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 뿐인 ‘무료’ 공교육

허울 뿐인 ‘무료’ 공교육

1 6,986 JJW
focus.jpg

개학하고 자녀들이 새로운 학년에 적응하느라 분주한 요즘이다. 뉴질랜드는 고등학교까지 ‘무료’ 공교육 제도를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각종 기부금과 수업료, 교복 및 교재 구입비 등 뉴질랜드의 공교육은 결코 무료가 아니다. 5~19세 모든 학생들은 무료 교육을 받을 자격이 있고 학부모들은 기부금을 억지로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헤키아 파라타(Hekia Parata) 교육장관의 설명이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13년 공교육 과정 교육비 35,000달러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가정은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13년 동안 거의 3만5,000달러를 준비해야 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공립학교를 다녔을 경우이고 사립학교에서 공부할 때에는 그 비용이 27만달러로 껑충 뛴다.

ASG(Australian Scholarships Group)라는 교육전문 지원단체가 1,000여 명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공립학교에 입학하여 교육을 받기 시작하는 학생이 고교를 마칠 때까지 들어가는 비용이 3만4,524달러로 나타났다. 

학부모들이 부담하는 돈은 수업료를 비롯해 교통비, 교복, 컴퓨터 등 학용품, 스포츠 활동이나 수학여행 경비 등을 망라했고 물가상승률을 감안하여 추산됐다.

공립학교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는 반사립(state-integrated) 학교는 9만3,251달러, 그리고 사립학교의 경우 26만9,943달러로 급증한다.

올해 태어나는 아이들의 교육비는 더욱 늘어나, 오는 2027년 공립 초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1만7,499달러의 교육비가 들어가고 공립 고등학교 졸업까지 2만177달러의 비용 등 총 3만7,676달러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반사립학교의 경우 오는 2032년 고교 졸업까지 들어가는 교육비는 10만7,962달러이고 전과정을 사립학교에서 공부시킬 때에는 32만3,814달러의 비용을 각오해야 한다.

교육비를 항목별로 살펴 보면 공립학교에서는 과외활동비가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가는 반면에 반사립 및 사립학교에서는 수업료(fee)가 가장 높았다. (표 참조)

focus 1.jpg

지난 10년간 교육비 1.5배 상승
지난 10년간 뉴질랜드의 교육비는 1.5배 상승했다.

앞으로도 교육비용은 계속 늘어나 초등학교 1학년의 연간 교육비용이 올해 1,976달러에서 오는 2027년에는 3,781달러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교육열 높은 한국인 학부모들처럼 자녀에게 과외를 시킬 경우 사교육비까지 포함한 교육비는 한국 못지 않은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ASG의 존 벨레그리니스(John Velegrinis) 대표는 “교육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투자 가운데 하나이고, 어떤 경우엔 주택보다 더 큰 투자금액이 들어간다”며 “교육비용이 계속 증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경고했다. 

오타고 대학의 루스 가쏜(Ruth Gasson) 박사는 “기부금 이외에도 학부모들이 학교에 기여해야 하는 부담감이나 자녀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내야 하는 비용이 많다”며 “학교의 요구는 언제나 가계의 돈 나가는 구멍”이라고 말했다.

가쏜 박사는 특히 높은 등급(decile)의 학교에 다니는 학생을 두고 있는 저소득 가정들이 낮은 등급 학교의 학생 가정들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높은 등급 학교들이 일반적으로 낮은 등급 학교들보다 기부금 등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컴퓨터 요구하는 학교 늘어 학부모 부담 증가
최근 들어 노트북이나 아이패드 등 개인용 컴퓨터를 요구하는 학교들이 늘면서 학부모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들 제품들은 대개 케이스와 소프트웨어를 별도로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수 백 달러의 목돈이 들어 간다.

이 같은 ‘본인 도구 가져오기(BYOD, Bring Your Own Device)’ 학교정책은 디지털 교육을 강화하는 추세에 발맞추어 고등학교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찍부터 이를 시작한 오레와 컬리지를 비롯하여 교민 자녀들이 많이 다니는 랑기토토 컬리지에서는 9, 10학년 학생들이 스마트폰이 아닌 컴퓨터 기기를 가져 가야 하고, 오클랜드 그래머의 경우 컴퓨터를 필요로 하는 과정의 상급 학년 학생들은 본인의 랩톱을 가져갈 수 있다.

이들 학교 외에도 마운트 알버트 그래머와 린필드 컬리지, 파쿠랑가 컬리지, 엡솜 걸즈 그래머 등의 학교에서 의무적인 ‘BYOD’를 시행하고 있다.

학교들은 대개 인근 학용품 소매업체들이나 전자제품 소매업체들과 협약을 맺고 학생들이 구매한 금액의 일정 부분을 업체들로부터 기부받고 있다.

학교 자금 조달을 돕고 학생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이 같은 관행은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좋지 만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뉴질랜드소비자보호원의 수 체트윈(Sue Chetwin) 원장은 협력업체들이 보통 디지털 제품의 보증기간을 연장해 주는데, 소비자보호법에 의해 제공되지 않는 보증을 이행하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인 혜택은 없다고 지적했다.

저소득 가정 급전 빌리거나 자녀 등교 미뤄
이처럼 새학기를 맞아 학교 비용이 치솟자 일부 저소득 가정에서는 고리대금업자로부터 급전을 빌리거나 자녀의 등교를 미루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망게레 버드젯팅 서비스 트러스트(Mangere Budgeting Services Trust)의 다릴 에반스(Darryl Evans) 대표는 “자녀들에게 아이패드나 개인용 컴퓨터를 사 준 후에 빚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사무실을 찾고 있다”면서 “이들은 우선 음식비를 줄이게 되고 가족 모두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에반스 대표는 그의 단체에서 돕는 저소득 가정들은 연중 렌트비를 지급하고 음식을 마련하느라 허리띠를 졸라 매다가 크리스마스 이후에는 자녀들이 새로운 학년에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하는데 들어가는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많은 학교들이 개인용 컴퓨터를 요구하고 있으나 많은 가정들이 단지 이를 구입할 돈이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는 것.

그는 “컴퓨터를 구입할 능력이 없는 일부 가정들은 그들의 자녀가 소외받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학교에 보내지 않고 현금이 마련될 때까지 자녀들을 집에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운영위원회연합의 로레인 커(Lorraine Kerr) 회장은 ASG 보고서에 놀라움을 나타내며 “특히 저소득 가정의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최근 몇 년 동안 물가상승률 수준으로 학교운영자금을 인상해 왔다.

올해 학교운영자금 승인액은 총 12억3,000만달러 규모이고 앞으로 4년간 8,530만달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능교육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회복의 신호 보이는 주택시장

댓글 0 | 조회 1,436 | 10일전
지난 2020년 하반기 이후 2021년에 걸쳐 급등했던 주택가격은 2022~23년 급락한 이후 2024~25년 정체했다. 특히 지난해는 기준금리가 연중 인하되면서… 더보기

19일간의 사투가 보여준 기적과 교훈

댓글 0 | 조회 1,445 | 2026.01.28
지난해 말에 외딴 산지로 혼자 트레킹을 떠났다가 실종됐던 60대 남성이 19일 만에 기적적으로 발견되는 드라마 같은 사건이 벌어졌다.경찰이 구조 작전을 포기하고 … 더보기

침체를 견디고, 다시 상승을 준비한다…

댓글 0 | 조회 788 | 2026.01.27
2년 가까이 이어진 둔화 국면을 지나, 뉴질랜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산업이 서서히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금리 인하로 대출 여건이 개선되고, 비은행권(논뱅크)… 더보기

부동산 자산 비중 높은 뉴질랜드

댓글 0 | 조회 1,909 | 2026.01.14
새해가 되면 누구나 경제 형편이 좀 나아지길 소망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뉴질랜드 경제가 지난 몇 년 동안의 침체를 뒤로 하고 올해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 더보기

SNS에 등장한 Cray Cray “차 뺏기고 거액 벌금까지…”

댓글 0 | 조회 3,939 | 2026.01.13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바닷가를 찾은 가족에게는 물놀이와 함께 또 하나의 즐거움이 기다린다.그것은 생선을 비롯해 싱싱하고 다양한 종류의 해산물을 현지에서 직접 잡아 … 더보기

코리아포스트 선정 2025 NZ 10대 뉴스

댓글 0 | 조회 1,758 | 2025.12.24
█ 투자이민 요건 완화2월 9일 에리카 스탠포드(Erica Stanford) 이민장관은 4월부터 투자이민용 ‘액티브 인베스터 플러스(AIP)’ 비자의 언어 시험을… 더보기

늪에 빠진 NZ의 공공 의료 시스템

댓글 0 | 조회 3,490 | 2025.12.23
전 국민 대상의 무상 의료 지원을 기반으로 하는 뉴질랜드의 공공의료 시스템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예산 부족, 그리고 의료계의 잇따른 파업은… 더보기

2025 뉴질랜드 경제•부동산 결산

댓글 0 | 조회 971 | 2025.12.23
“긴 겨울 끝, 아직은 이른 봄”; 2026년을 바라보는 가계와 주택 시장의 진짜 이야기2025년, 어떤 한 해였나 - “고금리의 그림자, 완만한 회복의 서막”2… 더보기

“현장의 외교관들” KOTRA 오클랜드가 만든 10년의 연결망

댓글 0 | 조회 676 | 2025.12.23
2025년은 한–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KNZFTA)이 발효된 지 10년을 맞는 해다. 이 협정은 2015년 3월 23일 서울에서 서명됐고, 2015년 12월 20… 더보기

국제 신용사기의 표적이 된 뉴질랜드

댓글 0 | 조회 2,026 | 2025.12.10
뉴질랜드가 국제적인 신용 사기꾼들의 쉬운 표적 국가로 지목되고 있다. 이들 신용 사기범들은 어느 나라 돈인지에 개의치 않으며 뉴질랜드와 같이 보안 장치가 취약한 … 더보기

12월부터는 임대주택에서 개와 고양이를…

댓글 0 | 조회 4,066 | 2025.12.10
2025년 12월 1일부터 ‘임대주택법 개정안(Residential Tenancies Amendment Act 2024)’이 시행되면서 ‘세입자(tenants)’… 더보기

AI 시대, 세대의 경계를 넘어 60대 이후의 인생이 다시 빛나는 이유

댓글 0 | 조회 822 | 2025.12.09
“기계가 아무리 빨라져도, 인생의 깊이는 AI가 가질 수 없다”우리는 지금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전환점 앞에 서 있다.그 변화의 이름은 AI(인공지능)이… 더보기

새로운 커리큘럼에 쏟아지는 비판

댓글 0 | 조회 2,656 | 2025.11.26
교육부가 지난달 대폭적인 커리큘럼 개편안을 발표했다. 0~10학년 학생들에게 내년부터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될 새로운 커리큘럼에 대해 대부분의 교육자들은 … 더보기

낮과 밤이 달랐던 성공한 난민 출신 사업가

댓글 0 | 조회 1,893 | 2025.11.26
난민(refugee) 출신 사업가가 치밀한 범죄를 저지르다가 결국 덜미를 잡혀 징역형에 처해졌다.겉으로는 고국을 떠나 암울했던 시절을 견뎌낸 끝에 새로운 땅에서 … 더보기

집을 살까, 아니면 투자할까?

댓글 0 | 조회 2,120 | 2025.11.25
- 뉴질랜드 은퇴세대의 가장 현실적인 고민뉴질랜드에서는 오랫동안 “내 집 마련이 곧 부의 시작이다”라는 믿음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그 공식이… 더보기

금리 인하에도 움직이지 않는 주택시장

댓글 0 | 조회 3,068 | 2025.11.12
주택시장이 계속적인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반응하지 않고 있다. 2021년 말 주택 버블 붕괴 이후 가격 상승세가 멈췄다.최근 뉴질랜드 부동산협회(REINZ) 주… 더보기

온라인 쇼핑몰 장난감이 내 아이를…

댓글 0 | 조회 2,542 | 2025.11.11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유통업계는 한바탕 사활을 건 판매전에 나서고 있다.온라인 쇼핑이 대세인 가운데 ‘알리 익스프레스(AliExpress)’나 ‘테무(Temu)… 더보기

뉴질랜드의 경제 구조와 청년 전문직 일자리 과제

댓글 0 | 조회 1,119 | 2025.11.11
- “외딴 소국”에서 미래 일자리로 나아가기 위한 길New Zealand(뉴질랜드)는 인구 약 500만 명의 국가지만, 세계 무역과 긴밀히 연결되며 농업과 관광을… 더보기

이민 정책에 갈등 빚는 연립정부

댓글 0 | 조회 3,519 | 2025.10.29
기술 이민자를 더욱 수용하려는 정책을 놓고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국민당과 뉴질랜드제일당이 내홍을 빚고 있다. 국민당이 지난달 기술 이민자를 위한 새로운 영주권… 더보기

모아(Moa), 우리 곁에 정말 돌아오나?

댓글 0 | 조회 1,624 | 2025.10.28
한때 뉴질랜드의 드넓은 초원을 누비던 거대한 새 ‘모아(Moa)’는 마오리가 이 땅에 정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5세기경 멸종했다.비행 능력을 포기하고 덩치를… 더보기

뉴질랜드에서 서울까지… K-컬처가 부른 특별한 여행

댓글 0 | 조회 2,179 | 2025.10.28
- 한류를 따라 떠나는 뉴질랜드인의 발걸음오클랜드 국제공항 출국장, 대한항공 인천행 탑승구 앞은 유난히 활기가 넘친다. K-팝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20대… 더보기

급여 체계 변경, 승자와 패자는?

댓글 0 | 조회 3,224 | 2025.10.15
휴가 급여를 포함한 뉴질랜드의 급여 체계는 복잡해서 교사들과 간호사들에 대한 휴가 산정 및 지급 오류가 늦게 발견되어 복원하는데 수 십 억달러가 소요되는 사례가 … 더보기

NZ 부자는 누구, 그리고 나는?

댓글 0 | 조회 2,901 | 2025.10.14
9월 말 뉴질랜드 통계국은 지난 몇 년간 국민의 자산 변동과 관련한 통계를 공개했다.소식을 접한 이들은 “정말 내 자산이 그렇게 늘었을까?” 또는 그중 일부는 “… 더보기

뉴질랜드 연봉 10만 달러 시대 ― 고임금 산업 지도와 진로 선택의 모든 것

댓글 0 | 조회 2,876 | 2025.10.14
- 10만 달러 시대, 진로와 삶의 방향을 바꾸다최근 통계에 따르면 뉴질랜드에서 약 12개 산업이 평균과 중간 소득 모두 10만 달러를 넘어섰다. 한화로 약 8천… 더보기

오클랜드, City of Fails?

댓글 0 | 조회 3,232 | 2025.09.24
뉴질랜드 최대 도시 오클랜드는 항구에 떠 있는 수많은 요트와 강한 해양 문화의 특징을 부각한 ‘돛의 도시(City of Sails)’라는 아름다운 별명을 가지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