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제이슨 패지트(41)는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에서 강도를 당했다. 가죽재킷을 빼앗으려는 강도들과 몸싸움을 벌였으나 머리를 세게 얻어맞아 죽는줄 알았다. 기적적으로 살아난 그는 이후 딴 사람이 됐다. 수학천재로 거듭 난 것이다.
패지트는 자신이 보는 모든 사물이 '피타고라스의 정리'와 같은 복잡한 수학공식으로 비춰진다.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작은 곡선과 나선형의 물건들, 심지어 나무 조차 수학공식의 한 부분으로 다가온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같은 공식을 '프랙털(fractal)'이라 불리는 수학도식으로 바꿔놓는 등 천재성을 발휘해 화제가 됐다. 프랙털은 작은 부분이 전체와 비슷한 형태로 끝없이 되풀이 되는 구조를 일컫는 기하학 용어다
예를 들어 그는 3.14로 시작되는 무한대의 파이(원주율) 값을 세계에서 유일하게 비주얼로 그려낼 수 있는 인물이다
강도를 당하기 전까지 그는 수학과는 거리가 멀었다. 대학을 중퇴한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신경의학자들은 그의 뇌를 조사한 결과 강도를 당한 후 뇌구조가 달라진 것을 발견했다. 수학적 능력을 자극하는 뇌의 특정 부분이 열려져 있었다는 것. 일반인들은 이 부분이 닫혀져 있지만 패지트는 강도에 당한 충격으로 이 부위가 열리게 돼 고도의 수학적 재능을 발휘하게 됐다는 게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패지트 자신도 너무 놀라 수퍼맨 능력을 되돌리려 했지만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이같은 증상을 '서번트 신드롬(savant syndrome)'이라 부른다. 자폐증과 같은 뇌장애를 가진 사람들 중 일부가 암기나 계산, 음악, 미술 등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증후군이다.
패지트는 자신이 뜻하지 않게 습득한 재능이 학생들에게 유용하게 쓰였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박현일 기자, ukop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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