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전원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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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전원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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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0/2008. 11:17
뉴질랜드 코리아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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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료 값이 올라 돈도 많이 들어가는데 오리를 2마리나 가져간다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공짜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돈을 주고 사 간다는 것입니다.
암, 그래야지...
그런데 오리를 잡을 줄 모르니 잡아 달라고 했다는군요. 잡는 삯도 쳐주겠다는 말도 언뜻 들리더군요. 당연히 그래야지, 뭐 잡는다는 게 여간 힘든 줄 알아... 배를 가르고 내장을 꺼내고 손질을 하는 것은 이골이 난 아내가 잘 하지만 죽이는 것은 언제나 내 몫인데
아... 살생을 한다는 것은 참 가슴 아픈 일입니다. 빨리 죽여 달라는 아내의 성화에 나는 사료를 가지고 닭장으로 갔습니다. 내가 구구구 하고 모이를 주니 밖에서 놀고 있던 닭과 오리들이 닭장 안으로 몰려 들었습니다.
안에서 닭장 문을 걸어 잠그고 목장갑을 끼자 닭과 오리들이 경계를 하기 시작하더군요. 목장갑을 낀 손에 붙잡혀 가면 살아서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을 아는 모양입니다. 아이고~ 불쌍한 것들...
"어 . 느 . 놈 . 을 . 잡 . 을 . 까 . 요!"
내 손가락이 요 자에 떨어진 놈의 날갯죽지를 잡고 애써 무표정을 지으며 뒤 곁 도살장소로 뚜벅 뚜벅 걸어갑니다.
오리도 죽을 것을 알고 있는지 비명을 질러 댑니다. 내가 마지막으로 해 줄 수 있는 말이라곤 이 말 뿐입니다.
"어차피 세상에 한 번 왔다 가는 건 마찬가지야~ 일찌감치 좋은 곳으로 간다고 생각 하여라. 응,"
오리 2마리를 죽여 놓자 아내가 수탉 한 마리도 주문 받았다고 또 죽여 달라는군요. 사실 우리 집 수탉이 맛있다고 소문이 났습니다.
지난여름에 깐 20마리의 병아리가 거의 수탉이었는데 참 많이도 잡아먹었군요. 그나저나 올해 들어 살생을 너무 많이 했습니다.
얼마 전에도 친한 동생으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형님~ 형님이 주신 병아리가 모두 수탉이에요. 알도 안 낳으니 잡아먹으려고요. 근데, 제가 닭을 죽일 줄 모르니 형님이 오셔서 닭 좀 죽여 줘요~"
제길~ 내가 무슨 킬러냐?
진짜 킬러는 한 건 처리하는데 돈도 많이 받는다는데... 9달러씩이나 하는 병아리를 공짜로 줬더니 죽여까지 달라니, 제길~ 사람이 양심이 좀 있어야지 원~
또 한 동생은 양심이 좀 있어 가지고 직접 닭을 죽이다가 뭐가 잘 안되는지 전화를 했더군요.
"형님은 날갯죽지를 잡고 당수 한방 내려치면 닭이 쭉 뻗는데, 저는 2방이나 내려쳐도 눈만 멀뚱멀뚱 뜨고 쳐다보고 있으니 어찌 해야 합니까? 형님~"
"당수라는 게 그냥 팬다고 당수가 아냐~ 심호흡을 하고 아랫배에 힘을 주어 오른팔에 기를 모아 올린 후 내려 쳐야 돼~ 내공이 들어 가야돼~ 내공!"
"내공이 뭐에요?" 이런~ 말이 안 통 하네...
"그럼 그냥 몽둥이로 내려쳐!"
"망치로 내려칠까요?"
"안 돼! 그럼 살 터져~"
공짜로 병아리 나누어 주는 일도 보통 힘든 게 아니더군요. 잡아먹을 때까지 사후관리를 해주어야 하니 원~ 하긴, 아무나 닭을 그렇게 쉽게 죽이면 도살장하는 사람은 어떻게 밥을 먹고 살겠어, 그것도 기술인데... 그나저나 내 기술을 전수 시킬 후계자가 없어 걱정입니다.
아들한테 살생방법을 가르쳐 줄 수도 없고...
어쨌든, 벌써 몇 마리를 죽인거야?
미정이네 닭과 오리는 8마리인가 9마리인가 죽여 준 것 같고, 올 여름에 우리 집 오리새끼를 12마리를 깠고 병아리는 20마리를 깠는데 지금 살아 있는 것이 8마리이니 나머지는 다 내 손으로 죽인거야, 크흑,
또 묵은닭 잡어 먹은 것도 많지...
어쩌면, 염라대왕이 가지고 있는 수첩의 명단 속에 내 이름이 우선순위로 들어가 있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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