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6] 상대적 불행

[376] 상대적 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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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속도로에서 심한 정체 속에 차가 기어 가고 있을 때 옆 차선보다 조금 빨리 빠지는 선에 있으면 왜 그렇게 행복한지. 그래 봐야 1-2분 차이일 텐데도 옆 차 보다 빨리 가면 신이 나지만, 조금만 지체해도 스트레스가 쌓인다. 소위 '상대적 불행'이라는 것이다.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친구를 찾아가서 비서나 다른 부하직원을 같이 있는 자리에서 추켜 세우는 경우가 있다. 인사치레로 "ㅇ부장은 참 성실한 것 같아. 김사장은 참 복도 많구만" 하는 정도는 의례적이고 격려하는 얘기일 수 있어 좋다. 하지만 "ㅇ부장은 이 회사 일을 혼자 다 하는 것 같아. 연봉은 최고 대우를 받고 있겠지? 당신(친구인 사장을 향해) 이런 친구 구하기 힘들어." 하는 식으로 앞 뒤 분간 못하고 오버하는 수가 있다.

  만일 그 때 그 직원이 대우에 불만을 품고 있는 상태였다면 '기름에 불 붙이는 상황'을 연출하는 셈이 되고 남의 비즈니스에 초치는 결과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언제부턴가 한국 드라마에선 '∼됐거든요!', '너나 잘 하세요!' 등의 '시니컬 리토트(Cynical Retort: 냉소적 대꾸)'가 일상화 되었다. 힘든 이민생활에서 덕담은 못 할망정 아무 때나 끼어 들어 남의 가정을 우울하게 만드는 멍청이들에게도 딱 어울리는 말들이다.

  '인사가 만사'라는데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강부자(강남 땅부자)니,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인맥)내각이니 말이 많은 것은 여러 장관 후보자들의 갖가지 불법이나 불명예스러운 경력 때문이다. 만일 후보가 안 되었더라면 성공한 학자요, 기업가요, 사회 저명인사였을 그들이 남들과 비교해 더 나은 자리에 오르려다 본전도 못 찾는 셈이 된 것이다.

  <'키다리 아저씨'(Daddy-Long-Legs)에서 '쥬디'는 말한다. "One doesn't miss what one has never had ; but it is awfully hard going without things after one has commenced thinking they are his(hers) by natural right."(사람이란 전혀 가진 적이 없었던 물건은 내내 갖지 않아도 별로 아쉬운 줄을 모르고 지냅니다. 하지만 그것들이 당연히 자기 것이라 생각하기 시작하면 그 후로는 그것들 없이는 참으로 살아 가기 어려운 법입니다.)>

  이민 와 살면서 어쩔 수 없이 한국과 뉴질랜드를 비교해 보는 습관이 생겼다. 언제나처럼 지금도 '한국 사회는 정치가 너무 많아 시끄럽고 뒤숭숭'하고, '뉴질랜드는 정부가 뭘 하는지? 아니 도대체 정치가 있기나 한 것인지?' 불감증이 인다. 경제가 갈수록 불투명해져 가는데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여파, 고유가 영향, 고환율 문제 등이 주요인이란다.  도대체 뉴질랜드 정부의 역할은 없고 대부분 다른 나라의 영향이라니 답답하기만 하다.

  <오클랜드의 동쪽, 호윅의 Bleakhouse Rd.에 'Fowey Lodge Bible School'이라는 학교가 있다. 1966년 'Dr. Tony Hann'에 의해 '기독교 정신과 세계선교'를 모토로 지금의 자리에 세워진 강의실 1동의 이 미니 학교는 42년 동안 무려 2,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거쳐 갔지만 그 규모나, 강사진이나 운영시스템이 거의 그대로이다. 그 사이 70여 개국의 유학생들과 이민자들에게 무료로 성경과 영어를 가르쳤고, 많은 졸업생들이 세계 곳곳에서 선교와 봉사를 실천해 오고 있다. 한 때는 학생수가 250명이나 될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고 Certificate와 학생 비자를 받을 수 있는 정규 학교로 NZQA의 인가를 받았었다. 그런데 '수업료가 무료인데다, Dr. Hann의 추천서만 받으면 영주권이나 학생 비자를 아주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한국 교민들을 포함, 많은 이민자나 유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게 되었다. 마침내 좁은 캠퍼스와 도로에 학생들이 몰리면서 이웃 주민들의 원성이 자자하게 되었고, 당국으로부터 '수업료를 받아 제대로 시설과 시스템을 갖추고, 시험제도를 강화해서 비자를 주는 자격도 엄격히 하도록 수 차례 요구 받았다. 하지만 현 교장이자 의사인 'Dr. Tony Hann'의 한결 같은 의지로 무료수업을 계속하고, NZQA가 요구하는 시험제도를 거부함으로써 결국은 비자 지급 자격을 취소 당한 채 학생수 20명 정도의 미미한 학교가 되었다. 그러나 66세의 노 교장은 눈도 깜짝 하지 않고 사재를 털어 운영을 계속하고 있다. 또한 두 아들을 아프리카의 오지 우간다에 선교사로 보내 문맹퇴치와 선교활동, 빈민구제 등을 지원하고 있다.>

  부자들, 성공한 사람들과만 자신을 비교하다 보면 상대적 빈곤이나 불행에 휩싸이기 쉽다.

  그것이야 말로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비교는 올림픽이나 월드컵에서 하면 된다.

  그럼에도 굳이 비교하려면 Dr. Tony Hann 같은 사람과 견주어 '롤 모델'로 삼는다면 스스로의 삶을 값지고 보람 있게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지 않을까?

  행복은 이런 데서 찾아야 참으로 멋진 인생이 될 수 있겠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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