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5] 도박중독은 죄가 아니라 병입니다

[345] 도박중독은 죄가 아니라 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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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다가온다. 오랜만의 긴 휴가와 여유로운 시간을 기대하며 많은 사람들이 지금부터 마음이 들떠 있다. 혹시 카지노에 가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겠다 마음먹은 사람이 있다면 오늘의 주인공을 먼저 만나 보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

현재 뉴질랜드 도박문제 방지재단(Problem Gambling  Foundation of New Zealand)에서 4년째 일하고 있는 임동환(Gus Lim)씨는 상담분야에 오랫동안 몸담아 왔다. 한국에 있을 때 종교계에서 특별히 청소년 분야를 전문으로 하여 오랫동안 청소년 문제에 관련된 상담, 지도를 위해 여러 가지로 활동했었다. 2001년 이민 후 많은 곳에 이력서를 제출했지만 뉴질랜드 경험이 적은 것 때문에 취직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뉴질랜드 경험과 구직 관련 분야의 학업을 위해 유니텍과 매시대 학교 대학원에서 Social work와 카운슬러 공부를 마쳤다.

임 씨는 유니텍에서 코스를 마친 뒤 파트타임으로 도박 방지 재단에서 일을 시작한 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한국인을 포함한 많은 아시안들에게 도박 문제를 알리고 상담 및 교육 지원을 해 왔다. '도박 중독'하면 흔히 남의 일이려니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정부는 2003년도부터 건강부를 통해 공식적으로 도박 문제를 국가가 해결해야 할 심각한 건강문제의 하나로 정하고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을 만큼 뉴질랜드에는 많은 도박중독자와 그 가족들이 도박의 폐해로 고통을 받고 있다.

카지노에 가면 아시안 이민자들을 찾기가 어렵지 않다. 많은 이민자들이 오락에서 벗어나 도박 중독에 빠지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꼭 어떤 사람이 중독자가 된다는 법은 없다. 하지만 임 씨는 이민자들 중 경제적인 여유는 있으나 본국에서의 바빴던 시간들로 가 족과의 관계는 친밀하지 못한데다 이민 후에는 구직의 스트레스, 그리고 남는 시간에 대한 비효율적인 관리가 겹쳐서 사회적 가정적으로 분리감과 공허함을 느끼는 일부 사람들이 도박 중독에 쉽게 빠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전체 인구에서 아시안은 6%를 차지하나 재단의 아시안 상담문의 비율은 14%(본인, 가족들 포함)나 된다고 하니 아시안 이민자 도박 문제의 심각성을 어느 정도 짐작해 볼 수 있겠다. 임 씨와 같은 일을 하는 60여 명의 재단 직원 중에 한국인이 세 명이나 되는 것도 정부가 아시안 도박 중독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음을 시사한다.

도박 중독은 습관성과 단순한 여가 활동 이상의 과도한 집착으로 인해 '통제 능력'이 상실된 상태라고 설명 할 수 있다. 임동환 씨는 흔히 도박 중독을 '죄'라고 여겨 비난하지만 도박중독은 죄이기 전에 행동, 심리적인 '질병'으로 보아 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박 중독에 빠지면 자신의 통제 불가능한 모습과 자책감에 눌려 큰 고통을 받게 되고 그의 경제적 사회적 책임과 비난을 떠맡게 된 주위의 가족들도 노여움과 실망감으로 당사자만큼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불만은 장본인에게 다시 전해지게 되어 상황은 더욱 나빠진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우선 도박 중독 증세를 단순히 의지가 약한 성품 때문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당사자와 주위 사람들에게 큰 어려움을 안겨 줄 심리적인 '질병'으로 판단하여 빨리 도움을 구해야 한다. 임 씨는 아픈 환자를 위해 보호자의 간호가 필요하듯 도박 중독자의 치료를 위해서도 가족들의 노력이 큰 역할을 차지한다면서 가족의 상담 의뢰도 본인이 한 것 만큼 큰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도박방지 재단에서는 도박중독으로 상담받기 원하는 사람이라면 본인이든 가족이든 철저히 신상을 보호하여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 이용을 망설일 이유가 없다.    

"가정, 자녀 교육, 직장, 종교 등 다른 중요한 일들이 자신에게 맡겨져 있다는 것을 깨닫고 몰두하면 자연스럽게 도박에서 벗어 날 수 있습니다. 공허한 삶을 생산적이고 긍정적으로 만드는 것이 치료로 곧바로 이어지게 됩니다."

도박 중독을 이기고 건강한 이민자의 삶을 사는 의뢰자들을 볼 때 더 없이 큰 보람을 느낀다는 임동환 씨. 언제든지 차 한잔과 애정어린 상담의 문이 열려 있다.

▶ 웹사이트 www.pgfnz.co.nz (한국어 지원)
▶ Asian Hotline 0800 862 342 (한국어 서비스 Ex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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