회원 가입을 필수로 요구하며, 뉴월드·포스퀘어를 포함한 전 브랜드의 소비자 데이터를 통합 수집한다.
라스무센은 “이 데이터는 가격 분석 도구와 결합돼 지역별 소비 수준에 따라 가격을 얼마나 높게 책정할 수 있는지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며 “이는 기업 수익성 강화에는 도움이 되지만 소비자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Foodstuffs는 지역별로 가격을 달리하는 ‘동적 가격 전략’을 사용하는 반면, 울워스(Woolworths)는 전국 단일 가격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멤버십 제도는 소비자들이 더 저렴한 매장을 찾기보다 특정 브랜드에 묶이도록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가격 비교에서는 팍앤세이브가 가장 저렴한 경우가 많지만, 소비자들이 포인트나 혜택 때문에 다른 선택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도 변화하고 있다. 응답자 중 71%는 저가 또는 자체 브랜드 제품 구매를 늘렸고, 69%는 프리미엄 제품 구매를 줄였으며, 59%는 대량 구매를 늘렸고, 30%는 신선식품 구매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라스무센은 “과일과 채소 가격 상승으로 영양 불균형 문제가 우려된다”며 식품 접근성 저하가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체 브랜드 확대는 슈퍼마켓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유통업체가 공급자이자 판매자로 동시에 이익을 취하고, 진열 우선권까지 확보함으로써 경쟁 브랜드를 밀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결국 공급업체 다양성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소비자들의 정부 대응에 대한 신뢰는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응답자의 86%는 호주처럼 과도한 가격 책정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제도 도입에 찬성했으며, 슈퍼마켓 가격과 할인 정책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35%에 그쳤다. 또한 약 4분의 1은 할인 자체가 실제 절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제품 용량이 줄어드는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불만도 컸다. 응답자의 72%가 가격 인하 없이 제품 크기가 줄어든 것을 체감했으며, 75%는 이에 대한 정보 공개가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라스무센은 “현재 시장 구조에서는 실질적인 경쟁 촉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공공 슈퍼마켓 설립이나 가격 규제 강화 등 보다 강력한 정책 개입이 필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울워스는 “고객들에게 지속적인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210만 명의 멤버십 회원이 혜택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Foodstuffs 측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