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EA 합격률 상승 속의 불균형

NCEA 합격률 상승 속의 불균형

0 개 6,555 JJW

16b3dd350aeb570d4dcf9a0971ec2fb7_1481084256_8101.jpg
 

지난 2일 드라마 과목을 끝으로 17일 동안 실시된 NCEA 외부시험이 끝났다. NCEA 합격률은 최근 5년 동안 9% 이상 올랐다. 18세 학생의 NCEA 레벨 2 수료율은 지난해 83.5%로 2017년까지 국민당 정부가 목표로 하는 85%에 근접했다. 그러나 정부의 교육 목표가 달성된다고 해도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교육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알아 보았다.

 

NCEA 합격률 지속적 상승

 

재적 학생 기준으로 지난해 13학년 학생들의 레벨 3 합격률은 62.7%로 2014년의 59.5%에 비해 올랐다.

 

참가 학생 기준으로 했을 때 합격률은 더욱 높아져 지난해 13학년 학생의 레벨 3 합격률은 83.2%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의 80.7%보다 오른 성적이다.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요구되는 최소 학점인 UE(University Entrance)도 2014년 61.8%에서 지난해 63.8%로 향상됐다.

 

레벨 2는 같은 기간 88.3%에서 88.7%로, 레벨 1은 84.2%에서 85.7%로 모두 올랐다.

 

학생들을 인종 별로 구분해서 보아도 모든 인종의 학생들에 걸쳐 합격률이 상승했다.

 

레벨 3의 경우 마오리 학생들은 71.1%에서 75.6%, 파시피카 학생들은 66.4%에서 70.1%, 유러피언 학생들은 84.8%에서 87.1%, 아시안 학생들은 84.9%에서 85.7%로 각각 올랐다.

 

학생들 간의 심한 학업 격차

 

언뜻 보기에 향상된 NCEA 합격률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학생들 간의 심한 불균형이 내재되어 있다는 분석이다.

 

마오리 및 파시피카 학생들의 합격률이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지만 유러피언 및 아시안 학생들과는 다른 NCEA 과정을 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뉴질랜드 헤럴드 지에 따르면 마오리, 파시피카, 낮은 데실 학교 학생들은 유러피언, 아시안, 높은 데실 학생들에 비해 수학, 물리, 화학 등 아카데믹 과목들을 덜 공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학생들이 아카데믹 과목을 선택해서 공부하면 합격률이 떨어지고 시험에 덜 응하며, 시험을 보아도 ‘우수(merit)’ 또는 ‘탁월(excellence)’ 등급을 덜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마오리, 파시피카, 낮은 데실 학생들은 대학 입학 신청시 인정되지 않는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 소매, 건축 등 기술 중심의 ‘직업(vocational)’ 과목에 더욱 많이 등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가지 예로 지난해 레벨 2 물리를 선택한 파시피카 학생은 10%로 전국 평균 17%보다 낮았다.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분류되는 데실 1 학교에 다니는 마오리 학생들의 단지 3%인 68명 만이 레벨 2 물리를 공부했고 합격한 학생은 절반에도 못미쳤다.

 

이 같은 경향은 물리 과목에 한정되지 않고 화학, 수학, 영어, 역사 등 전통적인 아카데믹 과목들에서도 뚜렷하다는 것이다.

 

아시안, 유러피언, 높은 데실 학생일수록 아카데믹 과목 선택

 

NCEA 레벨 2 과정의 아카데믹 과목 등록률은 아시안 학생들이 80%로 가장 높고, 유러피언 72%, 파시피카 68%, 마오리 63% 순으로 나타났다.

 

데실 1 마오리 학생들의 레벨 2 아카데믹 과목 등록률은 45%로, 보통 고교생이 다섯 과목을 선택할 경우 아카데믹 과목은 세 과목이 채 안된다는 의미이다.

 

데실 1 마오리 학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과목은 16.4%를 기록한 호스피탈리티, 관광, 소매 등 서비스 부문의 ‘직업’ 과목인 반면 데실 10 유러피언 학생들은 25.9%를 나타낸 과학이었다.

 

이에 대해 오클랜드 대학의 아론 윌슨(Aaron Wilson) 박사는 “NCEA가 딜레마에 빠졌다”며 “고등학교 직업 과정이 나름 중요하고 모든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아카데믹 과목을 공부하는 마오리, 파시피카, 또는 낮은 데실 학생들이 휠씬 적은 사실은 올바른 교육 방향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NCEA 제도가 너무 이른 나이에 학생들에 중요한 과목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레벨 1 과정을 보통 14세에 선택하는데 과학 과목을 포기하고 학점받기 쉬운 과목들을 선택할 경우 나중에 대학 신청시 거의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과목을 선택해도 학교에 따라 평가 기준이 달랐다.

 

영어 과목의 경우 낮은 데실의 학생일수록 영화에 대한 평가를 치뤘고 높은 데실의 학생일수록 셰익스피어와 같은 어려운 문장에 대한 시험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NCEA는 각 레벨을 통과하려면 최소 80학점을 획득해야 하는데 높은 데실 학생들과 낮은 데실 학생들과의 차이는 학점을 받는 방법에서도 나타났다. 

 

낮은 데실 학생들의 외부평가 응시는 높은 데실 학생들에 비해 거의 절반에 불과했다. (표 참조)

 

데실 1 마오리 학생들은 단지 10%만이 외부 평가에 응시해 가장 낮은 비율을 보였다.

 

대신에 낮은 데실 학생들은 내부평가로 학점을 받고, 심지어 외부평가를 아예 응시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예를 들어 높은 데실 학생과 낮은 데실 학생이 비슷하게 등록하는 몇 안되는 과목 가운데 하나인 댄스의 경우 지난해 데실 10 유러피언 학생 550명이 등록해 100명이 외부평가에 응시, 90% 이상 합격했고 15%가 ‘탁월’ 등급을 받은 반면, 데실 1 파시피카 학생 630명은 같은 과목에 13명만이 외부평가에 응시, 30%가 합격했고 ‘탁월’ 등급을 받은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이에 대해 수학교사협회 질리안 프랭크콤-버게스(Gillian Frankcom-Burgess) 회장은 “높은 데실 학교들은 과목의 모든 영역을 가르치는데 비해 낮은 등급 학교들은 학생들이 다룰 수 있는 영역에 제한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분적으로 배우게 되면 나중에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낮은 데실 학생들이 교실에서 이뤄지고 상대적으로 학점을 따기 쉬운 내부평가에 의존하고 외부평가가 없는 ‘직업’ 과목을 많이 선택하는 것도 이들의 외부평가 응시율이 낮은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16b3dd350aeb570d4dcf9a0971ec2fb7_1481084482_7741.jpg
 

계층간 격차 벌려주는 NCEA

 

노동당의 크리스 힙킨스(Chris Hipkins) 교육 대변인은 “NCEA 자료를 자세히 살펴 보면 정부의 레벨 2 수료율  85% 목표가 무의미한 것을 보여 준다”며 “목표는 여러 다른 방법으로 달성될 수 있으나 현재는 계층간 격차를 더욱 굳히고 있을 뿐이다”고 지적했다. 

 

교육계의 얼 어빙(Earl Irving) 박사는 “모든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교육이 이상적이다”며 “NCEA 직업 과정을 통해 일자리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남은 평생 저임금 생활로 끝낼 개연성도 있다”고 말했다.

 

윌슨 박사는 “인종 및 소득에 따른 격차는 부분적으로 NCEA 제도 자체와 연관이 있다”며 “NCEA의 가장 큰 장점이자 동시에 가장 큰 약점은 유연성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내년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해 정계를 은퇴할 예정인 헤키아 파라타(Hekia Parata) 교육장관은 “정부는 교육 분야에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고 마오리 및 파시피카 학생들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며 “NCEA는 이들 학생들에게 더욱 오랫동안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기여했고, 이는 교육 개선의 첫 단계이다”고 말했다. 

 

국민당 승리, 새 총리로 떠오른 ‘크리스토퍼 럭슨’은 누구?

댓글 0 | 조회 4,681 | 2023.10.24
갖가지 공약이 난무하면서 치열하게 전… 더보기

2023 총선의 쟁점은?

댓글 0 | 조회 3,419 | 2023.10.11
올해 총선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며… 더보기

NZ의 행복 비용은 연간 19만 달러?

댓글 0 | 조회 2,850 | 2023.10.11
몇 년째 물가는 급격히 오르는 반면 … 더보기

이민자 착취 유발하는 이민 제도

댓글 0 | 조회 5,371 | 2023.09.27
최근 이민 사기와 이민자 착취 사례가… 더보기

올 여름, 몰려올 폭염 대비해야

댓글 0 | 조회 4,645 | 2023.09.26
9월 9일(토), 크라이스트처치의 에… 더보기

사이클론 6개월, 잊혀진 수해 주민들

댓글 0 | 조회 2,993 | 2023.09.13
사이클론 가브리엘의 수마가 할퀴고 지… 더보기

NZ 인구 “이민자 급증, 자연증가 80년 만에 최소”

댓글 0 | 조회 4,983 | 2023.09.12
지난 8월 중순 나온 통계국 인구 동… 더보기

전면적 검토 필요한 뉴질랜드 교육

댓글 0 | 조회 7,025 | 2023.08.23
한때 세계 최고 수준을 자부하던 뉴질… 더보기

골퍼 “일반인보다 피부암 발병률 250% 높다”

댓글 0 | 조회 3,616 | 2023.08.22
비가 잦았던 겨울이 지나고 봄기운이 … 더보기

더욱 정교해진 신용 사기

댓글 0 | 조회 4,767 | 2023.08.09
이메일, 문자 메시지, 전화 등을 통… 더보기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물가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다”

댓글 0 | 조회 4,035 | 2023.08.08
한국의 어느 가수가 부른 유행가 중 … 더보기

점점 늘고 있는 무주택 은퇴자들

댓글 0 | 조회 7,988 | 2023.07.26
은퇴자들의 자가소유율이 앞으로 계속 … 더보기

자유 위해 자원했던 NZ 용사들 이야기(II)

댓글 0 | 조회 1,490 | 2023.07.25
7월 27일(목)은 1950년 6월 … 더보기

고개 드는 주택시장 바닥론

댓글 0 | 조회 6,595 | 2023.07.12
지난 2021년말부터 떨어지기만 했던… 더보기

자유 위해 자원했던 NZ 용사들 이야기(I)

댓글 0 | 조회 1,654 | 2023.07.11
오는 7월 27일(목)은 1950년 … 더보기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순이민

댓글 0 | 조회 3,846 | 2023.06.28
국경 개방 이후 뉴질랜드로 들어오는 … 더보기

슈퍼에서 사라지는 일회용 비닐봉지

댓글 0 | 조회 6,133 | 2023.06.27
지난 5월 말에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 더보기

세계 최악 외래종 해초 침입한 NZ 바다

댓글 0 | 조회 3,706 | 2023.06.14
평소에도 외국에서 온 갖가지 동식물로… 더보기

불공평하지만 정부 해결책 없는 과세 시스템

댓글 0 | 조회 5,492 | 2023.06.13
부유층이 서민에 비해 세금을 적게 내… 더보기

예산 적자에 비상 걸린 오클랜드시

댓글 0 | 조회 6,223 | 2023.05.24
오클랜드 카운슬이 통합 13년 만에 … 더보기

불, 불, 불조심의 계절, 내게 맞는 화재경보기는?

댓글 0 | 조회 2,005 | 2023.05.23
5월 16일(화) 한밤중 이른 시간에… 더보기

새로운 장 여는 뉴•호 관계

댓글 0 | 조회 6,859 | 2023.05.10
오는 7월부터 호주에서 4년 이상 거… 더보기

100만 불 유산 놓고 다툰 고모와 조카들

댓글 0 | 조회 5,718 | 2023.05.09
뉴질랜드가 갈수록 고령화가 심해지는 … 더보기

다른 길 가는 뉴질랜드 경제와 호주 경제

댓글 0 | 조회 8,512 | 2023.04.26
태즈먼 해를 사이에 두고 있는 뉴질랜… 더보기

따뜻한 겨울, 어떤 히터로?

댓글 0 | 조회 3,333 | 2023.04.25
아침이면 최저기온이 10℃ 이하로 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