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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7/2008. 14:51 코리아타임즈 (125.♡.179.126)
취직, 물론 많이 힘들지만 그렇다고 해서 앉아서 고민하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겠어요. 무엇보다 직접 발로 뛰어 다니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해서 교민사회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현지 사회로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됩니다."
아시안 성(姓)때문에 서류심사에서 번번이 탈락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생각한 신은정(31세, Wesklake Girls High School재직중, 이하 웨스트레이크 스쿨)씨는 이력서를 직접 배달하며, 본인을 광고하고 나서야 면접을 겨우 딸 수 있었다고 하는데 자신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에 전문성을 더하기 위해 항상 적극적인 자기계발과 교육훈련도 마다하지 않는 등 자신을 업그레이드시키기에 열심인 그녀를 만나 '도전하는 삶'에 대해 들어보았다.
공립이면서도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와 교육의 질은 사립학교 못지 않을 정도로 매우 우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웨스트레이크 스쿨에서 수학교사로 있는 신은정씨는 처음부터 교사가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홍익대학에서 예술이론을 전공한 신은정씨는 이민후 어학코스 과정없이 바로 편입형식으로 오클랜드 대학에 입학한뒤 전공(수학 및 일본어)공부와 영어공부를 동시에 했다. "수학교사란 말에 동창들은 어처구니 없다지만 한국에서 공부해오던 인문학의 애매모호함을 수학이라는 학문이 많이 해소시켜주었어요. 수학도 의외로 언어적 접근이 많이 필요한데 어려운 한자어로 가득찬 정석만 보다가 영어단어와 수학개념을 동시에 공부하게 되니 훨씬 더 논리적이고 재미있었습니다. 성인이 되어 남의 나라에서 학업을 하다보니 교육과정(Learning Process)자체를 더 연구하는 맘도 생기고 교사라는 직업이 훨씬 더 구체적으로 다가왔죠."라고 당시를 회상하며 말했다.
또한 그녀는 "많은 분들이 영어로 수학을 가르치려면 반드시 네이티브 수준의 영어를 구사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명료하고 간결한 개념설명에 집중하고 학급운영에 필요한 용어들을 익히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저 역시 어릴적부터 뉴질랜드에서 교육을 받은 1.5세대가 아니라 초기에 애를 많이 먹었지만 영어를 워낙 좋아하던터라 다양한 엑센트로 연습을 하곤 했어요. 영화광인 저에게는 수많은 배우들이 현지인 친구들과 더불어 좋은 스승님들이기도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작은일에 구애받지 않는 서글서글한 성격에 정열적으로 일에 몰두하는 스타일인 신은정씨는 교사가 되기전에는 아이들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러나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아이들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다고 하는데 "(웃으며)저자신이 학창시절때 모범생이 아니었던지라 아이들 이해가 좀더 수월했어요. 나름대로 고민을 안고 사는 그들을 같은 인격체로 대하다보니 애정도 많이 생겼구요."라며 "힘들어 보이는 학생들의 얼굴을 금방 읽곤 하는데 비록 제가 모든것을 들어 줄순 없어도 'Are you all right?'고 진심어린 눈으로 물으면 짦은 순간이나마 소통의 문은 열리고 어느새 가슴은 따뜻해져요. 아이들을 통해 배우는 것도 많구요."
이처럼 또 다른 세계에서 자신의 새로운 모습과 가치를 찾고 싶다면 교사를 한번쯤 꿈꾸어 보는것도 좋을 것 같다고 그녀는 적극 추천한다. "가령 평소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분이라도 이 직업을 통해 리더쉽과 기획력을 키우고 적극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 가능하다"며 "특히 현재 뉴질랜드는 수학 및 과학과목 교사 부족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감히 말하건데 이 분야를 틈새시장이라고도 부를 수 있습니다. 절대 어려운 진로가 아님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근래 들어 안정된 직장을 구했다고 자꾸 나태해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그녀는 이렇게 되뇌인다. "가장 위험한 것은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이다. 고여있는 물이 되지 말자." 신은정씨는 성을 쌓는자는 반드시 망할 것이며, 끊임 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다라는 신유목민의 개념, '노마디즘(Nomadism)'을 좋아한다.
그녀는 나은 미래를 위해 교사생활을 하면서도 파트타임으로 대학원에 입학, 계속 공부를 하고 있다. "제가 여기에서 교사가 되리라는 것을 과거에 전혀 몰랐듯이 다가올 미래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믿어요. 꿈꾸는 삶이 가능하도록 계속 공부하며 자기계발을 하고 싶습니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