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들의 가요제, 대상은 재미동포 김지환씨

재외동포들의 가요제, 대상은 재미동포 김지환씨

0 개 1,399 노영례


"우리도 한국입니다. 그걸 기억해주세요" 


재외동포재단(이사장 김성곤)은 ‘2021 Korean Festival : 재외동포와 함께하는 가요제’를 개최했다. 2021년 10월 5일 세계한인의 날 15주년을 맞아 열린 이 행사에서는 지난 8월부터 재외동포들 중 노래에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했다.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문화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재외동포. 재외동포와 함께 하는 가요제에 참가한 사람들은 어떤 노래를 불렀고,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을까? 


2021 재외동포 가요제에 참가한 사람들은 노래 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정체성을 잊지 않고 해외에서 살아가는 동포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들의 노래와 사연이 담긴 세계한인의 날 기념 2021 재외동포가요제 영상을 재외동포재단TV 채널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세계한인을 위한 축제, 재외동포 가요제의 결승에는 모집기간 한달 전 세계 28개국에서 참가자들이 영상을 통해 먼저 참가했다. 예선을 거쳐 결승에 진출한 참가자는 10명이었다.    


필리핀 동포 요한킹(오디션 1위 스타), 재미동포 이새봄, 탈북동포 권설경, 멕시코동포 유현수, 중국동표 한향란, 러시아몽골동포 미샤, 러시아동포 김알렉산더, 캐나다동포 선리, 프랑스동포 양이레, 프랑스동포 양이레, 재미동포 김지환, 재일동포 전예임 등 10명의 참가자들은 다양한 음악 장르로 2021 재외동포 가요제를 채웠다.


강제이주했던 고려인의 후손, 차별을 받으면서 다닌 조선학교, 항상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살았던 재일동포 등 소개되는 사연들도 다했다.


대상을 받은 재미동포 김지환씨는 회사를 다니며 덴버의 한인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몇 년째 한인 마트 앞에서 버스킹하는 이야기 중 한 토막을 소개했다. 


그는 한인 마트 앞을 지나던 백인 노숙자가 어느 나라 노래냐고 물은 후 버스킹을 계속 지켜봤다고 말했다. 한국 노래라고 답하고 너를 위해 노래를 불러주겠다고 한 뒤 노래를 선사하자, 그 노숙자는 노래를 듣고 주머니에 있는 동전을 모두 꺼내어서 내가 가진게 이것밖에 없다고 얘기했다는 사연을 소개했다. 


김지환씨는 그 순간이 본인에게는 큰 찬사였다며, 감동스러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1살 때, 가족이 모두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노래하면서 평생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고 노래는 한국에서 할 거라는 그 마음이 항상 있었다는 재미동포 출연자 이새봄.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고국 한국에서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한국에 오게 되었다. 그녀의 오랜 꿈은 재외동포 가요제에서 나래를 펼쳤다.  


필리핀에서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필리핀 동포 참가자 요한킹은 2021 재외동포 가요제에 지원한 이유를 할머니의 임종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렸을 적에 할머니와 함께 한 추억이 많았고, 가수 활동 후 너무 바빠서 할머니를 제대로 찾아뵙지 못했던 것이 한이 되어, 참가곡을 할머니께 전해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요한킹은 가사 한마디한마디를 할머니께 불러드리도록 하겠다고 노래하기 전에 말했다. 그가 부른 노래는 "그리움만 쌓이네" 였다.


'오로지 나만을 위한 노래를 하는 요즘이 행복하다' 는 탈북동포 권설경씨. 북한에서 이 노래를 모르면 간첩이라고 표현한 노래는 "사랑의 미로"였다. 북한에서는 사랑의 미로 노래가 약간 다른 가사로 불리는데 그 이유가 '사랑'이라는 단어 사용이 조심스럽다며, 가사 중 "사랑의 미로여"라는 부분을 "해 솟는 백두산"으로 바꾸어 부른다고 그녀는 소개했다.


탈북동포 권설경씨는 30시간을 산을 넘어서 탈북했다. 임신한 줄 모르고 탈북한 그녀는 험난한 여정 속에서 아들이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말했다.


멕시코에서 15시간 비행기를 타고 참가한 멕시코동포 유현수씨는 멕시코 한인 5세로 한국어가 다소 서툴렀다. 그는 한국을 모르고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한국인인 할머니를 통해 자신의 뿌리를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유현수씨는 밖으로 보이는 외모가 다르지만, 심장은 아직 한국에 남아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뿌리를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현수씨가 노래를 부를 때 뒷배경으로 나온 것은 1905년도에 멕시코에 정착해 힘들게 번 돈을 한국의 독립자금으로 보냈던 독립유공자들의 사진이었다.  유현수씨 또한 독립유공자의 후손으로, 그의 고조할아버지 이명원씨는 도산 안창호 선생님과 함께 흥사단을 만든 사람이었다. 그는 고조할아버지가 정말 존경스럽다고 노래를 부른 후에 말했다.


"맥시코 한인 후손 꼭 기억해 주세요"

유현수씨는 서툰 한국말로 말했다.


중국동포 참가자 한향란씨는 중국에서는 소수민족이라고 하고 한국에서는 조선족이라 하지만, '한향란'이라는 사람이 한국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러시아 몽골동포 참가자 미샤는 한국에서 모델로 활동하고 있고, 화보 촬영, 브랜드 촬영 등 다양한 촬영을 하며 바쁘게 지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러시아, 미국, 몽골, 중국 등 다양한 국가를 돌아다니면서 살았기 때문에 자신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자유로운 방랑자"라고 말했다. 미샤는 러시아어, 몽골어, 중국어 등으로 자신의 노래를 간단하게 소개했다.


그는 16년 동안 4개 국가를 돌아다니며 살았지만, 한국에 입대를 위해 한국으로 돌아온지는 4년 되었고 한국에서 군 복무를 마쳤다. 


미샤는 한국 나이로 3살 때 다른 나라로 갔지만, 부모님이 항상 강조하셨는 말씀이 "언제나 어디서나 한국인임을 잊지 마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노래만 부른 것이 아니라, 재외동포들의 사연과 생각들도 함께 소개되는 가요제였다.


    


결승에서 상을 받은 사람은 아래와 같다. 


  • 대상: 김지환 (재미동포, 상금 1,000만원)
  • 금상: 이새봄 (재미동포, 상금 5백만원)
  • 은상: 미샤 (러시아 몽골동포, 상금 3백만원)
  • 동상: 김알렉산더(러시아동포), 한향란(중국동포), 전예임(재일동포)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코리안 페스티벌은 재외동포 예능인의 모국 무대 마련이라는 취지로 1998년 ‘제1회 재외동포 서울예술제’ 이후 지속돼 온 행사”라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세계 곳곳에서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시는 우리 한민족이 긍정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하는 무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재외동포재단 코리안넷(www.korean.net)에서 지난 8월 27일까지 신청한 국내외 거주 재외동포들은 그동안 예선전을 거쳤고, 10월 5일 결승을 통해 2021 재외동포들을 위한 가요제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