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무(Temu), 쉬인(Shein) 등 해외 거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들어오는 저가 소포들에 대해 뉴질랜드 납세자들이 지불하던 '숨은 보조금' 시대가 막을 내린다. 뉴질랜드 관세청은 오는 4월 1일부터 저가 수입물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 부담금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뉴질랜드 정부는 저가 물품(1,000달러 미만) 수입 처리 비용의 무려 74%를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관세청이 실제로 회수하는 비용은 전체의 16%에 불과해, 매년 약 7,000만 달러(약 570억 원)의 국민 세금이 해외 업체의 배송비를 보조하는 데 쓰여온 셈이다.
현재 관세청은 수입 화물 신고(Inward Cargo Report) 한 건당 145.64달러를 부과한다.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수천 개의 소포를 하나의 신고서에 묶어 처리함으로써, 소포당 단 7센트의 수수료만 내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해 왔다. 반면 소량 수입자는 소포당 36달러가 넘는 비용을 내야 하는 불공정한 구조였다.
케이시 코스텔로(Casey Costello) 관세부 장관은 "재정 여건상 더 이상 국가가 이 무역을 보조할 수는 없다"며 "비용을 발생시키는 쪽이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4월부터는 신고 건당 부과 방식 대신 항공 소포당 2.21달러, 해상 소포당 2.09달러를 고정적으로 부과한다.
이 비용은 수입업자나 판매자가 부담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소비자 가격 인상이나 배송비 유료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조치는 해외 직구 공세에 밀려 고전하던 뉴질랜드 현지 소매업체와 제조업체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지 업체들은 GST(부가가치세)를 납부하고 뉴질랜드인을 고용하며 운영 비용을 감당하고 있지만, 해외 플랫폼들은 세금 보조를 받으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Buy NZ Made'의 데인 앰블러(Dane Ambler) 이사는 "이번 조치가 숨겨진 보조금으로 인한 인위적인 저가 공세를 줄여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을 보다 공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프랑스가 도입한 환경 부담금(5~10유로) 수준에는 못 미쳐 소비자 습관을 완전히 바꾸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관세청은 이번 제도 개편이 세수 증대가 아닌 '비용 회수'에만 목적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크레이그 치티(Craig Chitty) 관세청 총지배인은 "우리의 목적은 사람들이 어디서 무엇을 사는지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통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드는 비용을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Source: newsro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