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흔히 기름은 자동차를 움직이는 연료로만 생각하지만, 석유는 현대 산업과 일상 소비재를 만드는 핵심 원료이기도 하다. 최근 국제 분쟁과 공급망 차질로 유가가 오르면서, 전문가들은 생활필수품 가격도 조만간 더 오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석유화학제품은 원유를 정제해 만들어지는 화학 원료로, 에틸렌과 프로필렌 같은 물질이 플라스틱, 합성섬유, 접착제, 코팅재, 포장재 생산에 쓰인다. 이 때문에 석유화학은 우리가 입는 나일론 의류, 신발 밑창, 휴대전화의 플라스틱 부품, 식품 보존제, 화장품, 치약 등에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전 세계적으로 6000개가 넘는 소비재에 석유화학제품이 들어간다.
최근 이란 관련 분쟁과 공급망 불안은 이런 재료의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오만 사이의 좁은 해상로로, 전 세계 석유 공급의 약 20%가 이곳을 지난다. 이 지역의 항로가 흔들리면서 하루 약 2000만 배럴 규모의 석유 흐름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석유는 석유화학제품 생산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공급 차질은 수천 가지 제품의 제조비를 끌어올린다. 예를 들어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플라스틱인 폴리에틸렌은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이미 30~50% 급등했고, 이는 우유병 뚜껑이나 빵 봉지 같은 일상 제품 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제조업체들은 원유 기반 원재료 가격 상승과 전 세계 운송비 상승이 동시에 겹치는 이른바 ‘이중 압박’을 받고 있다.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품목은 식품 포장재, 전자제품, 합성섬유, 페인트, 접착제, 화장품, 세면용품 등으로 폭넓다. 의료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병원은 플라스틱 기반 의료용품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수액백, 주사기, 수술용 장갑, 마스크, 의약품 포장재 등의 비용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뉴질랜드는 글로벌 공급망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어, 국제적 차질이 발생할 때 특히 취약하다. 뉴질랜드의 폴리머 공급 가운데 약 22%는 중동에서 직접 들어오고, 또 다른 56%는 중동 항로에 의존하는 아시아 제조업체를 통해 공급된다. 세계 공급이 빡빡해지면 대형 시장이 우선 배정되는 경우가 많아, 뉴질랜드처럼 작고 떨어진 국가는 운송 지연과 운임 상승, 회복 지연을 더 크게 겪을 수 있다.
아직 소비자들이 가격 변화를 선반에서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시차 때문이다. 지금 매장에 있는 제품들은 몇 달 전 더 저렴한 원자재 가격으로 생산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새 재고가 들어오면 상승한 비용이 점차 소비자 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추정에 따르면 연료비 상승과 상품 가격 인상의 영향이 모두 반영되면 가계는 주당 약 55달러의 추가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 다만 이런 변화는 주유소 가격처럼 갑작스럽게 드러나기보다, 생활필수품 가격이 조금씩 오르는 형태로 천천히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여러 차례의 구매에 걸쳐 몇 센트씩 더 비싸지는 방식으로 부담이 쌓인다는 뜻이다.
Source: 1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