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자산 비중 높은 뉴질랜드

부동산 자산 비중 높은 뉴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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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누구나 경제 형편이 좀 나아지길 소망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뉴질랜드 경제가 지난 몇 년 동안의 침체를 뒤로 하고 올해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면서 시민들의 기대는 어느 해보다 높다. 뉴질랜드의 1인당 순자산은 예상외로(?) 선진국들 가운데서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뉴질랜드인의 많은 자산이 부동산에 묶여 있으면서 일상 생활비에 압박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뉴질랜드가 실제로 얼마나 부유한지, 자산을 늘리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알아 본다. 


부동산 자산 비중 50% 넘어


독일의 다국적 금융 서비스 기업인 알리안즈(Allianz)가 최근 발표한 ‘알리안즈 글로벌 재산 보고서 2025’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1인당 순자산은 30만2,900유로(61만8,000뉴질랜드달러)로 스위스, 미국, 호주,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5위를 차지했다. 


순자산은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금액으로 비금융 자산과 순금융 자산의 합으로 표현될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은 16만700유로로 뉴질랜드의 53%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뉴질랜드는 부동산을 제외한 순금융 자산은 1인당 13만3,030유로(27만1,000뉴질랜드달러)에 머물면서 세계 8위로 순위가 미끄러졌다.


다른 선진국들은 부가 여러 자산에 분산돼 있는 반면에 뉴질랜드는 전체 순자산 가운데 56%가 부동산에 묶여 있는 셈이다.


한국의 순금융 자산은 3만9,290유로에 그치면서 순자산 가운데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5%로 뉴질랜드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알리안즈 글로벌 순자산 보고서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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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부동산 가치의 20% 이상은 빚


알리안즈의 보고서는 뉴질랜드 통계청이 3년마다 발표하는 가구 순자산 조사 결과와 비슷하다.


통계청이 작년 9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6월말 기준 뉴질랜드 가구당 순자산은 52만9,000달러로 2021년 6월 39만9,000달러에서 33%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의 대부분은 2021년과 2022년초에 걸친 주택붐 때문이라는 분석이었다.


이에 따라 전체 가구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1년 43%에서 2024년 48%로 늘었다.


뉴질랜드 가구들이 소유한 부동산 100달러당 22달러는 부동산 대출인 것으로 분석됐다.


알리안즈의 보고서도 다른 선진 경제국들은 지난 20년 동안 가계 부채 비율을 줄여온 반면에 뉴질랜드와 호주는 반대 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알리안즈가 사용하는 이 부채 비율은 가계의 전체 부채를 한 국가의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하는 지표이다. 


즉, 부채 비율이 100%라면 가계 부채가 GDP와 정확히 같다는 의미이다. 


이 기준으로 볼 때, 북미는 부채 비율을 15.9% 줄였고 일본은 6.1%, 서유럽은 2.5%가 감소한 반면에 뉴질랜드는 지난 20년 동안 부채 비율이 15.2% 증가하여 113%를 기록했다.


■ 알리안즈 글로벌 순금융 자산 보고서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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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가 부동산에 집착하는 이유


뉴질랜드에서는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집값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


정치인들은 집값을 다시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뉴질랜드가 다시 부유해진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특히 올해처럼 총선이 실시되는 해에는 더욱 그러하다.


뉴질랜드에서는 지난 2006년에서 2012년 사이 67개 금융회사들이 쓰러졌고 약 20만명의 뉴질랜드인들이 모두 30억달러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되면서 부동산에 대한 애착은 더욱 굳어졌다.


만약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게 된다면 주택을 소유한 사람들은 다시 종이상에서나마 부유해진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이다.


뉴질랜드인의 재산이 대부분 부동산에 묶여 있는 한 부동산 시장이 다시 뜨고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라는 희망에 운명을 걸고 있는 셈이다. 


순수 투자 관점에서 보면 뉴질랜드인은 모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고 있지는 않지만, 많은 계란을 그 바구니에 담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 시장에 의존하는 문제는 그것이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이 금리가 더 이상 크게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 가운데 역사적으로 부동산 시장을 성장시켰던 동력들이 그다지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전에 집값이 계속 올랐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코노미스트 토니 알렉산더(Tony Alexander)는 지난 2021년 뉴질랜드에서 35년에 걸친 금리 하락이 마감됐다며 과거와 같은 집값 폭등은 앞으로 없을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1980년대 후반 이후 떨어진 금리는 주택, 주식, 상업용 건물 등 자산들의 가격 상승을 일으켰지만 금리 인하의 시대는 끝났고 지난 35년 동안 뉴질랜드 집값을 부추겼던 금리 하락이 마감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뉴질랜드 집값은 2021년 고점 대비 약 15% 하락했다.


시장 상황은 변하고 있으며, 이에 맞춰 대응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주택 3채 소유해도 불안한 노후


언론에 최근 보도된 한 사례는 부동산에 지나치게 의존한 은퇴 계획이 불안감을 커지게 하는지를 보여 준다.


익명의 이 커플은 1963년 출생의 베이비붐 세대로 “은퇴를 위한 최상의 투자는 부동산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살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안정된 은퇴를 위해 25년째 해외여행을 가지 않고 비싼 자동차나 스마트 텔레비전등 불필요한 사치품을 구입하지 않으며 열심히 일해 3채의 주택을 매입하여 자산상 부유하다.


하지만 빚을 지고 주택 시장이 급락하면서 계획했던 안정된 은퇴를 맞지 못할 걱정에 휩싸이고 있다. 


이들의 두 주택은 모기지 없이 장만했지만 은퇴 후 주거할 계획이었던 세 번째 주택은 은행 대출을 받아 구매했다.


첫 주택을 팔아 대출을 갚을 계획이었지만 웰링턴 주택 시장이 정점에서 떨어지면서 세 번째 주택의 시세가 50만달러 급락했다는 것.


금리가 높을 때 계약한 5년 고정 모기지 비용은 이들의 일상 생활을 제약하고 시세가 떨어질 때마다 은퇴 자금에서 수 십 만달러가 없어지면서 모든 것을 잃지 않을까 두렵다고 털어놨다. 


통계청에 따르면 뉴질랜드 중간 가격의 주택을 구매하기 위해서 평균 연간 가구소득의 14.6배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출을 과도하게 받아 주택을 마련한 사람들이 이자 부담 등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자산 푸어’를 양산하고 있다.


재무상담사 케이티 웨스니(Katie Wesney)는 “이 커플은 그들 세대의 많은 사람들이 권장받았던 것처럼 모든 자산을 부동산에 쏟아 넣었다”며 “문제는 부동산 가격이 이전처럼 오르지 않아 덫에 갇힌 것이다”고 말했다.


웨스니는 “뉴질랜드인은 어떤 형태의 은퇴를 원하는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그들의 투자가 그 목적에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투자가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불필요한 감정적 스트레스를 낳게 되고 변화할 때라는 것을 암시한다”고 조언했다. 


파이 펀드(Pie Funds)의 제임스 패터슨(James Paterson) 고객상담사는 이 커플의 사례는 자산 집중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경우라고 지적했다.


패터슨은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여러 자산에 분산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은퇴 계획을 부동산 투자에 크게 의존하는 것은 정부 정책 변화나 부동산 시장 동향, 금리 변동 등에 매우 취약해 진다”고 말했다.


부동산이 역사적으로 좋은 실적을 보였더라도 시장 상황는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민 동향과 금리 변동 등이 부동산 가치에 영향을 미치고 수요 측면에서 예전처럼 강하지 않아 부동산 시장이 과거와 같은 호황으로 반드시 돌아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총선 후 집권하는 신정부는 부동산 시장에 대해 항상 이전 정부와는 다른 관점을 가지기 때문에 정부 정책에 의존하는 것은 추가적인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 


코우라 웰스(Koura Wealth)의 루퍼트 칼리온(Rupert Carlyon) 대표는 주택 시장은 상승과 하락을 거듭했으며 언제나 확실하지 않았다고 주지시킨다.


1990년대 초반 집값은 거의 변동이 없었고 2007~2013년에도 세계금융위기의 여파로 급락 후 정체를 보였으며 현재 3년째 침체를 겪고 있지만 언제 본격적인 회복을 보일지 알 수 없다는 설명이다.


칼리온 대표는 부동산 투자의 핵심은 10~15년 동안 보유하는 장기 자산으로 이해하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렌트 수입이 관련 비용을 충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면 강제로 부동산을 처분하지 않아도 되고 침체기 동안 계속 보유할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라 말콤(Zara Malcolm) 재무설계사는 모든 자산이 부동산에 묶여 있다면 유동성을 감소시키고 일상 생활비에 대한 부담을 강하게 준다고 설명했다.


말콤은 “이 커플은 무엇보다 현금 흐름 개선을 우선해야 한다”며 “실질적인 부는 단지 자산으로 측정되지 않고 재정적으로 덜 압박받으며 생활할 수 있는 선택과 능력에 의해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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