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1] 라키우라 트랙(Ⅲ)

[361] 라키우라 트랙(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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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선한 해산물로 한결 재미있는 조용한 3박4일 일정

  멀리 오래된 부두가 보이더니 그 뒤로 포트 윌리엄 산장이 고개를 내밀었다. 산장은 3개의 독립된 방과 부엌이 따로 분리되어 있고, 산장 앞 해변에는 나무로 된 테이블이 놓여 있다. 산장 안에는 어제 도착했다고 하는 일본인 티토 할아버지가 있다. 이곳에 일찍 도착한 이유는 바로 오늘 저녁 재료 준비 때문이다. 오후 5시가 썰물인데, 썰물 직전인 4~5시가 가장 좋은 낚시 시간이다.

두툼한 외투와 칼, 그리고 낚싯대를 가지고 산장 왼쪽의 갯바위로 갔다. 미끼를 가지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바위 위에 있는 삿갓 조개를 떼서 바늘에 끼웠다. 수초가 없는 조금 먼 곳에 미끼를 던지자 탄력있는 입질이 온다. 하지만, 낚싯대를 올려 보니 미끼만 따먹은 뒤다. 좀 더 좋은 미끼를 찾다가 30cm나 되는 긴 갯지렁이를 찾았다. 최고의 미끼인 갯지렁이로 바꾼 후에 잠시동안 8마리의 블루코드를 잡았다.

  가져온 칼로 생선을 다듬고 하얀 색의 살과 바위틈에서 잡은 커다란 전복을 썰어 낚시에 걸려 올라온 해초 이파리 위에 놓으니 멋진 모듬회가 되었다. 일본에서 온 티토 할아버지에게 함께 먹자고 권했더니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젓가락을 가져 오신다.

                         포트 윌리엄 산장~노스 암 산장 <12km-6시간소요>

  어제의 고급 저녁식사에 아침까지 든든하다. 신선한 새벽바람을 쐬고 싶어 바닷가를 거니는데 조그만 시냇물이 흘러나오는 곳에 황금빛 가루가 잔뜩 쌓여 있다. 뉴질랜드 남섬이 워낙 사금으로 유명한 곳이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산장지기에게 물어 보았더니, 금이 아닌 니켈(nickel) 가루가 퇴적된 것이라고 한다.

  오늘은 내륙을 지나 다른 쪽의 만으로 가는 트랙이다. 마오리 해변과 포트 윌리엄 중간에 있는 트랙으로, 45분 정도 되돌아가면 오른쪽으로 트랙이 나온다. 깊은 숲속에 뻗어 있는 트랙은 4개의 작은 강을 지나는 구름다리와 처녀림을 가로지르는 트랙, 간간이 보이는 진흙길, 나무뿌리로 이루어진 계단이 트래킹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비는 오지 않지만, 숲속은 온몸이 축축하게 젖을 정도로 높은 습도의 안개가 가득하다. 트랙의 고도가 높지 않아 숲이 깊고 새들이 많다.

  트랙의 가장 높은 곳에는 전망대가 놓여 있으나, 구름이 가득 덮여 있어 시야가 좋지 않다. 이 곳에서 점심으로 간단히 라면을 끓이기로 했다. 호기심이 많은 로빈, 팬테일, 웨카 등의 새들이 점심을 준비하는 동안 휴식의 고요함 속에 들어와 웃음을 짓게 만든다.

  오늘 숙박할 노스 암 산장에 가까워지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가방에 넣어 둔 우비를 부랴부랴 꺼내 입으니 눈앞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의 폭우로 바뀐다. 비가 오게 되면 할 일이 많아져 예정보다 일찍 산장에 도착해야 한다.

  산장은 조용한 만의 안쪽에 비밀스럽게 자리 잡았고, 앞에 호수같이 잔잔한 바다가 펼쳐져 있다. 비 오는 날의 산장에 제일 먼저 도착한 사람이 해야 할 일은 ‘불 피우기’다. 산장에 비치된 장작을 난로 안에 차곡차곡 쌓고, 그 밑에 종이와 잔가지를 넣고 초 한 조각을 넣으면 준비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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