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제도에 관한 10가지 잘못된 믿음

복지제도에 관한 10가지 잘못된 믿음

0 개 7,390 NZ코리아포스트
정부가 복지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혁하기 위해 구성한 태스크포스 복지실무그룹(Welfare Working Group)의 최종 보고서가 지난달 발표됐다. 약 10개월간의 연구검토 끝에 작성된 이 보고서는 43개의 복지제도 개혁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주된 내용은 현행의 모든 복지수당을 ‘구직자지원(Jobseeker Support)수당’으로 단일화하고 복지제도를 관장할 사업체 성격의 정부기관인 ‘고용지원청(Employment and Support NZ)’을 신설하는 것이다. 복지수당에 의존하는 사람들을 일터로 돌려 보내겠다는 기본 취지에 따라 현행 육아수당(DPB, Domestic Purposes Benefit), 질병수당, 장애수당 등은 구직자지원수당의 하위 수당으로 흡수된다. 보고서는 제안대로 복지수당을 축소하게 되면 2021년까지 매년 13억달러의 정부지출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국민당 정부가 이 보고서의 개혁안을 어느 정도 수용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정부는 지난해 조세제도 개혁을 위해 비슷한 성격의 조세실무그룹(Tax Working Group)의 제안을 받아들여 부가가치세를 인상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오는 11월 총선이 있기 때문이다. 존 키(John Key) 총리는 “총선 전에 복지제도에 대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총선에 영향을 미칠 섣부른 정책 결정을 유보했다. 하지만 정부 재정에 큰 부담을 주는 현행 복지제도를 바꾸어 보겠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보인다. 정부의 복지제도 개혁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 또한 높다. 특히 뉴스 웹사이트 ‘스쿱(Scoop)’은 정부의 복지제도 개혁이 잘못된 믿음에 근거하고 있다며 그 10가지를 제시했다. 이에 대한 내용을 소개한다.

1. 복지수당을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은 직업을 구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 2010년 11월과 12월 동안 실업수당 수급자는 4,536명 증가해 총 6만7,084명이 되었고 올 1월에 6만8,087명으로 다시 증가했다. 현재 실업자 수는 15만8,000명이다. 실업수당을 받고 있는 사람들의 3분의 1은 40세 이상으로 연령 때문에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 현재의 4분의 1 정도인 1만7,000명에 머물렀던 실업수당 수급자는 경기침체 이후 가파르게 증가했다. 따라서 이 문제는 강한 자극이나 동기부여 부족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일을 하고 싶어한다. 지난 10년의 역사적 사실은 직업이 있으면 사람들이 일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육아수당을 받는 편부모의 동기부여가 아무리 높더라도 동네 슈퍼마켓에서 직원들을 정리해고해야 할 지경인데 취직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부의 복지제도 개혁안은 빈곤을 직접적으로 감소해 주는 것이 아니라 역경에 처한 사람들의 복지혜택 접근을 어렵게 함으로써 정부지출을 감소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소득세 감면에서도 보았듯이 이는 가난한 사람들의 재산을 부유한 사람들에게로 이전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2. 복지수당을 받는 사람들은 많은 사기행위를 하고, 결국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2007년 사회복지부에 수당 수혜자들의 사기행위를 조사하기 위한 특별사기정보팀이 신설됐지만 적발된 증거는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사회복지부는 2,900만건의 기록을 검토했지만 전체 수당지급액에 대한 사기 비율은 0.1%에 불과했고 기소건수도 2009년 937건에서 지난해 789건으로 줄었다. 그 가운데 사회복지부 직원들이 제도를 악용하는 경우도 있어 지난해 10명의 직원들이 파면됐다. 지난해 적발된 1,600만달러의 수당사기액은 물론 좋은 현상은 아니지만 뉴질랜드인의 1일 충동구매액이 1,610만달러라는 점과 이 금액들을 휠씬 넘는 대규모 소송액 등에 비교할 때 견딜 수 없을 정도의 부담이라고 볼 수는 없다.

3. 수당 수급 기간을 제한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다.
미국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인 1996년에 실시된 수당수급 5년 제한 정책은 가혹하면서도 합리적인 것 같지만 좋은 생각은 아니다. 물론 미국은 이를 시행하여 복지수당 수급자를 1996년 480만명에서 2008년 170만명 정도로 획기적으로 줄였지만 미국과의 큰 차이점은 미국은 경제호황의 절정기에 이를 시행했고 일자리가 줄어드는 경제불황기에 대비하여 매년 20억달러 정도의 기금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2008년 이후 미국에 경제불황이 닥쳐 일자리가 줄었을 때 자격을 갖췄는데도 복지수당을 신청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기간을 제한하는 방법은 정말로 복지혜택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의지를 꺾고 조직적으로 자격요건 등을 속이는 상황을 만들어 준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정책을 뉴질랜드가 도입할 이유가 없다.

4. 실업수당을 받는 사람들이 질병수당이나 병자수당으로 옮기고 있으며 그들을 추적해야 한다.
세계적인 기준으로 뉴질랜드는 이러한 점에서 문제가 없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비교수치에 따르면 뉴질랜드가 최근 장애수당이 증가하고 있는 주된 원인 중 하나는 원래 이런 수당이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서 낮았기 때문이다. 뉴질랜드는 1980년대 '로저노믹스'라고 불리는 시장 자유화에 근거한 급진적인 개혁의 결과로 실업수당과 질병수당이 급격히 증가했고, 그 후 실업수당은 감소했지만 질병 및 장애수당은 계속 증가해 왔다. 따라서 대다수 질병 및 장애수당 신청자는 계속되는 신체적, 정신적 질병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질병수당과 장애수당을 받는 취업연령 인구는 OECD 평균에 비해 낮다. 2008년 OECD 평균은 5.7%였지만 뉴질랜드는 3.8%에 머물렀다. 또 50~64세의 연령층에서 장애수당을 받는 비율은 OECD국가 중 가장 낮지만 20~34세의 젊은층에서는 다섯 번째로 높았다. 따라서 정부가 의심하는 대로 의사의 허위 진단에 문제가 있다면 이는 주로 젊은 계층에서 일어나는 것이고 청년실업 문제를 어렵게 한다.

5. 육아수당을 받는 대다수는 미혼모이고 수당을 더 받기 위해 아기를 낳으며, 그들 중에는 10대가 많다.
육아수당을 받는 사람들 중 20세 미만은 3.1%에 불과하다. 2005년 2.9%에서 거의 변동이 없는 셈이다. 75%는 25~54세이고 55세가 넘는 사람들도 5.6%로 오히려 10대보다도 많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결혼의 실패로 홀로 아이들을 돌보고 있고 절반 정도는 부양 자녀가 2명 이상이다. 또한 뉴질랜드의 10대 임신율과 낙태율은 줄어들고 추세이다. 노동인구 대비 육아수당 수급자 비율은 지난해 12월 4%로 10년전의 5%에 비해 감소했다.

6. 많은 사람들은 오랜 기간 수당을 받고, 그들의 자식과 손자 세대도 수당에 의존하게 된다.
이 같은 믿음은 꿈과 야망이 없이 자녀가 많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생겨난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육아수당 수급자의 67.7%는 수급기간이 4년 이하이고 26%는 1년 이하이다. 모든 수당으로 확대하면 61.4%의 수급자는 수급기간이 4년 이하이고 10년 이상 장기 수급자는 만성적 장애자를 포함하더라도 14.3%에 불과하다. 이 고정관념은 저소득 가계의 자녀들이 고용이 불안한 저임금 직업에 종사할 확률이 많고, 반대로 고소득 부모의 자녀들은 안정되고 고임금의 직업을 더욱 쉽게 구할 수 있다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기술교육을 시키고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다.

7. 실업보험을 강제로 하는 것이 좋은 정책이다.
정부나 보험회사의 입장에서는 좋은 정책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회사의 입장에서는 비용이 증가하는 셈이고 결국 신규 고용을 줄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회사 규모가 작은 뉴질랜드의 상황에서는 회사들의 저항이 더욱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8. 수당 수급자들은 납세자의 세금으로 빈둥거린다.
일부 사람들이 세금신고를 속이거나 주차 범칙금을 내지 않듯이 일부 수급자들이 꾀를 부리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더욱 많은 사람들은 이미 그들이 납부한 세금으로 도움을 받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세금을 납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와 우리의 자녀가 도움을 필요로 할 때의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서이다.

9. 젊은이들에게 노동의 가치를 가르치기 위해 복지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실업수당 수급자 가운데 18~24세 젊은이의 비율은 3분의 1이 안되고 대부분 직업을 갖고싶어도 구할 수 없어 수당을 받는 경우이다.

10. 마오리당은 마오리의 진정한 요구를 수용할 수 있다.
마오리의 실업률은 36.7%로 심각하고 사회복지 축소로 가장 위험에 처할 계층이다. 그렇다고 해도 마오리당이 마오리만 특혜를 주는 복지개혁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청소년들의 새로운 인생 숙제, 운전면허시험

댓글 0 | 조회 6,142 | 2016.11.22
최근 들어 국내 언론에 심심치 않게 … 더보기

총선 대비용 이민 규제

댓글 0 | 조회 9,722 | 2016.11.09
국민당 정부가 이민자 수용 인원을 축… 더보기

주유 한번 잘못으로 폐차된 승용차

댓글 0 | 조회 12,480 | 2016.11.09
지난 8월경 남섬 북부의 작은 도시인… 더보기

자신의 성공에 희생양이 된 클라크 전 총리

댓글 0 | 조회 6,591 | 2016.10.27
뉴질랜드에 사는 한국 교민들은 반기문… 더보기

부자동네 가난한 동네

댓글 0 | 조회 10,936 | 2016.10.26
▲ NZ 최고 부자 동네인 웰링턴 전… 더보기

올 여름, 벼룩들이 몰려온다

댓글 1 | 조회 10,433 | 2016.10.13
겨울이 거의 끝나가던 지난 9월말, … 더보기

교육계에 부는 개혁 바람

댓글 0 | 조회 6,240 | 2016.10.12
뉴질랜드 교육계가 30년 만에 가장 … 더보기

평균 집값 100만달러 시대의 명암

댓글 0 | 조회 10,346 | 2016.09.28
이제 오클랜드에서 웬만한 주택을 구입… 더보기

사기 결혼의 덫에 걸렸던 키위 남성

댓글 0 | 조회 9,837 | 2016.09.28
인생의 새로운 동반자를 찾던 중년의 … 더보기

새로운 도시로 오클랜드 탈바꿈되나?

댓글 0 | 조회 11,290 | 2016.09.15
오클랜드 유니태리 플랜(Aucklan… 더보기

실종 한 달 만에 구조된 등반객

댓글 0 | 조회 6,547 | 2016.09.14
▲ 출동한 구조 헬리콥 ​8월 24일… 더보기

42년 만에 기록된 높은 인구증가율

댓글 0 | 조회 10,328 | 2016.08.25
지난 6월 30일 기준으로 뉴질랜드 … 더보기

주식처럼 사고 파는 주택들

댓글 0 | 조회 9,547 | 2016.08.24
오클랜드 주택시장이 점점 주식시장과 … 더보기

NZ의 억만장자들은 누군가?

댓글 0 | 조회 12,265 | 2016.08.11
최근 국내 경제 전문지인 ‘The N… 더보기

뉴질랜드 대졸 2년 후의 자화상

댓글 0 | 조회 9,901 | 2016.08.10
대학 교육이 졸업자의 생활에 미치는 … 더보기

[부동산 플러스] 2016년4월 이후 처음으로 전국 주택 가격 하락

댓글 0 | 조회 6,528 | 2016.08.10
■ 오클랜드 수요둔화 전국적으로 중요… 더보기

소수만의 낙원

댓글 0 | 조회 7,655 | 2016.07.28
뉴질랜드의 국부는 증가했지만 상위 1… 더보기

왜 사람들이 오클랜드를 피할까?

댓글 0 | 조회 11,679 | 2016.07.27
최근 국내의 한 언론에, “왜 사람들… 더보기

오클랜드는 공사중

댓글 0 | 조회 7,813 | 2016.07.14
요즘 오클랜드 어디를 가든지 건물을 … 더보기

돈 빌려서라도 내 차 바꾼다

댓글 0 | 조회 8,440 | 2016.07.13
뉴질랜드인들 중 1/3 가량은, 자신… 더보기

학교 등급 폐지될 듯

댓글 0 | 조회 8,938 | 2016.06.23
‘데실(Decile)’로 잘 알려진 … 더보기

범죄를 당할 위험성이 가장 높은 지역은?

댓글 0 | 조회 11,569 | 2016.06.22
▲ 크라이스트처치 경찰청의 상황실 모… 더보기

오클랜드 부동산보다 높은 수익의 투자

댓글 0 | 조회 12,400 | 2016.06.09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가 바닥을 보이… 더보기

겨울은 ‘불조심’의 계절

댓글 0 | 조회 6,291 | 2016.06.08
매일 뉴스를 접하다 보면 빠지지 않고… 더보기

‘학비대출금 난민’ 등장하나?

댓글 1 | 조회 9,079 | 2016.05.26
지난 1월 18일(월) 오클랜드 공항…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