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유리한 시장 환경이 조성되며, 첫 주택 구매자(FHB)들에게 ‘황금기’가 찾아왔다. 투자자 감소, 안정된 집값, 낮아진 금리, 풍부한 매물 등 여러 호재가 겹치며 첫 집 마련의 기회가 열리고 있다.
ANZ의 2025년 5월 부동산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주택 매물 재고는 거의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4월 전국 집값은 0.4% 소폭 상승에 그쳤고, 매물 소진 기간도 점차 단축되고 있다. 보고서는 올해 하반기 집값이 다소 오를 것으로 전망하지만, “충분한 공급”으로 인해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모기지 중개사 스퀴럴(Squirrel)의 데이비드 커닝햄 대표는 “지금이야말로 첫 주택 구매자에게 ‘골디락스(딱 알맞은)’ 시기”라며 “집값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시장에 매물이 넘쳐 FHB들이 여유롭게 고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집값은 최고점 대비 약 15% 하락해 ‘합리적’ 수준에 도달했다. 신축 주택이 기존 주택보다 비싸지만, 많은 FHB들이 직접 리모델링에 나서는 만큼 기존 주택을 구매해 손보는 것이 FHB의 전형적인 여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FHB들은 아파트나 플랫보다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커닝햄 대표는 “현재 첫 주택 구매자의 75%가 단독주택을 구매하고 있다”며 “이는 가족을 시작하거나 키우기에 적합하고, 젊은 뉴질랜드인들의 ‘직접 고치기’ 문화에도 잘 맞는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현상은 투자자들의 시장 이탈도 한몫했다. 임대주택 시장이 식으면서 FHB들이 더 쉽게 내 집 마련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ANZ 보고서에 따르면, 신규 임대료 인플레이션은 0%로 1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이민 감소, 가계 소득 성장 둔화, 코로나 이후 공급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임차인 친화적 환경이 조성되며, FHB들은 투자자와의 경쟁 없이 매물을 고를 수 있게 됐다.
모기지 걸스(The Mortgage Girls)의 창립자이자 대표인 엘리스 피터스는 “이제 FHB들은 여유를 갖고 더 좋은 조건으로 집을 구매할 수 있다”며 “많은 고객들이 기존에는 상상할 수 없던 ‘기존 주택 매각 조건부 구매’ 등 다양한 협상 조건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매자들도 여전히 적극적이고, 사전 대출 승인을 받은 구매자들은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기지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피터스 대표는 “많은 고객들이 단기 절감과 장기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며, 6개월 단기와 1~3년 고정금리를 혼합하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하면 당장 이자를 아끼면서도 일부 금액은 장기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4년 이상 장기 고정금리 선호는 여전히 낮고, 대부분 고객들은 시장 변동에 맞춰 유연성을 우선시한다”고 말했다.
ANZ 역시 1년·2년 고정금리가 가장 낮은 ‘틱(tick) 곡선’ 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은행의 고정금리는 5.29~5.69% 수준이며, 1~2년 특별금리는 약 4.99%에 형성돼 있다.
일부 대출자는 단기 금리 하락을 기대하며 6개월 고정금리를 선호하기도 한다. 피터스 대표는 “점점 더 많은 고객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6개월 단기 고정금리를 선택, 향후 금리 인하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ANZ는 기준금리(OCR)가 10월까지 3.25%에서 2.5%로 인하될 것으로 예상하며, 모기지 금리도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대부분의 하락 기대감은 이미 도매금리에 반영되어 있어 추가 하락폭은 0.1~0.2%포인트(10~20bp)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커닝햄 대표는 “현재 2~3년 고정금리가 가장 유리하다. 최근 몇 달간 6개월~1년 단기 고정에서 2년 고정(약 4.99%)으로 이동하는 추세”라며 “3년 고정도 5% 이하로 떨어져 인기를 끌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기지 금리는 이미 바닥권에 근접했다. 기준금리가 3%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한 1~3년 고정금리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2025년 1~2년 고정금리가 4.5%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 4.95%대 고정금리는 역사적으로도 매우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Source: NZ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