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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이후 뉴질랜드 인구는 해밀턴(Hamilton) 인구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증가했지만, 주택 시장은 이 급증을 어느 정도 소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뉴질랜드 통계청(Stats NZ)에 따르면 2023년 12월 기준 뉴질랜드 인구는 약 531만 명으로, 2018년 12월의 494만 명에서 크게 증가했다. 이 같은 인구 증가는 출생과 사망의 자연 증가분과 순이민 유입에 기인한 것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는 해외 유입 인구가 더 큰 역할을 해왔다.
경제 분석기관 인포메트릭스(Infometrics)의 수석 예측가 가레스 키어넌은 , 2010년대 후반부터 인구 증가 속도가 신규 주택 공급 및 관련 인프라 개발 속도를 초과했지만 2021년과 2022년을 거치면서 주택 공급이 따라잡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2년 이후부터는 전반적인 성장세가 빨라진 반면, 주택 및 인프라 투자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며 이로 인해 누적된 공급 부족이 있었으나 최근 몇 년간 일부 해소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연간 약 3만 3천 건의 신규 주택 건축 허가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2024년 2월 기준 연간 순이민 유입 규모인 3만 2,900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불과 1년 전인 2023년에는 연간 순이민이 11만 3,700명에 달해, 공급이 이를 감당하지 못했던 시기도 있었다.
그는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덜 위기적인 상황이고, 다만 인프라 측면은 주택보다 더 긴 개발 주기를 요구하므로, 여전히 투자 부족을 메우기 위한 성장이 충분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자연적인 인구 증가율이 크게 둔화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언급했다. 이는 인구 고령화로 인해 앞으로 뉴질랜드가 이민자에 더욱 의존하게 될 것임을 시사한다.
부동산 분석업체 코어로직(CoreLogic)의 수석 경제학자인 켈빈 데이비슨은 2018년 12월부터 2024년까지 인구는 약 7.5%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주택 재고는 9.9% 증가했다고 밝혔다. 현재 매매 및 임대를 위한 주택 공급은 충분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는 가구당 인구 수나 선호 주택 유형·규모의 변화 등은 제쳐두더라도,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완화된 조짐이 있고, 과거에는 주택 부족이 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들었지만, 현재는 과잉 공급 조짐도 있어 향후 집값 상승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BNZ의 수석 경제학자 마이크 존스는 장기적으로 볼 때 뉴질랜드는 인구 대비 충분한 주택을 짓지 못했다며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그 결과 집값과 임대료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시기가 있었고, 특히 COVID-19 기간 중에는 이미 존재하던 주택 부족이 수요 자극책과 맞물려 가격 급등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최근 들어 이러한 흐름이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3년의 폭발적인 인구 증가는 진정되었고, 비록 주택 건설은 둔화되었지만, 당분간은 인구 증가 속도가 주택 공급 속도보다 낮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임대 및 부동산 시장 모두에서 과잉 공급 현상이 감지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선 임대료가 하락하고 있고, 모기지 금리가 대폭 하락했음에도 집값이 정체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오클랜드대학교 도시계획학과 선임 강사 엘함 바만테이무리는 뉴질랜드가 인구 증가로 인한 경제적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인구 증가는 생산성을 자극하고, 잘만 관리하면 경제에 긍정적인 인플레이션을 유도할 수 있지만 특히 2018년 이후 그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고 그녀는 말했다.
엘함 바만테이무리는 이민자 유입이든 자연 증가든 인구 성장을 계획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보다 포괄적인 시야와 장기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택, 교통, 사회·물리적 인프라의 공급 측 제약은 주거비 부담과 기존 서비스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보다 창의적이고 장기적인 접근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혁신적인 접근이 필요하고 단기적 대응이 아니라,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