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하우스의 덫

타운하우스의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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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하우스는 뉴질랜드의 고질적인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제한적인 주택용지와 높은 토지가격에 대응해 고밀도 주택 정책을 추진하는 뉴질랜드 정부가 타운하우스 건축을 장려하면서 최근 몇 년 동안 신축 타운하우스들이 급증했다. 가격대도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아 생애 첫집 구입자들을 비롯한 많은 서민들이 타운하우스에 입주했다. 입주 몇 년이 지난 후 이주를 고려하는 타운하우스 주인들은 예상치 못한 문제에 맞닥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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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 급락해 이사도 마음대로 못가


최근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주택시장이 호황이었던 지난 2021년 서부 오클랜드의 한 타운하우스를 87만9,000달러에 완공 전 구매하여 2023년 입주한 빈센트(Vincent)는 이 주택의 은행 평가액이 현재 68만5,000달러로 떨어져,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하고 싶어도 그렇게 할 수 없는 처지라고 밝혔다.


90채의 타운하우스와 세 블럭의 아파트가 동시에 개발된 단지의 타운하우스에 살고 있는 빈센트는 이웃간 소음과 사생활 침해 문제는 5년 만에 거의 20만달러 급락한 은행 평가액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며 한숨지었다.


같은 단지의 비슷한 한 타운하우스가 몇 개월 전에 62만달러에 매매되면서 본인의 집값에도 영향을 미칠지 불안하다는 것이다.


“이 타운하우스를 팔고 다른 집을 사고 싶어도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타운하우스들이 너무 많고, 모두 똑같습니다. 모토웨이와 가까운 장점이 있지만 수요보다 공급이 많기 때문에 매도가격은 감정가보다 낮습니다.”


타이무어 사비(Taimur Sabih)는 2020년 9월 한 타운하우스를 63만5,000달러에 구입하고 보수하는데 1만5,000달러를 지출했다.


당시 주택시장이 강세였고 집값은 주기적으로 오르고 있었다.


2024년 미국에서 교육직 제안을 받은 사비는 처음에는 혼자 미국으로 건너 갔지만 뉴질랜드에 남은 가족이 그리워졌다.


주택을 임대주는 방법도 생각했지만 이자 비용이 2020년 주당 500달러에서 금리 인상으로 800달러로 오르면서 사비는 결국 4만달러 이상의 손실을 보고 60만달러에 집을 매각했다.


사비는 “그것은 재정적으로 유지할 수 없는 결과였다”며 “주택 판매는 손실을 입었지만 좋은 직장을 얻었다”고 말했다.  


부동산정보회사 코탈리티(Cotality)의 켈빈 데이비슨(Kelvin Davidson)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타운하우스 신축 급증은 뉴질랜드 주택 문제를 해결하는 성공 스토리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데이비슨 이코노미스트는 “정부는 고밀도 주택 정책을 장려했고 기존과 다른 형태의 주택 공급이 늘었다”며 “하지만 그 이면에는 공급이 늘어남에 따라 가격이 조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택 공급 과잉에 따라 주택 개발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오클랜드 카운슬이 연초 주택 개발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새로운 주택 개발을 계획한 업체 비율은 작년 78%에서 50%로 감소했다.


타운하우스 집값의 함정


크라이스트처치 소재 나집 부동산의 네이슨 나집(Nathan Najib) 대표는 타운하우스 주인들은 집값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타운하우스의 함정은 기본적으로 집값 상승이 제한되고, 임대소득으로 은행 대출을 모두 충당할 수 없으며, 주택시장 침체기에 재정적 이유로 집을 팔아야 할 경우 구입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팔아야 할 위험성이 있는 것입니다.”


나집 대표는 타운하우스의 함정은 특히 거의 같은 형태의 타운하우스들이 지어진 단지에서 흔하다고 설명했다.


타운하우스 단지에서 한 주택의 낮은 매매는 즉각 모든 비슷한 주택의 가격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경고이다.


그는 “만약 같은 구조를 가진 옆 타운하우스 가격이 본인 타운하우스 구입가격보다 5만달러 낮게 팔리면, 그 가격이 본인 타운하우스의 새로운 시장가격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주택시장이 호황일 때 타운하우스를 구입한 사람들은 비슷한 타운하우스들 가격이 당시보다 낮아진 사실을 발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발업체들이 타운하우스를 필사적으로 판매하기 위해 분양 가격을 내리면 비슷한 규모와 설계, 특색을 가진 인근 타운하우스들 가격을 빠르게 떨어뜨립니다.”


오클랜드 베이스워터에 개발중인 한 타운하우스를 구입하려는 익명의 바이어는 80만달러의 분양가격보다 5만달러 낮은 가격으로 신청을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타운하우스를 개발한 업체는 또한 나머지 타운하우스들에도 텔레비전, 냉장고, 세탁기 등의 경품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클랜드 홉슨빌과 와이카토 캠브릿지 등지에서도 타운하우스 개발업체들이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보증금 일부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운하우스는 매매가 성사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단독주택에 비해 통상 길다.


트레이드미(TradeMe)에 따르면 매매 성사 기간이 단독주택은 1년 전에 비해 3.7%(3.2일) 늘어난데 비해 타운하우스는 7.3%(7.7일)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운하우스 대 단독주택


데이비슨 이코노미스트는 전국적으로 주택가격은 2021년 정점에 비해 단독주택은 17% 떨어졌고, 타운하우스는 18%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슨은 “타운하우스와 단독주택의 집값 하락률은 비슷하다”며 “타운하우스의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통계상 전체적으로 그러한 문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4분기 손실을 보고 판매된 단독주택은 11%이고 타운하우스는 14%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큰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나집 대표는 코탈리티의 수치가 모든 사실을 말해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즉 단독주택은 주택시장 상승기에 타운하우스보다 가격이 더욱 많이 올라, 시장 정점 이후 두 주택 형태의 집값 하락률이 비슷했더라도 단독주택이 더욱 나은 상황에 있다는 설명이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는 그 차이가 특별히 확연하다는 것이다.


그는 “주택시장 고점 이후 집값 하락세는 단독주택과 타운하우스가 수치상 비슷하지만 단독주택이 타운하우스보다 보통 강하고 나은 복원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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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운하우스 대 단독주택 2021년 고점 대비 집값 하락률 (자료: 코탈리티)


남섬으로 이동하는 타운하우스 붐


코탈리티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신축 타운하우스는 오클랜드에서 32% 증가했고, 캔터베리와 웰링턴에서 각각 29%와 12% 늘었다.


오클랜드에서 신축 주택이 평균 9% 늘어난 사실에 비하면 타운하우스는 평균을 웃도는 증가세를 보였다. 


타운하우스는 오클랜드에서 많은 매물이 있고, 높은 땅값으로 개발업체들의 신축 계획을 제한하면서 남섬으로 그 붐이 옮겨가고 있는 추세이다.


3월말 기준 1년간 3만7,813건의 신규주택 건축허가 가운데 타운하우스는 1만6,407건으로 43%를 차지했다.


부동산 중개회사 베일리스(Bayleys)의 2026년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사람들은 감당할 수 있는 가격대와 낮은 유지보수 등으로 타운하우스를 찾지만 이웃의 소음, 제한된 공간, 주차 공간 부족 등을 단점으로 꼽았다.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하여 주택 개발업체들은 좁은 3층의 타운하우스에서 보다 넓은 2층의 타운하우스로 건축 방향을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북섬보다 셀윈, 와나카, 크롬웰, 퀸스타운 등 남섬 남부 지역들에서 타운하우스가 강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와 대조적으로 오클랜드에서는 타운하우스 매물이 많고 일부 판매자들의 기대 가격이 높으며 높은 토지 가격 등으로 타운하우스 신축이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타운하우스 공급 확대로 자가 거주 비율 증가


타운하우스 증가는 거주자 형태에도 변화를 가져 왔다.


타운하우스 공급 증가와 주택가치 대비 대출(LVR) 규정 등으로 집주인이 거주하는 주택이 늘어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신규 주택들이 크게 늘어난 지역에서 자가 거주 비율이 급격하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오클랜드의 펜로즈, 해밀톤의 루아쿠라, 타우포의 화레와카 등지와 같이 이전에 세입자 거주 주택들이 많았던 지역들이 새로운 주택 단지들이 들어서면서 자가 거주 주택 비율이 휠씬 높아졌다는 것이다.


심플리시티(Simplicity)의 샤무빌 이쿱(Shamubeel Eaqu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밀도 주택 건설이 이러한 변화를 가져 왔다고 평가했다.


“타운하우스와 같은 공동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주택 소유주들이 대부분입니다. 더욱 많은 주택들을 짓고 있고 더욱 많은 사람들이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것은 좋은 현상입니다.”


신축 건물에 대한 LVR 예외 적용도 자가 거주 증가의 주요한 요인이다.


많은 대출자들은 LVR 예외 적용을 받을 수 있는 신축 타운하우스와 같은 공동주택을 구입하고 있다.


데이비슨 이코노미스트는 “보증금 제한의 영향을 받는 바이어들에게 신규 타운하우스와 같은 주택들의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클랜드의 홉슨빌과 크라이스트처치의 마쉬랜드와 같이 많은 타운하우스들이 있는 지역들에서는 주택 수는 늘었지만 임대 주택 비율은 떨어졌다. 


오클랜드의 서니눅과 스톤필즈, 퀸스타운의 레이크 헤이스 같은 지역은 임대 주택 비율이 증가한 곳이다.


이런 지역들은 부동산 투자자들이 눈여겨 보는 시장이다.


데이비슨 이코노미스트는 “집주인들이 거주하는 주택들이 늘어난 것은 바람직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주택 시장 약세 속 회복 둔화 우려


중앙은행이 지난 6일 발표한 재무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주택 가격이 지속가능 범위 상단에 머물러 급락 위험은 크지 않으나 대출 금리 상승으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전국 주택 가격이 2021년 11월의 최고치 아래에 있고 지난 3년간 거의 변동이 없었다고 분석했다.


오클랜드와 웰링턴에서 많은 주택 매물이 가격을 압박하고 노동시장 약세와 순이민 감소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고서는 또한 모기지 대출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낮은 금리가 부채 상환 부담을 완화하고 있지만 글로벌 불확실성과 국내 경제 성장 둔화로 재정 안정 위험이 최근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한 글로벌 자산 가격 급락과 자금 조달 긴축 가능성도 지적했다.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연료비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목표 범위인 1~3%의 상단을 넘어서면서 올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상해 현재 2.25%에서 3%로 만들어 놓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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