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실종’ 고통받는 소매점들

‘경기실종’ 고통받는 소매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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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는 지표상 불황이 끝나고 2분기 연속 적게나마 성장을 기록했고 지난해 마지막 분기에도 플러스 성장을 보이며 올해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되면서 2% 대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소매점들은 이런 경기호전 소식과는 달리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유명 소매회사 잇단 폐업

지난 12월과 1월 전자카드 사용액은 각각 0.7%와 0.5% 증가해 크지는 않지만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1월 자동차산업 관련 사용액을 제외하면 0.1% 하락해 소비회복이 여전히 더딘 것으로 분석됐다. 기름소비는 카드사용 증가의 주된 요인으로 지난 1년간 15% 증가했다.

소매점들의 싸늘한 체감경기는 올 들어 한달 남짓 동안 벌어진 3개 유명 소매회사들의 연쇄 폐업에서도 알 수 있다.

처음엔 호주계 제이비 하이파이(JB HiFi)가 뉴질랜드에 남아 있는 4개의 힐 앤 스튜어트(Hill and Stewart) 가정용기기 상점들을 폐쇄했다.

다음으로 홈 엔터테인먼트 상장사인 이스턴 하이파이(Eastern HiFi)가 수년간의 손실과 체인점 감소를 이기지 못하고 파산신청을 했다.

여성 패션 체인점 스탁스(Staxs)는 21개 체인점 가운데 10개에 재산관리인을 지명했다. 비싼 렌트비와 관련된 건물주들과의 오랜 갈등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매회사들의 갑작스런 몰락이 놀라운 것은 아니며, 심지어 경기회복의 신호를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웨스트팩의 도미니크 스테펜스(Dominick Stephens) 경제학자는 “불황기에는 시간이 적이고 회사들은 자금이 남아 있을 때까지 최대한 버티려고 한다”며 “경제가 반등하려는 시점에서 결국 회사 파산과 실업률 증가 등이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3/4분기 9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던 뉴질랜드의 실업률이 4/4분기에도 예상치를 넘어섰다. 뉴질랜드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4/4분기 실업률이 7.3%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분기 실업률 6.5%는 물론 전문가들의 예상치 6.8%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웨스트팩의 임레 스파이저(Imre Speizer) 시장 전략가는 “4분기 실업률은 시장에 충격을 주는 수치인 것은 물론 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도 높았다”고 말했다.

지난 불황기에 실질소비 10% 감소

소매업은 지난 불황기에 다른 산업보다 더욱 피해가 컸다.

2007년 말부터 2009년 중순까지 1인당 실질소비는 10%나 줄었다.

타우랑가의 파산 전문가 로디왈드 하트 브라운(Rodewald Hart Brown)은 “신문에 난 파산신고는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가 현재 처리하고 있는 파산 건은 잔디깍기 판매점, 주류 판매점, 서브웨이(Subway) 소매점 등 300건이 넘어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소매점들은 추가 휴가급여 등의 비용과 크리스마스 특수에 대비해 11~12월 구입한 제품대금을 1월에 지급하는데 따른 경제적 압박을 이기지 못해 최근 폐업하는 곳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펜스는 구조적으로 불건전한 회사들의 파산과 함께 소매회사들의 폐업이 올해 중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코리올리스 리서치(Coriolis Research)의 팀 모리스(Tim Morris) 소매 분석가는 더욱 비관적이다.

“간신히 생활을 꾸려 나가거나 은행이 봐주는 덕분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뉴질랜드는 대개 진행이 느리기 때문에 올 한해도 어려울 것이고 지금은 그 초기에 불과하다.”

모리스는 부동산 부문의 침체로 인해 가구, 하드웨어, 바닥 마감재 등 주택과 관련된 제품을 판매하는 소매점들이 가장 고통을 받고 있는 반면 식품소매는 사람들이 그래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양호한 편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웰링턴의 3개 체인점이 재산관리에 들어간 마이터텐(Mitre 10)의 피터 스튜어트(Peter Stewart) 판매부장은 “크리스마스 시즌 판매가 저조했다. 지금은 경기 회복기의 초입으로 보여진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회복세를 느낄 수 있으려면 앞으로 6~12개월은 걸릴 것이다”고 말했다.

경기호황기 계약했던 비싼 렌트비 부담

하지만 선전한 소매회사들도 있다.

브리스코(Briscoe)는 1월 31일 기준 연간 당기순이익이 2,000만달러로 전년 1,160만달러보다 72.4% 증가했다.

의류회사 할렌스타인 글라손스(Hallenstein Glassons)도 상반기 매출이 6.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주들도 소매 세입자들의 경제적 고통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소매리스회사 매치(Match)의 마이크 해머(Mike Hammer) 이사는 “비싼 렌트비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소매점들의 골칫거리지만 현재는 세입자에 우호적인 시장이다”고 전했다.

워터스톤 인솔벤시(Waterstone Insolvency)의 다미엔 그란트(Damien Grant)는 “2004~2007년 경기호황때 계약했던 렌트가 소매점들의 수익을 해치고 있다”며 “건물주는 당시에 계약한 높은 대출이자 탓을 하며 렌트비 인하를 꺼려 한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소매점들은 전통적으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사업을 접지 않는다.

대신 재고를 줄이고 세금 납부를 연기하면서 크리스마스 대박을 쫓아 영업을 계속하기 위한 시간끌기 작전을 세운다.

이 작전이 성공하는 소매점들도 있으나 대개는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한다.

그의 파산 전문회사는 올해 상반기 몰려드는 파산 의뢰로 바쁘게 보낼 것으로 예상했다.

신용카드 할증료 부과로 카드사용 줄어

신용카드 보고회사인 베다 어드밴테지(Veda Advantage)에 따르면 2009년 12월 신용카드를 사용한 사람이 2008년 12월보다 26%나 줄었다.

이는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신용카드 사용에 대한 투명하고 낮은 비용의 중재안을 내놓아 BP와 일부 정부기관들이 할증료를 부과하면서 신용카드 사용이 줄어든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매출 감소를 우려한 본드 앤드 본드(Bond & Bond), 힐스 플러밍스(Hills Floorings) 등 많은 소매점들이 할증료를 부과할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뉴마켓비즈니스협회의 카메론 브류어(Cameron Brewer) 회장은 “소비에 민감해진 이 시기에 대다수 신용카드 사용자들에 추가비용을 부담시키는 소매점들은 배짱 영업을 하는 것”이라며 “신용카드 할증료는 앞으로 일반화되겠지만 뉴질랜드 소매 판매가 이제 막 회복하려고 할 때 아무도 그 흐름을 막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존 키(John Key) 총리가 지난 9일 국회에서 부가가치세를 현행 12.5%에서 15%로 인상할 뜻을 밝혀 소매점들의 시름은 앞으로도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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