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Conversation에 기고한 오클랜드대 창업학 교수 로드 맥노튼(Rod McNaughton)에 따르면, 취업의 첫 단계를 밟는 일은 젊은 세대에게 예전보다 훨씬 더 어려워지고 있다. 그는 뉴질랜드와 유사한 선진 경제가 과거에는 초급 사무·행정·사무 보조 등 입문 레벨 일자리를 통해 젊은 인재를 꾸준히 끌어들여 왔지만, 지금은 이 통로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맥노튼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통계를 보면 뉴질랜드 15~24세 청년의 실업률은 약 15%로, 최근 몇 년보다 높은 수준이며 성인 전체 실업률의 약 3배에 이른다. 이는 단순히 실업률이 올라갔다는 수준을 넘어서, 청년들이 사회·조직·직장에 첫 발을 들여놓는 ‘입문 레벨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과거에는 일반 행정·사무·초급 사무직 등이 청년들이 직장에 들어가는 주요 관문이었다. 그러나 맥노튼 교수는 최근 이러한 포지션이 크게 줄고 있으며, 특히 반복적이고 데이터·서류 처리 중심의 업무는 인공지능(AI) 자동화와 디지털화로 인해 대체·축소되는 추세라고 설명한다. 그는 미국 시장조사기관 IDC의 5500개 조직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인용해, 91%가 이미 AI가 직무를 변화·대체했다고 답했으며, 뉴질랜드 업체 중 절반 이상은 AI 도입으로 인해 신입·입문 레벨 고용을 늦추거나 멈추고 있다고 말했다. 약 90%는 향후 3년 내에 이런 입문 포지션을 더 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그는 전한다.
맥노튼 교수는 “AI는 직업 전체를 없애기보다는, 그 안의 ‘반복적·예측 가능한’ 업무를 자동화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초급 직원이 하던 단순업무가 줄어들고, 신입에 요구되는 능력은 더 복잡하고 비구조화된 상황을 바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의 AI 기업인 Anthropic의 연구를 들어, 고위험 직무에서의 대규모 일자리 소멸보다는 청년층이 그 직무에 들어가는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뉴질랜드 등 선진국에서는 더 많은 청년이 대학·전문학위를 취득해 동시에 노동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이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자격·학력만으로는 차별화가 되지 않는 현실을 만든다고 맥노튼 교수는 말한다. 고용주는 학위보다는 현장 실무 경험과 문제 해결 능력을 더 중요하게 여기지만, 입문 레벨 일자리가 줄어드는 가운데 이 경험을 쌓을 기회가 줄어들고 있어 ‘경험이 없으면 취업이 어렵고, 취업이 없으면 경험이 쌓이지 않는다’는 고전적 ‘닭과 달걀’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고 그는 지적한다.
맥노튼 교수는 IDC 조사에서 뉴질랜드 고용주 4분의 3 이상이 ‘직장 내 실무 교육 기회 축소’를 중요한 문제로 꼽았고, 비슷한 비율이 AI 관련 직무와 역량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채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고 소개한다. 이는 단순히 ‘스킬 격차’가 아니라, 사람들을 직장에 데려와 그 안에서 성장시키는 경로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뉴질랜드 대학·전문 교육기관들이 ‘학습과 실무를 결합한 교육’(work‑integrated learning)과 창업 교육(entrepreneurship education)을 확대해 청년들이 대학생활 중에 실전 역량·판단력·적응력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교육기관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강조하며, 문제의 핵심은 단순히 ‘일자리를 찾는 것’을 넘어서, 노동시장이 청년들에게 여전히 ‘첫 발을 들여놓을 기회’를 제공하는지, 그리고 그 기회 안에서 끊임없이 실무를 배우며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라고 정리한다.
맥노튼 교수는 마지막으로 “AI와 디지털 전환이 청년들에게 크나큰 위기가 되느냐, 아니면 새로운 역량을 요구하는 기회가 되느냐는, 노동시장·교육·기업이 이 변화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작은 입문 포지션을 통해 청년들이 실무를 경험하고, 이를 기반으로 장기적인 경력 성장 길을 이어갈 수 있는 생태계를 다시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Source: 1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