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 라키우라 트랙(Ⅱ)

[360] 라키우라 트랙(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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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선한 해산물로 한결 재미있는 조용한 3박4일 일정

  제2일 오반~포트 윌리엄 헛 <16km-5~6시간 소요>

  이번 트래킹을 위한 배낭에는 다른 때와는 다른 준비물이 두어 가지 있다. 작은 릴낚싯대와 침이 고이는 시큼한 초장, 그리고 나무젓가락이다. 스튜어트 섬 트랙 주위에서는 비린내가 거의 없고 쫄깃한 살을 가진 블루코드(Blue Cod)를 쉽게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튜어트 섬의 유일한 마을인 오반에서 트랙 입구까지 약 5km 정도 되는데, 트랙 입구까지 데려다 주는 서비스도 있지만, 진입로가 재미있게 꾸며져 있으므로 걸어가기로 했다. 우선 마을에 있는 자연보호국에 가서 오늘 잘 산장에 대한 정보와 주의점을 알아보고 산장 사용료를 지불했다.

  마을에서 트랙 입구까지 가는 길은 잘 포장되어 있고, 길옆으로 아름다운 해변이 평행하게 연결되어 있다. 호스슈 만 (Horseshoe Bay)을 지나 약 1시간 남짓 걸은 후, 리 베이(Lee Bay) 입구에 있는 트랙 입구에 도착하니 트랙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거대한 체인이 땅 속에 묻혀 있는 것이 보인다. 스튜어트 섬이 남섬의 닻임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구조물이다. 트랙 옆으로 보이는 거친 파도 속에는 칼프라고 불리는 다시마처럼 생긴 길다란 바다식물이 붙어, 자연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바다를 보여 준다.

  해안을 따라 약 1시간 정도 걷자 아주 작은 리틀 리버라는 강이 나온다. 강이라고는 하지만 한국의 작은 개울 정도에 지나지 않는 크기로, 강을 건너는 난간이 없는 작은 목재 다리, 아주 작은 해변과 노란 모래사장, 그리고 얕고 안전한 바다가 펼쳐져 있어 라키우라 트랙의 트래커뿐 아니라 가족을 동반한 당일 피서객들도 즐겨 찾는 장소다. 근처의 나무에는 어린이를 위해 누군가 매달아 놓은 그네가 보인다.

  약간의 내륙로를 지나 계속 걸어가게 되면 피터스 포인트(Peters Point)가 나온다. 초기 정착민인 피터 가로티라는 사람이 이 곳에서 딸기를 재배하려 했으나 토탄 성분이 너무 강한 곳이어서 딸기가 자라지 않자 수없이 많은 굴 껍질을 태워 땅을 비옥하게 만들었다. 그 효과가 좋자 남섬의 일부에 수출을 하기도 했다. 피터스 포인트는 바로 그 굴 껍질을 태우던 곳이다.

  피터스 포인트를 지나면 마오리 해변(Maori Beach)이 나온다. 해변가로 빽빽이 자라나 있는 갈대숲이 얇고 길게 펼쳐진 해변의 아름다움에 건강함을 더한다. 이 해변에는 누런 거품이 가득하다. 해변으로 유입되는 민물에 섞여 있는 강한 탄닌 성분이 바닷물의 소금기와 만나 만드는 거품으로서, 자연 현상의 하나다. 이 강에 걸쳐진 구름다리 밑으로 보이는 짙은 홍차색의 강과 강한 바람에 날려 다니는 누런 거품들이 을씨년스러운 느낌을 준다.

  이 곳에서부터 습한 섬의 기후(일 년 중 210일 동안 비가 온다)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트랙이 시작된다. 트랙의 역사를 이야기 해주듯, 나무로 만들어진 트랙의 일부와 계단들이 썩어 있다. 트랙의 부분 부분이 진흙으로 되어 있어 불편함이 있다. 포트 윌리엄 해변에 오게 되면 바닷가로 밀려온 해초가 섞어 비릿한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이 비릿한 냄새에 많은 곤충들이 모여들고 그 곤충들을 먹이로 하는 새들이 모여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