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물거리는 오클랜드 주택 개발

꾸물거리는 오클랜드 주택 개발

0 개 7,055 JJW
focus.jpg

오클랜드의 주택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정부와 오클랜드 카운슬은 지난 2013년 오클랜드 주택협정을 체결하고 그해 10월부터 ‘특별주택구역(Special Housing Areas)’를 지정, 3년간 연차적으로 9,000건, 1만3,000건, 1만7,000건 등 총 3만9,000건의 신규주택 건설허가를 목표로 세웠다. 2년이 지난 현재 97개 특별주택지역에서 신축된 주택은 목표에 턱없이 미달, 특별주택구역이 땅값만 올려 놓은 실패작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신속한 허가 절차 위해 ‘특별주택구역’ 지정

오클랜드 주택 건설 경기는 이민과 밀접한 상관을 보여 왔다.

지난 2003년 9월말 기준 신규주택 건설허가는 연간 1만2,500건으로 2001년 9월의 7,300건에 비해 71.2% 급증했다.

이 기간 오클랜드로 유입된 이민자도 크게 늘어 2003년 9월말 기준으로 연간 순이민자 수가 2만명이 넘었다.

그 후 호주에 광산 붐이 불면서 호주로 건너 간 키위들이 급증, 순이민자가 2005년 6,000명으로 떨어졌고 신규주택 건설허가도 2004년 이후 내리막 길을 걸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주택 경기도 한파를 맞았다.

2009년 9월 기준 신규주택 건설허가는 3,300건으로 2003년에 비해 73.6%나 감소한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2013년 9월까지 주택허가는 5,600건으로 다소 회복했으나 늘어나는 인구에 비해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정부와 오클랜드 카운슬이 협정을 맺고 허가 절차를 신속히 처리하는 특별주택구역을 지정하게 된 것이다.

협정 이후 2년간 완공된 주택 고작 102채(?)

지난 2년 동안 호주로의 이주가 줄고 오클랜드 유입 인구가 급증하면서 오클랜드 주택 건설은 활기를 띠고 있다.

오클랜드의 연간 순유입 인구는 9월말 기준 2013년 7,700명에서 올해 2만8,400명으로 급속히 늘었다.

연간 신규주택 건설허가도 9월말 기준 2013년 5,600건에서 2014년 7,400건, 올해 8,700건으로 증가해 왔다.

신규대지 허가까지 포함하면 2014년 1만1,060건으로 오클랜드 주택협정의 1차연도 목표인 9,000건을 초과했으나 2차연도인 올해 6월까지 8,861건을 기록, 목표치인 1만3,000건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난 1년간 오클랜드 인구 유입은 사상 최고를 기록하며 2003년 이민 붐 때보다 많았으나 신규주택 건설은 오히려 그 때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건설허가가 주택 완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클랜드 카운슬은 신규주택 건설허가를 발급했어도 실제로 주택이 완공될 보장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 10월 8일 현재 97개 특별주택구역 가운데 신규주택 건설허가는 26개 지역에서 2,027건이었고, 뉴질랜드헤럴드지에 따르면 102건만이 완공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이는 91채의 주택이 지어진 웨이마우스(Weymouth)와 11채의 노던 타마키(Northern Tamaki) 등 2개 지역에 집중됐다.

이와 관련, 오클랜드 카운슬의 주택개발 및 인프라 전략부 데이비드 클레랜드(David Clelland) 부장은 “특별주택구역에서 완공된 주택을 집계하는 시스템이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며 “웨이마우스와 노던 타마키는 우리 감사관이 직접 점검하여 알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97개 특별주택구역가운데 1건 이상의 허가가 이뤄진 26개 지역 이외의 나머지 지역은 아직까지 단 한 건의 신축 허가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특별구역의 토지는 개발되지 않고 묶여 있거나 주택도 지어지지 않은채 전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focus 1.jpg

땅값 급등으로 저렴한 주택 공급 불가

특별주택구역에 신속한 허가를 받아 주택을 개발하는 업자에게는 조건이 따른다.

이들이 공급하는 주택의 10%를 오클랜드 중앙 주택가격의 75%, 현행 57만8,250달러 아래로 공급하거나 5%를 오클랜드 중앙 가구소득의 30%, 현행 40만5,588달러 이하로 공급해야 한다. 이 40만5,588달러는 주택가격의 90%를 현행 2년 금리로 대출받아 30년 동안 상환하는 가정에서 산출한 것이다.

오클랜드 카운슬은 허가를 내준 2,027건의 주택 가운데 이 같은 조건에 맞는 경우가 웨이마우스와 노던 타마키에 이미 지어진 102건 이외에 622건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별주택구역의 땅값과 각종 건설 자재비 상승으로 그만한 가격대의 주택 건설이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특별주택구역 지정이 땅값을 올려 놓아 부동산 투자자들의 배만 불리고 정작 신규주택 개발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이다.

플랫 부시(Flat Bush) 머피스 로드(Murphys Road) 특별주택구역에서 140채의 주택을 짓고 있는 이반 프리스켄(Ivan Frisken)은 “땅값이 크게 올라 이제 모든 섹션은 50만달러를 호가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완공된 주택은 적어도 110만달러를 받아야 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이제 이 일대는 저렴한 주택 공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특별주택구역으로 적당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5월 특별주택구역으로 지정된 쿠메우(Kumeu) 오라하 로드(Oraha Road)의 16헥타아르 부지는 지정된 이후 매각됐다.

패라타(Paerata)의 4.2헥타아르 부지와 2013년 12월 특별주택구역으로 지정된 오네훙가(Onehunga) 조지 테라스(George Terrace)의 0.6헥타아르 상업용 부지도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투기지역으로 변질된 특별주택구역

노동당의 필 타이포드(Phil Twyford) 주택 담당 대변인은 “특별주택구역은 또 다른 부동산 투기 기회만 제공하고 실제 신규주택 건설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클랜드의 주택 부족은 오클랜드 카운슬의 느린 허가 절차에만 기인한 것은 아니다.

생산성위원회는 뉴질랜드 건축산업의 규모와 능력을 포함한 복합적인 요인들이 오클랜드 주택 공급 부족 문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클랜드 집값 급등은 주택 공급 부족의 원인도 있지만 투기적 수요도 무시하지 못할 요인이다. 

부동산 투자로 한 몫을 챙긴 이들의 이야기가 연일 주요 매체를 장식하면서 부동산 거품이 뉴질랜드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최근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부동산 시세 상승이 둔화되면 투기적 수요도 잠잠해 질 것이고 토지를 개발하지 않고 보유만 하고 있는 투자자들도 불안해질 것이다.

오클랜드 주택 문제를 대응하기 위해 지난 10월부터 시행된 정부의 세금정책과 지난달부터 실시된 중앙은행의 대출규제 강화가 어떤 식으로든 오클랜드 주택 공급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기대가 높다.

왜냐하면 정부와 오클랜드 카운슬이 추진하고 있는 오클랜드 주택협정이 주택 공급 측면에서 효과를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핏빛으로 물든 호주의 하늘

댓글 0 | 조회 4,614 | 2020.01.15
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대형 산불… 더보기

2020년 주택시장 예측

댓글 0 | 조회 6,798 | 2020.01.14
올해 주택시장이 2년간의 조정을 마무… 더보기

코리아포스트 선정 2019 NZ 10대 뉴스

댓글 0 | 조회 5,018 | 2019.12.23
■ 크라이스트처치 총격 테러3월 15… 더보기

‘불의 땅’ 뉴질랜드

댓글 0 | 조회 6,759 | 2019.12.20
한 해가 저물어 가는 12월에 뉴질랜… 더보기

자신의 한계? 해보기 전까진 몰라

댓글 0 | 조회 2,639 | 2019.12.11
지난 11월 22일(금) 오클랜드의 … 더보기

타학군 학교 진학 어려워질 듯

댓글 0 | 조회 4,996 | 2019.12.10
앞으로 타학군 학교 진학이 더욱 어려… 더보기

NZ 인구지도, 어떻게 변했나?

댓글 0 | 조회 6,413 | 2019.11.27
지난달 말 뉴질랜드 통계국(Stats… 더보기

잊혀진 실버 세대

댓글 0 | 조회 3,770 | 2019.11.26
정부가 최근 노년층을 지원하기 위한 … 더보기

뉴질랜드는 ‘레지오넬라’의 수도?

댓글 0 | 조회 5,500 | 2019.11.13
한낮 최고기온이 30C까지 올라가면서… 더보기

가난한 자식은 부모도 초청할 수 없는 나라

댓글 0 | 조회 8,423 | 2019.11.12
3년 동안 빗장을 걸어 잠궜던 부모초… 더보기

한국계 시의원 등장한 2019 지방선거

댓글 0 | 조회 4,658 | 2019.10.23
뉴질랜드 각 지역의 일꾼들을 뽑는 ‘… 더보기

우버 이츠가 업계에 몰고 온 변화

댓글 0 | 조회 8,313 | 2019.10.22
지난 2017년 3월 뉴질랜드에서 서… 더보기

표류하는 키위빌드 정책

댓글 0 | 조회 7,059 | 2019.10.09
노동당 정부가 7개월의 숙고 끝에 지… 더보기

다양성 더욱 뚜렷해진 NZ

댓글 0 | 조회 4,025 | 2019.10.09
논란이 많았던 ‘2018년 센서스(C… 더보기

왈라비! 너마저도......

댓글 0 | 조회 4,847 | 2019.09.25
최근 국내 언론들에는‘왈라비(wall… 더보기

위장결혼인가, 생이별인가

댓글 0 | 조회 7,694 | 2019.09.24
온라인 만남이 흔해지면서 이를 통해 … 더보기

변화하는 주택시장

댓글 0 | 조회 7,641 | 2019.09.11
세계 금융위기 이후 뉴질랜드 주택시장… 더보기

뜨겁게 달아오르는 럭비 열기

댓글 0 | 조회 3,168 | 2019.09.11
최근 TV 화면에 ‘Sky TV’에 … 더보기

줄었지만 여전한 남녀 간 임금 격차

댓글 0 | 조회 3,330 | 2019.08.28
금년 들어 뉴질랜드의‘성별 임금 격차… 더보기

금리 마이너스 진입할까?

댓글 0 | 조회 4,505 | 2019.08.27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인 1%로 … 더보기

오늘 저녁 반찬은 ‘메뚜기’ 볶음?

댓글 0 | 조회 3,986 | 2019.08.14
지난 7월 말 국내 언론에는, “곤충… 더보기

순자산의 일곱 계단

댓글 0 | 조회 3,642 | 2019.08.13
보통 뉴질랜드인들은 재정적으로 어떻게… 더보기

다시 부는 이민 바람

댓글 0 | 조회 13,518 | 2019.07.23
한동안 감소했던 순이민자 수가 다시 … 더보기

하반기 부동산시장 10대 예측

댓글 0 | 조회 9,058 | 2019.07.10
상반기 부동산시장과 관련해서 정부의 … 더보기

위기의 뉴질랜드 임산부들

댓글 0 | 조회 7,278 | 2019.07.09
최근 국내 언론들에는 출산과 관련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