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9] 5월 10일, 햐얀 백련이 피다...

[379] 5월 10일, 햐얀 백련이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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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저녁이 제법 쌀쌀한 날씨가 되었다.무덥든 더위가 지나가고 가을이 오는 느낌이다. 겨울나기를 준비하고 대비하지만 한국처럼 실감이 덜하다.

  계절이 바뀔 때쯤이면 불가에서는 4월 초8일 부처님오신 날 준비를 한다. 금년은 5월 12일 월요일인데 신도들의 참여를 위해 주말로 앞당겨 5월 10일 토요일 오전 10시30분에 봉축 법요식과 연등축제를 연다. 금년 봉축 표어는 "수행정진으로 세상을 향기롭게"이다.

  작년 불교계의 동국대 신정아 사건과 허위학력 논란, 각종 방송매체의 불교계 고발 프로그램 방영으로 인해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자정적 메시지가 들어있는 표어이다. 봉암사에서는 "부처님 법대로 살자"는 슬로건으로 2,000만 한국 불교도 대회가 열렸고, 한 번 파괴되면 다시 회복되기 어렵다는 자연 친화적인 산하를 수호하자며 한반도 대운하 건설 반대에 앞장서는 불교계는 그 어느 때보다 사회를 정의롭게 바라보는 시각이 남다르다.

  부처님오신 날은 좀 더 세상을 향기롭게 하기 위해, 사회의 정의와 행복을 위해 등불을 밝히고 불타의 메시지를 사회화하고 꽃을 피우는 것이다. 불타는 태어나자마자 한 손을 하늘로 한 손을 아래로 가리키며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고해 아당안지(天上天下 唯我獨存, 三界皆苦 我當安之)" '하늘 위나 하늘 아래 오직 나 홀로 높다'라고 외치며 인간존엄과 생명의 위대성을 제시하며 사회의 자유와 행복을 예고하셨다. 이 뜻은 한 아이가 육신의 몸으로 탄생 했다는 의미를 뛰어 넘어 모든 존재는 누구로부터도 구속 받지 않는 절대적인 생명을 가지고 태어났으므로 '나의 주인은 나 자신'이라는 깨달음을 일깨워 준다. 여기서 '나'는 '나 혼자만 제일이다'라고 하는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나'가 아닌 보편적인 '나'로써 모든 사람들의 '나'이다.

  인간 사회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는 '나 한 사람'이기 때문에 '나 한 사람'이 모여 가정과 이웃을 형성함으로 '나 하나'가 어리석고 악하고 탐욕스러우면 그 가정과 이웃, 그 사회와 국가도 발전하기 어렵다.

  이 땅의 많은 사람들이 불안과 고통, 그리고 가짜 욕망 속에 괴로워하고 있다. 모든 존귀한 생명들이 아프고 상처 받고 있다.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 낸 욕망은 모든 생명의 존재들에게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안겨 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본래부터 갖추어진 인간의 무한한 지혜와 능력으로 인간성을 회복하자는 것이 부처님오신 날의  의미이다.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사회에서나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환경과 조건과 대우와 제도를 만들고 함께 나누고 존중할 때 사회도 경제도 살아난다.  

  이 진리를 모든 이에게 전하기 위해 이 맘 대쯤이면 봉축 메시지를 발표하고 연등을 만들고 장엄물을 만들어 이 땅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연등축제를 펼친다.

  남국정사에서는 지금 불자들이 연꽃잎 한 장 한 장을 붙여 가며 빨강, 파랑, 노랑, 분홍, 초록, 황금색의 연등을 제작하기 위해 매일 모여 정성을 다하고 있다. 초청장을 띄우고 연등축제의 문화마당과 어울림 마당 내용을 보완하면서 불자와 교민들을 위한 한판 축제의 장을 준비하고 있다. 교민들의 안녕을 위하고 종교 간의 화합과 상생을 위해 성당의 신부님과 교회의 목사님을 초청하여 좋은 말씀을 듣고, 불우 장애우들도 초청하여 사랑과 나눔의 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남국정사에서는 이번 축제를 위해 대형 '백련 봉축 장엄물'을 제작 설치했다.

  땅 위에 햐얀  백련 꽃 5송이와, 대형 연잎 7잎이 피어난 연꽃 장엄물이다.

  꽃과 연잎은 사람이 올라갈 만큼 크다. 야간에는 꽃과 연잎에 조명이 들어와서 더욱 아치를 더해 준다. 연꽃은 진흙 속에서 피어나지만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스스로 산소를 내뿜어 그 물을 정화하는 것처럼 인간도 탁한 세상에 존재 하드라도 그 속에 오염되지 말고 자신을 성취 하라는 상징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상징성을 인격화하기 위해 초파일 밤에는 등을 들고 '연꽃 탑돌이'를 하면서 존재를 자각하고 소원을 빌며 감사의 기도를 올린다.

  부처님 오신 날에 다시금 부처님 탄생계의 의미를 알아 차리고 실천 한다면 우리들은 부처님께서 날마다 우리들에게 오신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나도 "작은 부처님"이 되어 가는 기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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